통합관리시스템 갖추고 ‘중견기업’으로 도약

 

NH순한한우는 지난해 9월 30일 광주광역시 평동산업단지 내 축산물 유통센터를 인수·개장했다. 이로써 NH순한한우는 앞으로 농협중앙회 나주축산물공판장에서 도축한 뒤 자체 유통센터에서 직접 가공해 롯데마트 110여개 점과 참여축협, 인근 하나로마트 등에 원활하게 축산물을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NH순한한우가 인수·개장한 유통센터는 3539㎡의 대지에 건물 1093㎡ 규모로, 1·2·3공장 3개의 육가공공장과 8개의 냉장·냉동창고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약 700㎡의 창고를 신축함으로써 총 9개로 늘어났다. 유통센터는 1공장 하나에서 하루 30마리, 연간 6000마리의 한우를 가공할 수 있다.

 

 

작년 10월 이전에는 손익분기점인 월 가동률 250마리를 채우지도 못했지만, NH순한한우가 인수하고 난 후엔 월 450여 마리를 가공하고 있다. 가동률 200%에 육박한다. 유통센터 인수로 튼튼한 기존의 판매망 역시 풀가동됐기 때문이다.

엄기대 대표는 1공장은 지금과 같이 롯데와 일반 주거래처에 부분육을 공급하는 역할을 부여하고, 2공장은 학교 급식, 3공장은 제2차 가공 등을 전담하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장 내에 저장고가 갖춰져 있음으로 해서 자체물량 해소 뿐만 아니라 여타 임가공까지 가능해, 유통센터의 도약이 전체 사업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숨가쁘게 수직 상승을 거듭하고 있는 NH순한한우는 겉에서 봤을 땐 기막힌 ‘운(運)’인 듯 보이지만 실상은 땀과 협동조합의 이념이 실천되는 과정에서 맺어진 결실이다.

엄기대 대표는 2014년 식당을 직영체제로 돌리면서 ‘흑자 낼 생각보다는 농가들이 애지중지 키운 고품질의 축산물을 더 많이 저렴하게 팔아줌으로써 지역 상생을 실현하자’는데 초점을 맞췄다. 1+등급의 한우고기를 제공하고, 지역의 독거노인, 불우이웃,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나눔운동을 전개했다.

김영란법 시행 등으로 외식산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NH순한한우 식당은 승승장구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고 한다. 식당 매출액이 주말엔 1000만원을 훌쩍 넘긴다. 지속적인 나눔행사를 통해 신뢰가 쌓이자, 어르신들은 자녀들과 외식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식당을 찾는다는 것이다.

엄 대표는 바쁜 와중에도 식당을 들러 직접 홀 서빙을 하면서, 바쁘다 보면 자칫 소홀해질 수도 있는 서비스를 보완하고, 수시로 대화를 나눔으로써 NH순한한우를 홍보하고,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찾아낸다.

사료사업도 마찬가지다. 2015년 인수한 TMF 사료공장의 실적은 인수 전 월 400톤에 불과했지만 2016년 말 현재 월 1300여톤이 팔려나간다. 그것도 품질이 고급화되면서 말 그대로 날개가 달렸다.

엄기대 대표는 품질 고급화와 더불어 시설 현대화까지 함께 추진했다. 3억5000만원을 투입해 로봇팔을 설치했고, 그 결과 16명의 인원을 8명으로 줄이면서 여유 인력을 다른 곳으로 돌려 전체 사업의 활성화를 꾀할 수 있었다.

NH순한한우의 약진은 축산물 유통센터로 인해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식당·사료공장·육가공공장을 포함한 유통사업 등 중견기업으로 축산물 시장에서 또 한 번의 돌풍을 일으킬 것이 기대된다.

 

“농협중앙회에서 정년 퇴직을 한 후 축산물 유통을 담당했던 경험을 살려 재능 기부한다는 생각으로 일에 임하고 있습니다. 성적에 욕심내지 않고 협동조합맨으로서의 역할만 제대로 해보자는 각오였는데 사업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업하는 재미가 붙었습니다. 사업이 성장하니 참여조합이나 농가의 소득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는 보람과 올바른 축산물 유통체계의 확립에도 조그마한 힘이 될 수 있다는 자부심도 갖게 됐습니다”

엄기대 NH순한한우조합공동법인 대표는 수직 상승하는 법인의 성적을 겸손하게도 ‘운(運)’으로 돌렸다. 운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번 유통센터 인수 건만 해도 농협중앙회의 조감처에서 감사를 한 후 “자체적으로 회생 가능성은 없지만 너희는 꼭 필요한 공장이 아니냐”며 NH순한한우에 인수를 권했다.

숨가쁜 성장에 정신이 없었지만 ‘통합관리시스템’이 절실히 필요했던 엄 대표는 ‘좋은’ 조건에 인수를 결정했단다. 그리고 일단 인수하고 나니 새로운 유통채널이 생기고, 작은 업체들의 입주와 적체 부위 해소까지 가능해졌다고 한다.

특히 농가들이 생산한 고품격의 한우고기를 직접 가공함으로써 안전과 위생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율도 좋아졌다고 한다.

엄 대표는 “직접 가공함으로써 수율이 1~2% 높아졌다”면서 “발골에서 1~2%의 향상은 마리당 7만원에서 15만원까지의 추가 수익이 오른다”고 한다.

직원 37명에 용역직원까지 합치면 NH순한한우의 전체 직원은 50명이다. 대부분의 직원이 3년 미만이어서 엄 대표는 중앙회·통신·위탁 교육에 직원들을 빠짐없이 참여시킨다. 그 결과 NH순한한우는 전문화과정의 시스템도 갖췄다.

엄기대 대표는 순천이라는 지리적 한계성을 벗어나 광주를 비롯 수도권에 대규모 한우식당을 운영해 볼 요량이다. 대규모 식당은 매장 10개 가진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식당을 갖추면 적체부위 등을 소진할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또 2차 가공공장을 운영하면서 체인사업도 추진하고, 올해도 축산물브랜드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하면 3년 연속 수상으로 명품화가 되기에 곰탕과 도가니 등을 표준화한 후 유통시킬 계획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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