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사료공장·유통센터 2014년부터 매년 인수

 

지난달 30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평동로 803번길에서 NH순한한우조합공동사업법인 유통센터 개점식이 있었다. 전남 3개 조합이 대지 3539㎡(1070평), 건물 1093㎡(330평) 규모로 20억원을 투자해 운영됐던 유통센터를, 순한한우 임시총회를 거쳐 인수해 재개장한 것이다.

2014년부터 매년 임시총회를 통해 명품관 식당, TMF 사료공장 그리고 이번 육가공공장 인수로 순한한우는 진화를 거듭해 오고 있다. ‘나 정말 미친거 아냐?’ 엄기대 조공법인 대표의 말처럼 숨돌리기 어려운 행보다. 또 올해 축산물브랜드페스티벌에서 대통령상을 2년 연속(총 3회) 수상하기도 했다.

 

광주유통센터는 한우 부분육 임가공과 직접 가공을 연간 2500마리, 갈비 선물세트 작업 후 참여조합에 공급, 곰탕·도가니탕 등 가공품 자체 생산 공급, 광주권 유통 시장 진출을 꾀할 계획이다. 또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나주 사무실 집기 비품을 광주 유통센터로 이전하고 가공장 HACCP 인증을 추진한다.

지리산 순한한우는 대한민국 최초의 광역한우브랜드로써 전남 동부권 8개 시·군의 600여 농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2005년 롯데 쇼핑과 전속 거래 약정을 체결해 10년 넘게 최고급 한우만을 롯데마트 전 매장에 연간 3000마리를 공급하고 있다.

2006~2008년까지 우수축산물 브랜드경진대회에서 3년 연속 최우수상, 2009년과 2015·2016년 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수많은 상을 받았다. 소비자 시민모임(소시모)으로부터 11년 연속 우수브랜드로 인증 받는 등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브랜드로써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엄기대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체 가공공장이 없어 도축과 가공을 외부에 위탁 생산해 왔기 때문에 면목이 서지 못했다”면서 “이번 전남도청과 농협중앙회의 도움으로 초현대식의 위생적이고 안전성이 확보된 유통센터를 마련함으로써 하루 30마리, 연간 6000마리 규모 이상을 가공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터뷰> 엄 기 대 순한한우조공법인 대표

 

“향후 위축될 한우산업 대처 가능”

 

대도시에 제2명품관 설립

식당·정육점·단체 급식 등

판매처 다양화 적극 추진

 

“가공과 저장 시설 등이 완벽하게 갖춰진 육가공공장을 직영하게 됨으로써 부산물 이용·가공품 그리고 부분육 사업의 활성화를 꾀할 수 있게 됐습니다. 더욱이 김영란법 시행으로 한우 관련사업이 크게 위축될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엄기대 순한한우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는 육가공공장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위기가 오기 전에 대처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육가공공장 인수를 바탕으로 향후 8개 시군 회원조합 유통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위기란 김영란법과 순한한우의 거대 판매처인 롯데마트의 변화 가능성이다. 순한한우가 변화 대처에 중심축이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끌려가는 경영으로는 한 번 타격으로 일어설 수 없는 데미지를 입게 된다는 것이다. 서둘러 유통센터를 인수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전국 판매장 130여개에서 외연을 확장하기보다 유통센터를 중심으로 새롭게 기반을 다지면서 부산물·가공사업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대도시에 제2 명품관을 설립하고, 현재 유통망을 식당·판매장·단체 급식 등으로 확대하고, 프렌차이즈 사업을 통해 유통망을 다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순한한우의 대약진은 축산업을 둘러싼 환경의 악화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무엇보다 기쁩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브랜드축산물페스티벌서 2년 연속 대상을 받아, 2009년 대상을 포함하면 3번의 큰 영예를 안았습니다. 무엇보다 흡족한 것은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으로부터 11년 연속 최우수 브랜드상을 받은 것입니다. 이는 순한한우가 소비자들로부터 전폭적인 신뢰를 획득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판로를 구축했고, 그 결과 참여농가들의 소득 증대를 함께 실현했습니다.”

순한한우조합공동사업법인의 대표조합인 순천광양축협의 이성기 조합장의 소감이다. 이번 유통센터 인수와 관련해선 대형 판매처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경영 안정을 가져올 수는 있지만 편중된 판매망을 서둘러 다변화하지 않으면 저쪽의 변화에 따라 위기를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위기관리를 적용한 케이스다.

이성기 조합장의 이 같은 경영방침은 조합 경영에서도 잘 나타난다. 최근 순천광양축협은 올해 합병 10주년을 맞아, 지난 4월 미래 50년을 준비하는 비상 2023 프로젝트 ‘신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날엔 모든 조합원들이 함께 하는 ‘조합원 한마음대회’도 열렸다.

‘비상 2023 프로젝트’는 창립 60주년이 되는 2023년까지 신용사업 1조원 달성, 경제사업 1000억원 달성, 당기 순이익 50억원을 달성해 지역사회를 위한 환원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순천광양축협은 2008년 이후 조합에서 제일 규모가 크고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전이용대회’를 현장순회 간담회로 대신하고, 그 비용을 조합원 사료비 지원이라는 현실에 맞게 활용했다가, 더 큰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성기 조합장의 뜻이 공감대를 형성해 시행됐다.

이 조합장의 경영은 ‘예측 가능한’ 시스템 구축이다. 조직의 영속 발전을 위한 개혁과 혁신, 변화는 모두 ‘예측 가능’ 한 틀 속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 요체이다.

“조합장은 있는 듯 없는 듯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성기 조합장은 각 간부직원들을 전문화하고 지점 및 사업장에 배치한 후, 조합 임원과 대의원을 사업에 배치해 조합 사업에 대한 상황을 모든 조합원들이 공유하게 한다. 지역 이사와 대의원 7~8명을 사업과 관련 간부직원과 연계시키면 그에 따른 80~90명의 조합원도 자연스럽게 참여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모든 사업이 조합장이 없어도 원활하게 돌아갈 뿐 아니라 다음 조합장이 와도 한 눈에 경영을 꿰뚫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성기 조합장은 최근 쌀 과잉문제와 관련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 데, 농축산부나 농협은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쌀 문제 해결은 생산한 이후부터 고민하고서는 절대 풀 수 없다”고 지적하는 그는 “경작하기에 조건 불리지역을 지역별로 정해서 조사료 생산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축산물 생산을 위해 매년 100만톤 가량을 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데 이렇게 하면 외화 낭비를 줄이는 한편 쌀 생산까지 줄일 수 있으며, 식량 비상시국 땐 쉽게 작부체계를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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