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나아가는 축산, 전문화로 앞당기자

 

‘한강의 기적’을 통해 비약적인 발전을 한 우리나라는 2009년 원조를 받은 나라 중에는 세계 최초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24번째 국가로 가입했다.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원조 총액은 약 1조 9553억 원으로 국민총소득(GNI) 대비 0.13%에 해당한다. 금액으로만 보면 전체 29개 회원국 중 16위이지만 ‘한국형 ODA’라는 호평을 받으며, 명실공히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탈바꿈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지원 분야 중 단연 비율이 높은 것은 ‘사회 인프라 및 서비스’로 지원액의 46%가 집중되어 있다. ‘농업어업임업’ 분야는 지원 분야 중 8번째로 7.5%의 비중을 차지하는데, 그 속에 축산도 있다. 농업의 한 축으로 포함되어 있는데 비중이 미미해 미개척 분야라 봐도 좋을 상황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하 축평원)에서 진행하는 국제농업협력 사업은 바로 이 축산ODA의 하나다. 2011년 10월 몽골 정부(식량농업경공업부 국제협력과)가 축산 및 식품 수출 확대를 위해 품질 관리와 이력제의 필요성 인식하고, 몽골 농업기술센터에서 지속적인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세미나 개최 등 인적 교류를 타진해 온 데서 태동했다. 같은 해 필리핀에서 축산정책 사항 등에 대한 정보교류를 희망하며 이력제를 비롯한 국내 축산정책에 높은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리고 2012년 7월, 제5차 한·몽골 농업협력위원회에서 몽골 측이 수출을 위해 고품질 축산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집약 축산 영농법, 축산물 품질관리 및 이력관리에 관한 협력을 요청했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축산 관련 지식들이 그들에겐 발전 가능성을 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내보인 셈이다.

ODA를 확대해 나가고 있는 국가적인 흐름, 그리고 수원국들의 요청. 우리 축산에게는 또 다른 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축평원은 “우리가 가장 잘 아는 것을 전달해주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2012년 국제협력사업에 대한 준비를 시작했다. 한국의 축산정책 및 축산현황, 한국의 축산물이력 시스템, 축산물품질평가제도, 축산물유통현황, 그리고 문화체험까지 5가지로 연수 커리큘럼을 구성했다.

축평원에서 처음으로 KOICA 국내초청연수 사업을 수임해 실시한 2014년, 당시 필리핀 공무원 1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축산물 생산 및 유통체계 국내초청 연수는 연수생들의 만족도 100점을 기록하며 우리 축산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리고 3년차인 올해는 3번의 연수를 실시한다. 그중에는 코이카에서 직접 요청이 온 다국가 대상 사업도 있다. 9개국 16명이 연수에 참여할 예정이다. 그만큼 많은 국가에서 축평원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인정한 것이며, 우리 축산이 국내를 넘어 해외로 뻗어나가며 단순한 축산물 수출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의 증거를 보인 셈이다.

ODA 사업에서 농업 분야는 비중을 키워가고 있으나, 축산 분야의 공적개발지원은 아직 초기 단계다. 축평원의 ODA사업은 우리 축산의 해외 진출 가능성과 우리의 전문성이 해외 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을 드러내보였다. 국내초청연수를 온 연수단과 쌓은 유대감, 그들이 우리 축산 현장을 둘러보며 쌓은 경험은 우리나라와 수원국 사이에 긍정적인 관계를 구축하며 우리 축산이 현지 진출 시 벽을 낮춰줄 것이다.

축산은 타 산업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성향이 짙지만, 그 안에서 농축한 노하우가 그만큼 짙다. ODA는 새로운 도전인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의 정보를 개방하고 공유하며 협력하는 ODA, 그 속에 키워낼 미래의 가능성은 정부3.0의 실현을 넘어 우리 축산의 세계화라는 큰 꿈의 현실화를 당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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