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성인병 유발 오명을 벗다

청소년기를 포함한 어린 시절에 계란은 소고기나 돼지고기와 마찬가지로 나를 포함해 소득수준이 낮았던 일반 서민들은 식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식품으로 명절이나 가족생일, 소풍 등 특별한 날에만 맛볼 수 있었던 귀한 음식으로 기억한다.

1980년대 이후 경제성장과 더불어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계란 소비량도 꾸준히 증가해 ’14년 기준 국민 1인당 계란 소비량은 254개로 33년전(1981년)의 119개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소고기·돼지고기 등 육류에 비해 시쳇말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가 매우 높은 식품인데도 같은 기간 육류 소비량 증가세(4배)에 비해서는 낮은 수치이고 미국·일본 등 연간 300개 이상을 섭취하는 선진국에 비해서도 여전히 계란 소비량은 낮은 수준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계란은 우유와 함께 인간에게 필요한 영양성분을 골고루 함유한 완전식품으로 계란 노른자에는 레시틴과 콜린이 풍부해 수험생의 집중력 향상과 두뇌 발달에 도움을 주고, 흰자에 있는 리소자임 성분은 어린이·환자들의 면역력 향상에 효과가 있다.

이외에도 계란에 있는 루테인 성분은 눈 건강에 도움을 주고 임산부가 꼭 섭취해야 할 콜린·DHA·아라키돈산·엽산·철분 등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태아의 뇌 발달과 만성질환 장애의 발병률을 낮추는 작용을 할 뿐만 아니라 비타민과 단백질이 풍부하여 노인 건강과 항산화 작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계란 콜레스테롤은 고지혈증에 의한 포도당 대사장애를 일으켜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세간에 널리 알려져 있어 계란 소비 확대의 큰 걸림돌이 되어왔다. 그러나 금년 1월말 한양대 의료원이 대사증후군이 없는 40세 이상 성인 1663명을 대상으로 3년이 넘는 기간의 추적조사를 통해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1주일에 계란 3개 이상을 섭취하면 계란을 먹지 않은 사람에 비해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남자는 54%, 여자는 46%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사증후군에 포함된 5대 질환(두꺼운 허리둘레, 고혈압, 고중성지방, 낮은 고밀도콜레스테롤, 고혈당)중 발생 위험이 가장 많이 줄어든 것은 남성에서 공복혈당과 중성지방혈증이라고 밝혀졌다.

이번 연구결과는 그간 계란이 당뇨병 등 성인병 위험을 높인다는 세간의 누명을 깨끗이 벗었을 뿐만 아니라 최근 과잉생산에 따른 산지가격 폭락으로 생산비조차 건지지 못하는 계란생산 농가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계란 소비량이 지금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는 희망도 생긴다.

최근, 계란 생산농가가 갈수록 기업화·대형화 되면서 사육마릿수가 적정수준을 초과해 올 한해 국내 계란 시장은 작년 4/4분기에 이어 생산비도 못 건지는 가격 약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불합리한 유통관행 등으로 인해 계란 생산농가의 경영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성인병 우려 등의 이유로 계란 소비를 꺼렸던 가정에서는 지금까지 가져왔던 불안감을 떨쳐버리고 당뇨·대사증후군 등 각종 성인병 예방 효과가 입증된 계란 소비를 늘려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 계란 소비 증대는 가격안정에 도움이 되어 경영이 어려운 계란 생산농가도 돕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어 기대를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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