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들로 구성된 축산관련단체의 수장(협회장) 자리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새로운 협회장을 뽑는 정기총회를 앞두고 협회장 자격에 대해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에게 물었다.

그는 협회정관 상에 ‘회원사’ 중에서 선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회원사 중 회사의 법인상 대표자라면 소유자(owner, 이하 오너)나 소유자가 아닌 최고경영자(CEO)는 협회장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 협회의 역대 협회장은 모두가 ‘오너’의 차지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게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해당 업계에서는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지닌 CEO라 해도 오너나 오너 일가가 아니라면 협회장 후보로 거론조차 되지 않는다. 여기에는 1세대 오너들의 압력이 강력하게 작용한다. 혈연을 중시하는 관행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수의축산 업계에서 학연이나 지연을 우선시하는 경향도 짙다. 모 기업의 경우 대표가 S대 출신이다 보니 임원이나 주요 직원 모두가 S대다. S대 출신이 아닌 직원은 소외감을 느낄 정도로 차별이 심하다. 일명 왕따인 것이다.

최근 산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부기관 고위 공직자(수장)의 임명 소식이 알려지자 해당 공직자와 같은 대학 출신의 업계 관계자들은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다행이다”, “맘이 놓인다” 등의 말들을 연신 쏟아냈다.

최근 농협 중앙회장이나 축산경제대표를 선출하는 자리에서도 지역별 표심이 대립각을 이뤘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지역 힘겨루기는 오래전부터 있어 온 일이다.

이 같은 사례들을 보면 지연·학연을 이용한 청탁과 ‘퍼주식기’ 혜택 등 잘못된 관행이 아직도 만연한가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능력이 있어도 초선(초보)이라면 대우를 받지 못하는 이상한 조직문화도 있다. 일선 축협 조합장들 사이에서 초선 조합장들은 기를 펴지 못한다. 초선 조합장이 뭔가를 주장해 변화를 시도하려고 나서면 경력도 짧은 사람이 뭘 안다고 나서냐는 비난을 받게 된다. 나이가 적다고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성실하고 정직하고 능력 있는 사람이 인정받지 못하는 조직은 신뢰와 평안이 없는 불만스럽고 어지러운 조직이 될 수밖에 없다. ‘출신’보다는 능력과 근성·인성이 넘치는 다양한 사람이 인정받는 세상이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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