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 부산물(이하 부산물)의 가격 불안정으로 양축 농가들과 육가공업체들의 시름이 깊다.

부산물 가격은 2012년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2012년 1월 돼지의 주요 부산물인 두·내장(머리와 내장) 가격은 두당 평균 2만670원이었으나 같은 해 12월 말엔 5000원선으로 폭락했다. 당시 돼지 부산물 가격이 순대국밥 한 그릇에도 못 미치면서 육가공업체들의 적자 누적은 심화됐고 생산 농가의 피해도 커져만 갔다.

현재는 돼지 두·내장 가격이 올해 10월 셋째 주 기준 1만1800원으로 거래되고 있지만 부산물 재고 심화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소의 부산물도 마찬가지다. 2011년 하반기부터 출하량이 많아지면서 도축량이 늘어났고 부산물의 적체 현상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같은 부산물 적체와 가격 폭락 현상은 부산물이 ‘비위생적이다’는 인식에 따른 소비 감소와 함께 FMD 사태 이후 부산물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자 국내 부산물 시장이 수입산으로 대부분 대체된 것이 큰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산물 시장에는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했다. 그러나 위험 요소가 커 선뜻 나서는 기업이나 단체는 없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그 혁신을 이끌 중심축이 탄생했다. 도드람양돈농협이 국내 최초의 부산물 가공장을 경기도 안성에 신축한 것이다.

건축면적 4879㎡ 규모(지하 1층, 지상 3층)의 부산물 가공장은 소독실과 두처리실, 열처리가공실, 내포장실을 갖췄다. 식육가공업 및 식육포장처리업에 대한 HACCP 인증도 획득했다.

신축 계획을 알렸던 2013년 당시 희망이 없다며 만류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도드람양돈농협은 왜곡된 부산물 유통시장을 바로 잡겠다는 일념으로 가공장 신축을 추진했다.

부산물 가공장은 부산물 가격안정화를 이끌 컨트롤타워 역할 수행은 물론 위생적인 측면에서도 부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변화를 유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부산물 가공장이 이 같은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지만 설령 그러지 못하더라도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기 위한 도드람양돈농협의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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