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식품안전 기준

변호사인 빌 말러(Bill Marler)를 음식 안전 관련 소송으로 유명하게 만들어준 대장균 O157:H7는 1993년 미국 서부지역의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주로 발병돼 ‘서부지역의 질병’으로 불리웠는 데, 발병 당시 700명의 사람들(대부분 어린이들)이 감염되었으며 4명이 사망했다.

균의 발생 원인을 알아내고 외식산업에서 균과 관련된 원인을 찾아내는 데에는 긴 시간이 걸렸다. 발병 이후 오랜 시간 동안 대장균 O157:H7의 감염 경로는 햄버거를 먹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간주됐다. 살모넬라균은 닭고기가, 선회병은 즉석식품 고기가 그 감염 경로로 의심 받았다.

 

PFGE 결정적 역할

 

그 당시 미 식품의약국의 보툴리늄 식중독, 미 살균 우유 섭취로 인한 질병 등을 제외한 식품매개 질병의 창궐에 대한 대비는 전무했다. 서부 해안에 위치한 일련의 음식점들에서 대장균 O157:H7에 감염되기 전까지 식품 매개 질병의 발생 사건으로 알려진 것은 결혼식 피로연에서 함께 식사를 한 무리이거나 동창회 및 교회 포트락 모임이 전부였다.

이 대규모 발병 사건이 발생한 후 많은 변화들이 있었는데, 감염을 빠르게 막고 식품 리콜을 신속하게 처리하여 결과적으로 질병 피해를 막는 데 가장 효과적이었던 변화는 1966년에 미 식품의약국이 실행한 바 있는 ‘펄스넷(PulseNet)’과 ‘펄스장 겔 전기영동법(pulsed-field gel electrophoresis; PFGE)’의 이용이었다.

펄스넷은 주 정부와 정부기관들이 모여 정보를 입력하는 시스템이며 PFGE는 질병과 연관된 각각의 박테리아의 DNA를 밝혀내는 실험 방법이다. (83개국이 참여하는 국제적인 펄스넷도 있다.)

이런 도구들을 유용하게 사용하기까지에는 시간이 좀 걸렸지만 지금은 PFGE 분석법을 활용할 수 있는 총 80개의 -한 주에 적어도 한 개 이상인 셈인- 공중보건 연구소가 있다. 또한 양성의 PFGE 테스트 결과를 받았거나 박테리아에 대한 식품 테스트를 실시하는 미 식품의약국과 미 농무부 내 7개의 연구소도 있다.

PFGE 결과들은 질병관리본부 내의 펄스넷으로 보내지며 컴퓨터를 통해 이전 샘플들과 비교된다. 편지를 통해 데이터를 보내는 대신 전자통신이 가능해진 오늘날에는 몇 시간이면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PFGE는 전기 자극을 통해 박테리아의 DNA를 분해하고 그에 대한 정보는 바코드 같이 생긴 형태로 출력된다. 두 개의 다른 질병이 같은 PFGE 패턴을 갖는다는 것은 같은 원인으로부터 발병했음을 의미한다. 다른 주에서 일어난 별개의 사건들로 여겨지던 일들이 이제는 질병을 확산시켰던 주(州)간 통상과 연관하여 조사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 있었던 오이 내 살모넬라균 관련 발병 사건은 9월 9일자로 30개 주에서 341명을 감염시키고 2명이 사망했다. 그에 대한 원인은 초기에 밝혀졌으며 관련 회사에서의 리콜은 즉각 실행되었다. 원인이 밝혀진 발병은 사람들에게 그 책임에 대한 비난을 할 수 있는 대상이나 장소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헤드라인을 이룬다. PFGE가 아니었다면 오이와 살모넬라균간의 상관관계를 절대로 찾아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신 정부와 지역 역(疫)학자들 및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가금류나 동물원 혹은 수질오염에서 질병의 원인을 찾는 데에 그쳤을 것이다.

 

철저한 기준 벤치마킹을

 

2006년에 발생한 대장균 O157:H7의 발병은 28개의 주에서 199명을 감염시켰다. 당시의 타임라인은 유용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에 몇 주 대신 단지 몇일이 걸렸음을 보여줌으로써 놀라운 발전이 있었음을 나타내고 있다.

*질병이 발병한 첫 번째 주의 첫 번째 응집체는 질병관리본부에서 9월 8일에 발표되었으며 9월 13일에 또 다른 주에서 같은 PFGE 패턴을 가진 응집체를 발표하였다. CDC는 이 때 여러 주에서 일어난 다른 독립적인 사건들 또한 공개했다.

*5일 내에 분쇄육 쇠고기는 수사망에서 제외되었다. 그것은 신선한 쇠고기 분쇄육은 국가를 가로질러 오랜 시간 수송되지 않을뿐더러 엄격한 채식주의자들까지 감염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역(疫)학자들은 설문대상의 범위를 확장하였다.

*9월 14일에 질병관리본부는 57개 주와 미국의 영토에 발병 사실을 알리고 국민들에게 신선하거나 포장된 시금치를 먹지 않을 것을 경고하기 위해 Health Alert Network를 시행하였다.

*9월 29일에 특정 브랜드들이 식별되었으며 리콜이 시행되었다.

*일주일 뒤 원인이 된 농가들의 수사망이 좁혀졌으며 대장균에 대한 PEGE 테스트를 통해 인근 목장이 발병의 원인이었음이 밝혀졌다.

이와같은 미국의 철저한 식품안전관리기준을 우리 축산에도 벤치마킹하여 악성가축 질병에 대한 원인 파악 및 대응에 좀 더 철저를 기한다면 질병으로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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