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수분 넘치듯 넘쳐나는 우유에 낙농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버틸 대로 버텨 이제 더 이상 물러날 곳조차 없게 됐다.

명절을 지내고는 상황은 더 악화됐다. 명절 연휴에 판매량이 줄어들어 생산되는 원유의 일부를 분유, 유크림 등으로 만들어 재고물량을 쌓았다. 명절 무렵에 발생하는 잉여원유 처리를 위해 그동안 쌓인 분유는 자리를 내어줬다. 일부 유업체들은 쌓인 분유를 헐값에 내다팔고 연휴에 생산되는 분유들을 다시 쌓아두기 위한 자리를 마련하기까지 했다. 지난해부터 모래성은 쌓고 무너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최악의 원유수급상황에 시행할 수 있는 원유수급안정대책은 감산뿐이다. 즉각적인 효과와 즉각적인 반영이 가능한 원유 감산 정책에 의지하고 있는 정부 및 유업체들과 농가쿼터를 지키기 위해 버티고 있는 낙농가들의 힘겨루기가 살얼음판을 걷듯 이어지고 있다.

급박하게 흘러가는 원유 수급상황과는 달리 원유수급안정대책은 답보상태를 거듭하면서 좌초위기까지 내몰렸다.

지난달 처음 열린 이사회에서는 생산자측 이사들의 이사회 보이콧으로 논의조차 하지 못한 가운데 두 번째 이사회에서 논의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같은 입장을 되풀이하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차기 이사회에서 재 논의키로 했다,

수요자측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현재 최악의 수급상황을 호소, 생산 감축안을 조기 의결할 것을 요구했다. 생산자는 감축이전에 현재 수급불안 원인에 대해 정확한 분석을 요구했다. 정확한 원인 분석이 이뤄지지 않으면 얼만큼, 언제까지 생산을 줄여야하는지 가늠할 수가 없기 때문에 생산자 입장에서는 수급불안 원인 분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생산자와 수요자 양측다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낙농진흥회는 10월말이면 추경예산마저 바닥나면서 유대 체불은 당연하거니와 직원들의 월급또한 지불할 능력이 없는 상태가 될 것이라 예고하고 있다. 하루라도 빠른 감축을 원하는 수요자와 꼭 해야 한다면 하루라도 늦게 시행되길 바라는 생산자들,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는 이들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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