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소비 양극화…어중간한 것들은 가라

 

최근 소비 트렌드를 살펴보면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요즘시대에는 어중간 한 것들은 인기가 없다. 대신, 대용량을 자랑하는 ‘큰 것’들이나, 소포장 된 ‘작은 것’들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크거나 혹은 작거나, 비싸거나 혹은 아주 싸거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패턴을 1인 소비 양극화라 칭하고있는데 한 개인이 품목과 기호에 따라 자신의 소득 수준보다 높거나 낮은 소비를 동시에 하는 ‘야누스’적 소비 패턴을 말한다. 이 같은 소비 트렌드는 세계적인 추세로 일본에서는 ‘일점(一点) 호화소비’, 미국 등에서는 ‘로케팅 소비’ ‘다면 소비(multi-consumminig) 등의 용어로 불리고 있다. 현실주의적 성향으로 합리적 알뜰소비 행태를 유지하지만 유행에 민감해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곳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게 공통점이다.

이 같은 소비 패턴 때문에 평균적이고 어중간한 가격대의 상품은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기업들 역시 가성비가 좋은 대용량 제품이나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포장 제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관련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크거나’ 혹은 ‘작거나’

축산물도 이 같은 소비트렌드가 반영된 상품들이 줄 잇고 있다. 최근 들어 축산물 소비 트렌드는 ‘큰 것’ 혹은 ‘작은 것’으로 분류된다. 업체들도 가성비 좋은 대용량 제품이나 1인가구를 겨냥한 소포장 제품들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관련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 주로 대형마트에 편중되어있던 유통경로도 편의점으로 확대되는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한 제품공급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주 소비 계층에서 갈리는 데 가족단위 소비층은 대형마트로, 2030 싱글 족이나 신혼부부등 소가족은 편의점으로 영유아 층의 자녀를 둔 부모들은 바른 먹거리 판매점으로 몰리는 추세다.

 

#유음료 커졌다

장기화된 소비침체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낙농업계는 큰 것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빅사이즈 유제품들이 큰 히트를 하면서 앞 다투어 빅 사이즈 유가공품을 출시하고 있다.

빅 사이즈 유가공품의 선두 주자 CU는 지난해부터 200∼300㎖인 기존 가공유보다 큰 ‘빅 딸기우유’, ‘빅 초코우유’, ‘빅 바나나우유’ 등 500㎖ 가공유 6종과 1000㎖ 커피우유, 초코우유 등을 내놓으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후발주자인 GS25는 한국야쿠르트와 손잡고 만든 280㎖짜리 액상발효유 ‘그랜드 야쿠르트’를 올 초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랜드는 야쿠르트 구매자들이 60㎖ 소규격 야구르트를 여러 개 사서 한꺼번에 마시는 사례가 많은 점에 착안해 개발한 제품으로 기존 60㎖ 야쿠르트 한 줄을 먹는 것과 비슷한 용량이다. ‘그랜드 야쿠르트’는 출시와 동시에 GS25 편의점 액상발효유 가운데 판매 1위다.

GS25 관계자는 “불황 여파로 양이 푸짐한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소포장 중심의 편의점이 몇해전부터 대용량 제품들 개발에 앞장서 왔다”면서 “편의점의 주 고객층인 1인 가구와 20~30대 소비층들도 대용량제품들을 선호하는 추세로 대용량제품들이 각 제품군의 매출 상위군에 포진해 있다”고 말했다.

떠먹는 발효유도 빅사이즈 열풍에 합류했다. 발효유에 과일이나 견과류 등을 함께 먹는 등 요리재료로 활용되면서 대용량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매일유업이 2013년 출시한 무가당 요거트 ‘매일 바이오 플레인’(300g·450g·900g)이 인기를 끌자 남양유업도 대용량(435g) 플레인 요거트 ‘밀크100’을 내놓으며 경쟁에 가세했다. 이어 동원F&B ‘소와나무 생크림 요거트 빅’(400g), 파스퇴르 ‘오직 우유 100%를 유산균으로 발효한 요구르트’(400g), 풀무원다논 ‘액티비아 생플레인’(450g) 등이 줄줄이 출시되면서 빅 사이즈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고기는 먹을 만큼만 ‘소포장 반반팩 인기’

반면 고기는 사이즈를 줄이는 것을 선택했다. 그동안 시중에서 판매되는 냉장육의 경우 부위에 따라 500g∼1㎏ 이상 제품이 주를 이뤄 신선한 냉장 상태 고기를 혼자 한 번에 먹기에는 부담스러운 점이 많았다. 최근 소고기·돼지고기 등 냉장육이 혼자 먹기에 알맞은 소포장 제품으로 출시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소포장 단위는 100g부터 600g사이로 국거리, 로스, 스테이크, 탕수육, 잡채, 카레, 돈가스 등 용도에 알맞게 썰어 포장된다. 다짐육이나 슬라이스 처리된 것 등 그 형태도 다양하다. 이 중 인기 있는 소포장 품목은 한우 국거리용, 이유식용, 로스구이용과 돼지고기 삼겹살, 목심 각각 200g~300g내외였다. 닭고기의 경우는 브랜드업체에서 봉, 안심, 북채, 가슴살, 날개 등 200~500g단위로 포장해 판매하고 있다.

또 소포장 냉장육 완제품을 소매점에 공급해 판매하는 유통채널도 생겨났다. 농협 안심축산사업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칼 없는 정육점’이 바로 그것이다. ‘칼 없는 정육점’은 동네 슈퍼나 편의점 등에서 고기를 팔 수 있는 무인 정육 유통 시스템이다.

이곳에서 파는 한우와 돼지고기는 1∼2인분에 해당하는 200∼400g 소포장된 제품으로 ‘반반팩’이 특히 인기다.

농협은 2013년 10월 서울 논현동 나들가게를 시작으로 현재 전국에 칼 없는 정육점 350여개소를 운영 중이다. 내년까지 450개소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취급 품목도 닭고기, 오리고기, 육가공제품 등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칼 없는 정육점은 최근 편의점에도 입점했다. GS25 남양주도곡점을 시작으로 수도권에 있는 99㎡ 이상 대형 GS25 점포 39개점에서 시범 운영한다.

업계 전문가는 “업체는 박리다매를 원하고, 소비자는 실속형 제품을 찾는 욕구가 맞아떨어지면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대용량이거나 혹은 소량으로 포장된 제품 수요가 점점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상품을 개발한 곳도 있다. 선진은 2011년부터 2개 부위를 담은 소포장 냉장육 제품 ‘선진포크 반반팩’을 출시했다. 큰 단위로 파는 냉장육을 한 번에 먹지 못해 냉동해야 했거나, 1∼2명이서도 여러 부위를 맛보고 싶어 하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삼겹살, 목살, 항정살, 갈매기살, 등심덧살 중 부위당 200g씩 2개 부위가 들어 총 400g으로 구성됐다. 예전보다 작은 단위 포장을 원하지만 동시에 다양한 고기 부위를 먹고 싶어 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는 추세에 따라 내놓은 제품이다.

 

■ ‘비싸거나’

‘로케팅 소비’란 일상적 외식에서는 지출을 줄이되, 특별한 날에는 고가의 외식을 즐기는 소비자의 양면성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평소 위축된 소비심리에 대한 보상으로 특정 품목에 가치 소비를 함으로써 이러한 소비 트렌드가 나왔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로케팅 소비 경향이 최근 식품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고급형 한우 레스토랑’이 트렌디한 외식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대표적인 한우레스토랑은 종각에 위치한 ‘한육감’과 마장동 시장내에 있는 ‘본앤브래드(BORN&BRED)’이다.

‘본앤브래드(BORN&BRED)’는 마장축산물시장내에 있는 레스토랑이라 이색적으로 느껴진다. 즐비하게 늘어선 정육점과 정육식당들 가운데 유일하게 고급스럽고 파격적인 인테리어를 갖춘 레스토랑형 한우전문점이 들어섰다는 것에 입소문을 타고 방문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소위 미식가라 할 수 있는 사람들과 연예인들 등 특색있는 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100% 예약제로 소수의 사람들만 즐길 수 있다는것에 큰 매력을 느낀다.

‘한육감’은 한국식 스테이크하우스를 표방하는 곳으로 직장인들 사이 일순위 회식장소로 추천을 받고 있는 맛집이다. 고기집 같지 않은 세련되고 깔끔한 인테리어와 스타일로 서울 한복판 종로구 일대에서 중요한 일정을 위한 모임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최근에는 종각역 D타워에 세컨브랜드 6(YUK)을 오픈했다.

이곳의 중요한 핵심어는 ‘소통’이다.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메뉴명만 있는 일반적인 고급 레스토랑과 달리 한육감의 메뉴판은 고객이 가장 맛있게 고기를 먹을 수 있게 돕는 친절한 안내서 역할에 충실하다.

이런 한육감 한우 맛의 비결은 1974년부터 한우목장과 육가공 회사로 시작한 ‘참누렁소’의 노하우로부터 비롯 됐다. 오랜 기간 소고기를 다룬 전문성과 차별화된 1++등급의 고기 품질에 대한 자부심은 참누렁소의 새로운 브랜드인 한육감을 통해 한우 식문화로 자연스럽게 정착되길 기대하고 있다.

 

축산물 트렌드 반영 제품들

 

#스타벅스 단.백.질

이제 카페에서도 축산 가공품을 맛보게 됐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지난 7월 전국 780여개 매장에 국내산 원료를 이용한 사이드 메뉴를 출시했다. 바쁜 일상에 아침을 거르는 학생·직장인들을 위해 반숙 달걀, 연 두부, 스트링 치즈로 구성된 푸드 상품 ‘단.백.질’을 선보인 것이다. ‘단.백.질’ 한 팩에는 총 17g의 단백질이 들어있어 성인기준 1일 단백질 영양소 기준치(55g)의 31%를 간편하고 든든하게 섭취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충청남도 지역의 양계장에서 공급되는 달걀, 충청북도 청주 소재의 목장에서 생산되는 치즈 그리고 국내산 콩으로 만든 두부로 구성된 ‘단.백.질.’은 한 끼 식사대용으로 손색이 없다.

 

# 유가공회사도 프랜차이즈 반열에 올라

상하목장은 본비반트에서 운영하는 유기농 베이커리 브레드박스와 ‘상하목장 63℃ 저온살균 우유’를 사용한 신 메뉴를 출시하는 한편 ‘63와우크림’은 상하목장 63℃ 저온살균 우유를 사용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을 선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남양유업까지 백미당이라는 프랜차이즈를 오픈하면서 열풍에 가세했다. 뒤늦게 합류한 백미당은 유기농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과 직접 짠 두유 소프트 아이스크림 전문점이다. 압구정 현대백화점 본점, 호암아트센터, 현대백화점 판교점등에서만 판매하고 있어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백미당이라는 상호명처럼 화려하기보다는 얌전하게 담겼는데 맛은 타 브랜드에 비해 덜 묵직하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백미당 아이스크림과 함께 병에담은 유기농우유, 우유케이크도 판매하고 있다.

 

#목장단위 브랜드 약진

목장단위 브랜드가 눈에 띄게 늘었다. 최근 오픈한 현대백화점 판교점 식품관에는 자연치즈 전문 브랜드인 영준목장이 입점 했다. 영준목장은 충북 청주의 목장에서 생산된 원유를 이용해 치즈를 생산·공급하고 있는데 저염·무첨가 자연산 수제 치즈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안전하고 올바른 먹거리를 찾는 소비층의 선호도가 높아 현대백화점 본점과 롯데백화점 대전점 등 3~4곳의 백화점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다. 구매자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울산 울주군 언양읍에 위치한 ‘본밀크’는 유진 목장 정자매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 정해경·정해란 자매가 자신들의 목장에서 생산한 원유를 가지고 수제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버터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데 소셜미디어, 블로그 등의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고 있다. 제품 대부분이 제조한 즉시 당일 판매되면서 완판 신화를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자매가 이탈리아에 아이스크림 제조기술을 배우기 위해 연수를 다녀오는 등 발품을 팔아 제품들을 연구·개발하고 있어 고객 신뢰도가 높다.

 

#가금류도 훨훨

오리, 닭고기도 소비자의 손쉬운 구매를 위해 다양한 채널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 오픈한 다향착한정육점은 녹차먹인 다향오리 훈제 슬라이스, 허브갈릭 훈제 슬라이스, 육즙가득 촉촉한 닭가슴살 등 다향오리에서 생산하는 주요 생육 및 가공 제품들을 소비자들이 쉽고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온라인 구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편의점을 통해서도 오리, 닭을 구입할 수 있도록 편의점 전용제품도 선보였다. GS편의점과 손잡고 ‘오늘은 오리스테이크’와 ‘오늘은 훈제치킨’을 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다향오리에 따르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국민먹거리 오리와 닭을 더욱 간편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이번 ‘다향 오늘은 시리즈’를 출시하게 됐으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가금류를 제공하는 방법을 꾸준히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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