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가 남아돈다. 우유는 FMD가 발생했던 몇 년 전을 제외하고 계속 남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심각하다. 우유가 남는 가운데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분유 재고는 12년 만에, 우유재고는 11년 만에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명확한 해법이 없는 상황이어서 낙농가와 유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폐기가 불가피하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수출물량 확대, 차별화된 상품군 개발 등 고군분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재고량으로 인해 상황이 쉽게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국내 우유업계 총 분유재고량은 1만4896톤(7월 기준)으로 6월 1만5554만 톤 대비 소량 감소했지만 지난해 7월 7536톤에 비해 두 배 가량 늘어났다. 이는 지난 2002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은 규모로 저장 장소가 부족해 대여가 이뤄지는 실정이다.

우유재고량도 2003년 5월 이후 사상최대 규모로 쌓였다. 지난 7월 국내 우유 총생산량 35만518톤(수입 포함) 중 재고량은 절반 수준인 18만 6993톤이다. 전 달인 6월에는 19만5147톤까지 증가했으며 이는 11년 만에 사상 최대다.

한마디로 물량이 쌓이고 있다. 원유의 특성상 저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탈지분유로 제조해 저장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한계점에 도달했다. 저장고가 미어터질 지경이라는 관계자의 말이 이 현실을 나타내고 있다.

이렇듯 이어지고 있는 우유·분유 재고로 관련 농가와 업체들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제조사들도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마땅한 해법이 없다. 최근 농협과 업계는 나눔축산운동의 일환으로 우유 보내기 운동을 시작키로 했다. 그러나 이는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

업계는 소비가 살아야만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때문에 소비를 위한 프로모션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겨울이 되면 생산량이 주춤하기 때문에 한시름 덜길 기대하고 있다. 언제고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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