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양주의 A목장. 만삭이던 젖소가 출산을 하자 목장 대표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암송아지다.

그녀에 따르면 4마리를 연거푸 수송아지를 받아내다 다섯 번째나 돼서야 암송아지가 나와 반가움이 배가 됐단다.

이제 갓 태어난 암송아지를 받아내고는 재빨리 송아지가 쉴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한다. 이 송아지는 이제 이 목장이 집이다. 그러나 이전까지 태어난 네 마리의 수송아지는 이목장 어디에서도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다. 태어남과 동시에 목장을 떠났기 때문이다.

태어나자마자 어린 송아지들은 희비가 엇갈린다. 축복받는 소와 축복받지 못한 소로.

낙농가들은 암송아지가 태어나면 후보우로 키워 우유생산에 가담시키거나 초임우로 팔기도 한다. 지금처럼 우유가 남는 시기가 아니면 초임우의 인기는 매우 좋아 가격도 흡족할 만큼 쳐준다. 소위 키운 보람을 느낄 수 있다. 반면 육우송아지는 잘 키워봐야 사료비도 건질까 말까다.

때문에 수송아지는 애물단지다. 팔아도 키워도 손해지만 적당한 가격을 치르고 파는 게 더 낫다. 그러나 요즘 들어서는 값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하다. 그냥 가져간다는 표현이 더 맞다.

쉽게 말해 수거해주면 고마울 지경이다. 그러니 이러저러한 이유로 폐사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얼마 전에는 강물에 빠진 송아지 때문에 세간이 들썩했다. 제보자는 모름지기 낙농가가 송아지를 일부러 강물에 던져버렸을 것이라 추측했다.

이번 일로 인해 국민들도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살아있는 생명을 물가에 내던지다니. 그것도 아이들이 먹는 우유를 생산한다는 사람이. 이게 사실이든 아니든 그만큼 상황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이다.

육우 수송아지는 낙농산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산물이다. 낙농육우산업 종사자 전체가 육우산업, 더 나아가서는 육우송아지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머리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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