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복농장·성실축산·큰나무집에서 생산·가공·유통 각 전담…‘상생’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그리고 산업화 과정에서 대부분의 닭 종자가 훼손됐다.

이에 우리나라 고유의 재래닭 복원을 위해 국내 23명의 전문가들이 1992년부터 1997년까지 ‘재래닭 고품질 육용화 사업’을 수행했고, 연구 종료 후 최종 계통 조성된 종자 3277마리를 농촌진흥청에 기부했다.

농총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연구진은 기부 받은 종자를 활용, 15년간에 걸쳐 12개 계통으로 순종을 복원했고, 순종 3~4종을 교배해 최고의 맛을 내도록 만든 것이 ‘우리맛닭’이다.

이 같은 ‘우리맛닭’의 보급·확산,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손길준 하복농장 대표, 배신국 성실축산 대표, 조갑연 큰나무집 대표는 ‘우리맛닭’ 실용화의 성공사례로 귀감이 되고 있다. 하복농장은 생산, 성실축산은 가공, 큰나무집은 유통을 담당하며 상생의 길을 가고 있다.

생산을 담당하는 하복농장은 2004년 ‘우리맛닭’ 사육을 시작해 2010년에는 종계장 및 부화장 사업까지 확장했다. 현재는 4곳의 사육농장에서 연간 70만수 이상의 ‘우리맛닭’을 생산하고 있다.

손길준 하복농장 대표는 “옛 선조들의 얼이 깃들어 있는 ‘우리맛닭’은 다시는 사라져서는 안되며, 후대에 물려줄 문화적 유산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면서 “힘겹게 복원된 ‘우리맛닭’의 대중화를 위해 헌신하고,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이 ‘우리맛닭의 가치를 인정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공을 담당하고 있는 성실축산은 1960년도부터 토종닭 판매사업을 시작했고 2007년도부터는 국립축산과학원에서 복원한 순수 재래닭인 ‘우리맛닭’을 가공해 공급하고 있다.

 

배신국 성실축산 대표는 “‘우리맛닭’은 일반닭에 비해 육질과 영양분 등 모든 분야에서 압도적인 차별화를 이룬 순수 재래닭”이라고 밝히면서 “현재 전국 30여 곳의 전문 요리점에 ‘우리맛닭’을 공급하고 있으며 납품을 희망하는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큰나무집은 한강 이남의 최고 궁중약백숙 명가로 명성이 자자하다. 주말에는 하루 1000마리 가량이 판매될 정도로 높은 매출을 자랑한다. 2006년 일반 토종닭에서 ‘우리맛닭’으로 품종을 변경하면서 매출은 더욱 늘었다.

조갑연 큰나무집 대표는 “‘우리맛닭’으로 교체를 시도하면서 손님들의 반응이 냉담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그 반대였다”면서 “‘우리맛닭’은 기존 토종닭에 비해 크기는 작지만 고기 맛이 쫀득하면서 부드럽기 때문에 손님들의 반응이 좋았다. ‘우리맛닭’을 맛있게 먹는 손님들을 볼때마다 ‘우리맛닭’으로 바꾼 것을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우리맛닭’ 대중화를 위한 앞으로의 과제도 언급했다.

손길준 대표는 “생산량 대비 안정적인 판로확보를 통해 농가는 사육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신국 대표는 “현재는 닭을 경남 거제에 까지 가서 도계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맛닭’ 전용 도계장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갑연 큰나무집 대표는 “‘우리맛닭’이 아직까지 사육농가들이 선호하는 품종이 아니다보니 1년 내내 안정적으로 공급받는데 애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리맛닭’은 맛과 육질이 일반닭고기에 비해 월등히 우수하다. 일반닭고기에 비해 감칠맛을 내는 핵산물질 이노신(inosine) 함량이 2배 정도 높고 풍미성분인 글루타민산(glutamic acid) 성분도 35% 가량 높다. 또 일반닭고기에 비해 필수아미노산인 메치오닌·시스틴 성분이 37%, 피부노화방지 효능이 큰 콜라겐 성분이 9.8% 많이 함유돼 있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리육의 관능적 특성 평가 결과 점수가 일반닭고기는 향기 5.13, 맛 4.83, 질감 5.33인 반면 ‘우리맛닭’은 향기 5.86, 맛 6.13, 질감 5.56으로 ‘우리맛닭’이 전반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일반닭(육계·산란계)은 순종(순계)이 없어 종계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매년 종자를 수입해 생산 한다.

그러나 ‘우리맛닭’의 종계는 국립축산과학원에서 보유한 순계로 만든다. 종계는 매년 국립축산과학원 또는 농업기술실용화재단과 농장(종계장) 간 계약에 따라 공급하며 실용계는 ‘우리맛닭’ 종계장에서 분양한다. 전국에 분포된 종계장에서 누구든지 ‘우리맛닭’ 실용계를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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