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심각한 수준이다.

언론이나 방송, 심지어는 초·중학교 교과서에까지 동물성 단백질 섭취와 축산업에 대한 잘못된 내용을 다루면서 축산업에 대한 왜곡된 시각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외적 요인도 크지만 축산업 내부에서도 구성원 상호간의 부정적 인식은 만연하다. 지난해 가을 한 양계농가로부터 제보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전화 내용인 즉슨, 인근의 양돈농장에서 생산된 액비가 양계농장 앞 농경지에 무작위로 살포되고 있어 악취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것이다.

양계농가는 액비를 살포하는 양돈농가를 고소하고 싶다며 고소는 어디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기자에게 물었다. 또한 액비 살포 현장을 취재, 이를 공론화해 자신의 양계농장 주변에서 다시는 가축분뇨 액비가 살포되는 일이 없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이에 기자는 조금만 이해하고 대화로 풀라는 말과 함께 양계농가를 위로하며 전화를 끊었지만 같은 축산인들 사이에서 발생한 갈등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컸다.

단적인 예를 언급했지만 이 외에도 축산업계 내부에서의 상호 부정적 인식 사례는 쉽게 접할 수 있다. 축산현안 논의를 위한 모임이나 좌담회, 토론회, 공청회 등에 참석해 보면 가축분뇨·악취에 있어서는 ‘양돈농가가 문제다’, 최근 고병원성AI는 ‘오리가 취약해 발생한 것이니 강력한 조치를 취해라’, 건강을 위해선 ‘적색육 섭취를 줄이고 백색육을 먹어야 한다’는 등의 상호 부정적 인식으로 인한 비방적인 발언이 축산인들 사이에서 들려오곤 한다.

최근 한 닭고기 업체의 광고 또한 전체 국산 닭고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업계의 비난을 사고 있다.

이 업체의 광고는 ‘항생제로 키운 치킨을 보니 걱정이 된다. 그러나 자사의 제품은 100% 무항생제 닭고기’라고 홍보한다.

양계업계는 이 광고 내용이 해당 광고업체의 닭고기를 제외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타 제품의 닭고기가 ‘항생제로 키운 닭’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같은 사례를 접할 때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먼저 축산업계 스스로의 자아성찰이 이뤄질 때 해소될 수 있으리라 본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