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 년간 명맥을 이어왔던 영남우유가 폐업을 앞두고 있다. 5월 31일을 마지막으로 집유차는 멈춰 섰다. 영남우유는 1964년 백설유업사로 시작해 1974년 영남우유로 상호를 변경하면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부산·경남지역에 우유를 공급해왔다. 이런 영남우유가 오랜 역사를 뒤로하고 문을 닫게 된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생산량증가에 따른 수급대란이 우려됐던 낙농업계는 올해 생산량은 6%가 증가하고 판매량은 7~20%이상 감소했다. 유업체들은 앞다투어 가격할인행사를 진행하는 한편 우유 소비 확대에 힘써왔다.

그러나 소비침체는 쉽게 해소되지 않았으며 유업체들이 생산량 조절에 나섰다. 자금력이 탄탄한 메이저 유업체들도 오랜 소비둔화로 경영악화를 호소하고 나섰다.

또한 군소유업은 생존여부가 결부되기 때문에 체감하는 바는 메이저 유업들과 비교할수 없다. 군소유업들은 판매량이 떨어지면서 우유재고를 떠안은 채 판로를 찾으려 안간힘을 쏟고 있다. 쉽게 말해 부도를 내지 않기 위해서 자구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도저히 견디지 못해서 적자가 누적되면 부도처리를 하게 되는데 그러다보니 납유농가들에게는 어떤 것도 제공하지 못해주는 상황이다. 영남우유처럼.

이는 비단 영남우유의 문제만은 아니다. 군소유업들은 규모를 축소하거나 영남우유처럼 폐업을 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점점 더 다가오고 있다. 제2, 제3의 영남우유 사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영남우유 사태가 발생하면 이곳에 납유하는 농가들은 본의 아니게 납유처를 잃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들이 납유처를 잃고 새로운 납유처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현재 공급과잉상태의 낙농업계에서 이들을 받아 주는 곳을 찾기는 힘들다.

다행이도 영남우유 납유 농가 중 일부는 진흥회 쿼터를 매입해 진흥회로 편입했다. 진흥회도 생산량이 늘고 있는 가운데 판매 부진으로 유업체들의 계약물량은 지속적으로 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더 이상의 수용은 어렵다는 전망이다. 이처럼 납유처를 찾지 못하면 머지않아 농가도 폐업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당장 이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대책수립이 필요하다. 업계차원에서도 생산량 조절을 통한 수급조절이 필요하지만 정부차원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한 대비도 시급하다. 시장이 축소된 데는 개방화시대의 낙농 강대국들과의 FTA도 한몫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경쟁력이 다소 약한 영남우유 등 군소 유업들이 설자리를 잃고 있는 상황이므로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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