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 규 전국양돈조합장협의회장

 

전국양돈조합장들이 지난달 29일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면담하고 한돈산업 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을 건의했다. 대기업의 축산업 참여 제한, 낙후된 부산물 가공 선진화 대책, 협동조합 패커 육성을 위한 제도 개선 등에 대해 중점 피력했다. 한돈산업 주요 현안사항을 이영규 전국양돈조합장협의회장(도드람양돈농협 조합장)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짚어봤다.

- 최근 돼지고기 평균가격이 4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도축두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여름 폭염으로 인한 영향이다. 그러나 아직도 생산비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특히 하반기 돈가가 매우 낮을 것으로 전망되는데도 이렇다 할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답답할 따름이다.

 

- 장관 면담에서 협동조합 패커 육성을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협동조합형 패커 육성이 필요한 이유는.

패커는 크게 기업형과 협동조합형으로 나뉜다. 농가와 산업 모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협동조합형 패커가 확대돼야 한다. 기업은 철저하게 이윤을 추구한다. 경영자의 무능에 의한 것 등 시장 변화에 따라 농가나 국가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움직일 여지가 많다.

협동조합은 농가 중심의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이를 위해서는 선행돼야 할 사항들이 많다. 정부가 협동조합형 패커 육성 정책을 발표했다. 이러한 정책이 2~3년 전에만 시행됐어도 불황 극복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란 아쉬움이 있다.

 

- 협동조합형 패커 육성을 위한 해결 과제는.

협동조합형 패커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위생적인 LPC, HACCP 가공장, 전문 사료공장 등을 갖추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협동조합은 투자에 대한 제한이 많다. 총 투자가 자기자본을 상회할 수 없다. 1개 법인에 대해 자기자본의 20% 이내만 투자가 가능해 일반 기업에 비해 투자여건이 불리하다.

협동조합은 개인의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이 아니기 때문에 재투자 재원에 한계가 있다. 일반 기업들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투자여력이 적다.

 

- 기업형 패커와 비교하면 협동조합형 패커는 손발이 묶여 있는 상태인가.

그렇다. 그러나 다행히 정부가 협동조합형 패커를 적극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다. 기업형 패커는 이윤 추구가 우선되기 때문에 수급조절 기능을 감당할 수 없다.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는 협동조합형 패커만 가능하다.

 

- 낙후된 부산물 가공 선진화 대책은 무엇인가.

국내 도축장은 정육 처리시설 위생의 경우 선진국 수준이다. 그러나 부산물 가공 처리 시설은 후진적 형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동안 부산물에는 신경을 안 썼다.

국내산 부산물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가공시설의 위생 수준 개선 및 상품성 제고를 위한 초기 투자비용이 크게 소요된다.

국내산 부산물 가격이 외국산보다 싼 상황에도 공급시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대형소비처들은 위생적이며 일정한 품질의 부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줄 수 있다면 국내산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 도드람양돈농협에서 부산물 처리시설에 신규 투자했다.

부산물 위생 처리 시설을 갖추기 위해 10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 연말에 공사가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는 우리 조합에서 생산한 부산물은 위생적으로 처리해 시장에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부산물 소비를 위해 순대 프랜차이즈 사업도 준비 중에 있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정부는 지속적인 축산업 발전을 위한 농가보호를 위해 대기업의 축산업 참여를 제한해야 한다. 협동조합형 패커 육성과 부산물 가공 관련 체계적인 지원도 기대해본다.

생산과잉 구조 해결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전국의 한돈농가들도 모돈 10% 감축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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