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오산축협(이하 수원축산농협)이 조합의 명운을 걸고 추진 중인 에코팜랜드 사업의 핵심 축인 한우 번식우 개량 단지 사업이 한우농가들의 반발에 휩싸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농가들은 수원축산농협의 번식우 단지 사업을 2의 동부팜한농 유리온실 사업이라고 규정하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우협회는 지난 이사회에서 이를 정식 안건으로 채택, 대규모 사육이 현실화할 경우 집단행동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우농가들이 수원축산농협의 번식우 단지 조성 사업에 강력 반대하고 나선 데는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다. 현재 한우산업은 사육두수가 크게 늘어 만성적인 공급과잉으로 소 값과 송아지 값이 하락해 사료 값도 제대로 건지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가 농가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면서까지 두수 줄이기에 힘을 쏟고 있는데 협동조합이 나서 8400여두 규모의 대규모 농장 기반을 조성할 경우 농가들의 생존 기반을 약화시킬 게 뻔하다는 게 농가들의 주장이다. 무엇보다 수입 개방의 근본적 대응 방안으로 추진해온 규모화·대형화의 열매는 그리 달지 않고 대신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과 소규모 농가의 폐업 속출 등 만만치 않은 부작용을 경험하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수원축산농협의 번식우 개량단지 사업은 한우농가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과 사업 성격이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화옹간척지에 조성되는 이번 사업은 조합의 관할 지역인 수원, 화성, 오산의 급격한 도시화로 하루아침에 축산 기반을 잃게 된 농가들의 이전 부지로 활용될 전망이다. 경기도와 조합에 따르면 동탄 신도시 사업 추진으로 축산 현장에서 내몰린 화성 57개 조합원 중 24개 조합원을 비롯해 다수의 농가가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 지난 6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한우협회 경기도지회 임원들과 수원축산농협과 간담회에서 구경모 화성시 지부장은 급작스럽게 사육 현장에서 내몰린 조합원들에게 조합의 번식우 단지 사업은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있다.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니라 우리 입장을 이해해달라고 토로했다.

수원축산농협이 에코팜랜드의 핵심 사업으로 한우 번식우 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게 된 데는 한우의 친환경적 성격이 미래형 농축산관광단지에 가장 부합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모델로 조합은 환경 오염원, 공장식 사육 등 축산업의 부정적 이미지가 점철된 소비자들의 혐오감을 불식시키겠다는 복안도 세워 기대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좁은 국토에서 축산 농가들이 산업화·도시화로 설 땅이 줄고 있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 어떤 방법이 됐건 이들이 축산업을 지속적으로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은 또다른 희망이 아닐 수 없다. 수원축산농협은 이제 전국의 한우농가들에게 번식우 개량단지 사업에 대해 제대로 홍보하고 이해를 구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앞으로의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한우농가와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한우산업의 미래 대안으로 제대로자리매김해야 한다. ▶관련기사(http://www.chukkyung.co.kr/news/article.html?no=29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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