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수의사면허(ECFVG)를 취득한 어느 졸업생의 편지가 국내 수의과대학 교육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ECFVG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토플 등 영어 관련 시험과 국가 시험(NAVLE)에 합격한 후 지정된 미국의 수의과대학에서 1년간 임상 경험을 거쳐야 한다.

코넬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실습을 받게 된 이 졸업생은 한국에서 자신을 교육했던 수의과대학 교수에게 편지를 통해 한국 수의과대학에서 대동물 임상 교육이 미흡한 점을 지적했다.

졸업생은 편지에서 대동물 해부나 생리, 병리에서 중점적으로 배웠던 몇 가지 사항을 제외하고는 실제 임상 실습을 해보지 못해 현지에서의 교육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젖소 직장검사 실습의 경우 한국에서 실습시간에 두 번 해본 것이 전부였습니다. 이곳의 교수님들은 한국 출신들이 대동물 경험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임상실습을 직접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해주었습니다. 그러한 배려로 대동물 임상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게 됐고, 그에 대한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이곳에서 대동물 임상을 배우게 되니 수의사로서 부족한 부분이 많이 채워지는 것 같습니다. 이런 기회가 한국에서 졸업 전에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이 졸업생은 또한 미국의 수의과대학의 인턴·레지던트와 유사한 임상실습 시스템을 언급하며 이 같은 시스템이 국내 수의과대학 교육에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편지의 내용처럼 국내 수의과대학에서의 대동물 임상교육은 미흡한 실정이다. 또한 졸업 후에도 정상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기관이 부재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농축산부와 수의업계는 오랜 숙원사업인 산업동물임상교육연수원 관련 예산을 확보해 설립을 본격화했다.

연수원은 산업동물 임상에 진출하는 수의사와 수의과대 학생들에게 선진진료기술과 축산현장 적응 기회를 제공해 산업동물 전문수의사를 양성한다는 목적을 두고 있다.

아무쪼록 내년 말 준공될 산업동물임상교육연수원이 실효성을 거둬 축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산업동물 전문수의사가 풍족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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