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FTA가 진척되면서 한·, ·EU 등과의 FTA와 연계해 얼마나 많은 피해가 예상될 것인지에 관한 민간연구기관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에 따르면 생산 감소 등을 포함해 최소 702억원에서 최대 2670억원의 피해가 예상된다. 미국, EU, 중국과의 FTA가 동시에 발효될 경우 최대 11436억원이었다.

그러나 농림축산식품부나 정부 산하 연구기관에서는 중국과의 자유무역을 하게 되더라도 축산물의 경우는 악성 가축전염병의 상시 발생으로 국가 간 축산물 교역은 말처럼 쉽게 되지 않으리라는 판단이다.

지난해 11·FTA가 한돈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고서의 한국과 중국의 경쟁력 비교에 따르면 사육 마리수는 중국이 한국의 68, 돼지고기 생산량 66, 평균 도매가격은 60% 수준이고, 삼겹살 가격은 한국의 30%정도였다. 특히 삼겹살의 경우는 국내 냉동 삼겹살 가격과 비교했음에도 3배 이상 낮았다.

 

삼겹살 값 30% 이하

 

이같은 결과에 대해 정부의 한 관계자는 중국에 대한 연구 보고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중국의 통계를 믿기 어렵고, 얻을 수 있는 자료의 경우 대부분이 성()단위여서 평균을 낸다는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과장됐거나 크게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고 말했다.

게다가 중국의 경우 악성 가축전염병이 상재한 나라이고, 때문에 축산물 교역은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쉽게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한돈농가들을 안심시켰다. 정말 안심해도 되는 걸까?

중국의 양돈산업은 자국 내 축산업 중에서도 가장 활발하다. 돼지를 사육하는 것이 쉽게 현금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농업 생산액 중 축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36.1%인 데, 그 중의 절반 가까이 양돈업이 차지하고 있다.

동북 3성 등 청정화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구조를 조정하고, 규모화, 표준화, 기술집약형, 환경 친화형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용두기업(龍頭企業)을 중심으로 양돈산업을 주도해 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이 이렇게 하고 있는 것은 자국민에 대한 돼지고기 고품질화에 국한된 것일까? 대답은 절대 아니다이다. 중국이 한국과 자유무역협정을 하면서 지역화를 주장하지 않을까? 누구나 대답은 긍정이다. 협상은 상대방이 있다. 우리가 자동차 수출 등을 원하면 저들이 원하는 다른 어떤 것을 내줘야 한다. 그것이 협상이다.

 

하나 원하면 둘 줄 수도

 

양돈 뿐만이 아니다. 한우의 경우까지 접목해 보면 걱정을 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다. 중국과 일본과의 FTA에서 한우와 경쟁되는 것은 일본의 와규(和牛) . 와규는 1976년 최초로 미국에 수출된 이후 캐나다, 아르헨티나, 호주, 중국,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 등 EU 회원국을 포함해 거의 전 세계로 보급됐다.

그 결과 와규는 일본에서 수입되는 것이 아니라 호주산으로 국내에 수입돼 한우와 경쟁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중국을 통해 수입도 가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인의 식생활 패턴, 한우와 와규의 육질 유사성, 마블링을 선호하는 기호성 때문에 그렇고, 중국이 호주산 와규 정액과 중국 황우(黃牛)를 이용한 고급육 생산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중국의 산둥반도를 중심으로 한 호주산 와규정액을 이용한 3원교잡 방식의 흑우생산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데, 그 가운데 중국 최고급 쇠고기 브랜드인 설룡흑우(雪龍黑牛)는 육질면에서 매우 위협적이라는 평가이다. 2011년부터 까르푸를 포함한 다국적 유통업체들이 이를 취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늘 파동잊지 말아야

 

·FTA를 추진하면서 축산농가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말은 믿을 수 없다. 중국과의 교역엔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한다고 해도 쉽게 반복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1999년 마늘사건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199911월 중국산 마늘 수입에 국내산 마늘농가의 피해가 크자 세계무역기구(WTO)협정에 따른 조치로 중국산 마늘에 대해 당시 관세율 30%285%로 올리는 긴급관세를 부과했다. 이듬해 6월 최종 세이프가드 조치를 발동했다.

그러자 중국은 곧바로 한국이 수출하는 폴리에틸렌과 휴대폰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맞대응했다. 결국 협상 끝에 3년 간 저율관세로 최소시장접근물량(MMA)과 민간 쿼터 물량을 수입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중국이 민간쿼터 미소진 물량을 구입하라며 또 수입 중단 압력을 행사하면서 정부와 수출업계가 공동으로 구매하는 선에서 타결됐다. 물론 이 시점에서 농림부 등 일부 부처는 세이프가드 해제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지만 이미 농림부의 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었다.

세계 경제 넘버 2로 올라선 중국을 왜 우리만 무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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