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가산정체계 논의가 결론을 내지 못하고 몇 달째 표류하고 있어 지지부진하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기초사항에 합의하며 급물살을 탔던 터라 최종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결론을 내는데 유독 오래 걸리는 낙농산업의 고질병이 되살아난다는 지탄을 받고 있다.

실제로 원유가 산정체계 개선을 위한 논의는 2009년부터 시작해 FMD·농가 반대·기본유대 협상 난항 등이 얽혀 2년 간 표류된 상황에 지난 해 말 다시 논의가 재개 됐으나 결국 결론을 내지 못하고 파국으로 치달아 세부사항 논의를 위한 소위를 급히 결성했다.

신관우 충북낙협 조합장을 위원장으로 구성된 소위원회는 두 달 안에 합의점을 도출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시작했지만 결국에는 기간 내 합의사항을 도출하지 못하고 자연스레 활동기한은 연장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속된 말로 늘 그래 왔듯이 산으로 가는 거 아니겠냐는 푸념 섞인 말들도 나돌았다. 생산자와 수요자 즉 이해 당사자인 양자가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에 지지부진한 논의가 계속되는 것, 혹은 상호간에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팽배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정부는 칼을 빼들었다. 정부는 소위원회에서 논의한 사항을 항목별로 정리해 합의를 도출해나갈 것을 주문했다.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접근해 결과를 도출해 나가자는 제안이다. 여기에 합의를 도출한 기초 사항에 대해 양측의 합의서를 작성할 것도 주문했다.

합의 사항을 지켜나가기 위한 상호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물타기로 시간을 벌라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결론을 도출해 내라는 속뜻이 숨어 있다. 합의라는 것은 양자간의 양보로 이뤄지는 것이지만 이번 결론은 합의만으로 해결될 것이 아니다. 시대에 맞고 소비자가 요구하는 원유산정체계가 필요한 상황이다.

눈앞의 이익을 보는 결론은 곤란하다. 낙농산업을 위하고 미래를 보는 제대로 된 원유산정체계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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