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꿀 재고량이 넘쳐나고 있다. 지난해 벌꿀 작황이 좋아 생산량이 평년에 비해 1.5배 증가했지만 벌꿀 소비량은 평년대비 감소했기 때문이다.

당초 지난해 봄 이상기후로 인한 꽃의 전국적 동시 개화와 낭충봉아부패병의 만연 등 벌꿀 작황이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꽃이 피어있는 기간이 예상외로 길어 벌꿀 수확량은 오히려 늘었다.

한국양봉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벌꿀 생산량(꿀벌 100군 이상 전업농가 집계)은 서양벌 벌꿀이 2011년 보다 28% 늘어난 26423, 토종벌 벌꿀이 전년대비 150% 증가한 504톤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내 벌꿀의 5~10%를 수매하고 있는 한국양봉농협도 불어난 벌꿀 수매량을 감당하느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양봉농협의 벌꿀 수매량은 2010989톤 수준이었지만 20111380, 2012년에는 평년의 3배에 가까운 2357톤으로 늘었다.

수매량이 급증했지만 판매량은 줄어드는 추세다. 실제로 경기불안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양봉농협의 지난해 판매사업 실적은 전년대비 50% 감소해 벌꿀 재고량은 쌓여만 가고 있다.

문제는 올해 또한 벌꿀 작황이 좋을 것으로 예상돼 생산량 증가에 따른 벌꿀 재고량이 사상최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양봉 전문가들은 유난히 추웠던 지난겨울 날씨로 인해 해충이 줄었고 이와 함께 많이 쌓인 눈이 녹으면서 초봄 토양의 수분이 많아 밀원수의 성장이 빠르고 개화가 양호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벌꿀 작황이 평년 수준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다.

재고량 누적은 결국 양봉농가의 경영 악화로 이어지게 된다. 이 같은 실정에 따라 양봉협회와 농협은 벌꿀 소비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벌꿀 소비는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양봉농가들은 정부가 나서 벌꿀 수매를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수수방관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정부 지원정책에서 상대적으로 홀대 받고 있는 양봉인들의 목소리에 정부가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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