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리부동(表裏不同)’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다. 주로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이나 행동에 빗대어 사용한다.

최근 정부는 동물약사(藥事) 업무 발전을 위한 소통 강화 방안을 마련해 발표한 바 있다. 말 그대로 민원인인 동물용의약품 업계와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표명한 것이다.

이 소통강화 방안의 주요 골자는 인터넷 카페를 활용한 온라인 소통강화’, 협의회 구성·운영을 통한 쌍방향 소통강화’, 민원인을 직접 찾아가는 현장 소통강화’, 민관 합동 워크숍 개최를 통한 함께하는 소통강화.

소통 강화로 동물약사 관련제도를 합리적으로 운용해 동물용의약품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는 취지다.

그런데 이 소통 강화 방안이 시행 초기부터 말과 행동이 다른 표리부동의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가 나서 밑그림은 그렸지만 이에 대한 정부의 예산 계획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소통 강화 방안 중 5월로 계획된 고객만족을 위한 민·관 합동워크숍은 민원제도 및 품질관리 기술 개선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는 목적으로 한국동물약품협회와 정부 당국이 공동으로 개최키로 계획됐다.

그러나 워크숍 개최 비용 전액을 한국동물약품협회에서 부담하게 됐다. 정부 당국은 애초부터 예산 편성에 대한 계획조차 수립하지 않은 채 소통 강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말과 행동이 다른 행정이라는 오명을 사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워크숍 개최를 위한 정부의 예산 지원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물용의약품 산업은 축산업 위축 및 규제강화 등으로 장기적인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업계의 자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수시장 매출은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정부의 배려가 없이는 불황 타개 및 건전한 발전을 이뤄낼 수 없는 실정이다.

정부 당국이 동물용의약품 업계와 협력을 강화한다는 소통강화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표리일체(表裏一體)’의 행정을 보여야 할 것이다. 신뢰는 말과 행동이 함께 할 때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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