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섬유질배합사료 제조 시 주의 사항

 
우리는 최근 몇 년간의 ‘고곡물가 파동’을 겪으면서 거의 모든 축종의 축산농가가 공통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특히 한우농가는 한우고기 가격 하락으로 지금 이중고를 겪고 있다.
앞으로도 지구온난화에 따른 곡물 작황부진, 중국 등 신흥국의 육류 소비량 증가에 따른 사료곡물 수요량 증가, 선진국의 바이오연료 사용 권장에 따른 곡물의 대체수요 증가, 주요 수출국의 곡물수출 규제 등으로 가축 사료에 쓰이는 곡물가격은 강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배합사료 원료의 96%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국제 곡물가의 상승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축산농가가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서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지난 10여 년 동안 농산부산물을 활용하여 한우 사료를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 실용화함으로써 사료비 절감에 기여해 왔다.
또 농축산 부산물의 자원화를 위해 국가 단위의 이용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는 한편 개발된 기술을 신속히 농업현장에 보급하기 위해 지자체 및 각 지역의 유관 기관, 산업체 등과 연계하여 지역별로 농산 부산물의 자원순환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 양평 개군한우 브랜드 경영 주체, 전북 장수군, 경기도 광주시 자연채한우 브랜드 경영주체, 경북 봉화군 등과 기술지원 협약을 체결, 농산부산물을 한우사료로 활용하기 위한 품질관리 기술 및 사양관리 기술을 보급하고 있다.
또한 농산부산물을 활용하여 자가 배합하는 한우농가를 대상으로 한우 섬유질배합사료 품질관리 기술교육을 매년 실시,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부산물 활용 한우 섬유질배합사료 거점농장을 도별로 선정해 기술 지도를 집중적으로 실시함으로써 주변 농가들에게도 기술이 전파·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축산농가가 농산부산물의 영양소 함량이나 한우의 성장기에 따라 필요한 영양소 요구량에 대한 고려 없이 부산물 사료를 섞어 가축에게 급이함으로써 사료비 절감 효과보다는 정상적인 발육 부진이나 질병 발생으로 인한 부작용과 피해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 대표적인 부작용 몇 가지를 피해 예방과 최소화 의도로 여기서 언급하고자 한다. 한우는 성장단계에 따라서 필요로 하는 영양소가 다르기 때문에 비육의 경우에는 최소한 세 단계로 사육단계를 나누어 사료배합을 해야 한다.
육성기에는 단백질의 공급이 중요하고 비육기에는 근내지방도를 높이기 위하여 에너지의 공급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일부 농가의 경우는 사료를 따로 배합하기가 번거로워서 하나로 만들어 육성기부터 비육기까지 같은 사료를 만들어 먹이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는 한우가 육성기에 조기 비육이 되어 후반기 성장에 문제가 생기게 되는 부작용이 따른다.
농산부산물의 과다 사용으로 옥수수와 같은 곡류 에너지 사료의 배합을 지나치게 줄임으로써 성장기 후반에 한우의 비육에 문제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현장에서 한우 섬유질배합사료의 문제점으로 증체가 부진하다는 증언과 지적이 많은데, 이는 지나치게 부산물사료 위주로 사육하는 데에서 기인한다.
강피류나 깻묵과 같이 칼슘에 비해 인의 함량이 높은 원료의 과다 공급으로 인해 요결석이 발생, 가족처럼 키워 온 한우가 갑자기 폐사하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미강의 경우는 사료배합 시 10% 이하로 섞어 주어야 하고 인의 함량이 칼슘의 함량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안전하다.
비타민제재를 공급하지 않아 비타민 A 결핍 현상이 심화, 장님소가 되거나 요결석을 초래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는 만큼 사료배합 시 비타민제 첨가를 잊지 말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비타민 A의 함량이 백만 IU인 경우 육성기에는 사료의 0.3%, 비육전기 이후로엔 0.15% 정도를 사료에 섞어서 급여를 하면 건강하고 육질이 좋은 한우고기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농촌진흥청은 한우농가에서 주변의 농산부산물을 활용하여 사료배합을 할 때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한우 사양 표준 프로그램’을 개발, 국립축산과학원 홈페이지(www.nias.go.kr)에 올려놓았으며 프로그램 활용 교육용 동영상도 제작, 첨부해 게시해놓았다.
한우 경쟁력 제고는 사료비 절감, 출하체중 상승과 육질 등급 개선이 핵심이라고 본다. 농산부산물을 활용, 한우 섬유질배합사료를 제조하는 방식은 축산농가 입장에서 가장 현실적이며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점을 특별히 강조하고 싶다.
국립축산과학원 연구진은 농산부산물을 활용하는 한우 섬유질배합사료 제조기술이 축산현장에서 널리 활용되어 우리나라 한우산업 발전에 일조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축산농가 사료비 부담 경감에 초점을 맞춘 연구와 기술 개발에 매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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