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식 (주)중앙백신연구소 기획/마케팅본부장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이하 PRRS)은 대부분 국가의 양돈산업에 규모나 생산시스템과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엄청나게 큰 경제적인 피해를 안겨다 주고 있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그 피해는 해마다 증가해 미국의 경우 돼지의 폐사와 생산성감소로 인한 피해가 연간 최소 5조 2000억원(2006년 9월 미네소타주 양돈협회 보도자료)에 달한다고 한다.
1986년 미국에서 처음 발생이 보고 된 이래, PRRS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뤄져 왔고 감염 예방, 경제적 피해 감소, 농장에서의 박멸을 위해 백신의 사용을 포함한 다양한 대책들이 고안되고 적용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PRRS는 양돈선진국인 미국을 비롯해 우리나라와 중국 및 아시아 대부분의 국가에서 최고의 고질적 돼지바이러스성 질병이다. 오히려 근래에 와서는 바이러스감염피해가 더욱 확대되고 다른 병원체(PCV2, 글래써씨병, 흉막폐렴 등)와의 복합감염에 의한 질병피해가 증가되고 있다.

■PRRS바이러스 올바른 이해

PRRS바이러스는 일반적인 돼지질병바이러스와는 전혀 다른 아주 독특한 특징이 있다.
PRRS바이러스의 특징은 바이러스가 돼지를 통과 할 때마다 변이될 수 있고, 한 농장에서도 다른 PRRS바이러스가 존재하고 계속 변이하며 돈군을 순환한다. 자돈구간의 백신접종에도 불구하고 육성돈에서 거의 100%가 감염될 정도로 그 어떤 백신도 모든 PRRS바이러스를 방어할 수 없다.
또한 감염 후 방어와 관련된 면역반응에 4주 이상 소요되며 면역이 형성된 뒤에도 이미 감염된 바이러스가 제거되지 않고 최장 5개월까지도 지속적인 감염과 바이러스의 배출이 계속될 수 있다.

■대책의 목표는 박멸

PRRS 바이러스는 농장 내에서 새로운 변이주로 변해서 계속적으로 재감염을 되풀이한다. 돈군 혹은 단일 양돈장에서 소위 말하는 ‘PRRS의 안정화’라는 것은 농장에서 유행하고 있는 바이러스가 박멸에 이르지 않는 한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고 피해가 지속되고 있는 일시적인 개념이다.
실제 번식돈군의 안정화의 유지는 불안정하며 여전히 자돈기, 육성기 및 비육초기 구간의 계속된 바이러스의 순환에 따라 질병피해가 계속되기 때문에 PRRS대책의 목표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드시 ‘박멸’ 또는 ‘근절’이라는 목표를 염두에 두고 단계적인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박멸로의 길은 매우 길고 험난하고 비용과 노력이 많이 소요될 것이기 때문에 바람직하고 효과적인 대책의 수립을 위해서는 가능한 많은 양돈가들과 현장양돈수의사이 주도하고 합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업적인 논리나 미묘한 입장들이 끼어들지 않은, 현장종사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주도가 있어야만 PRRS에 대한 효과적인 대책수립을 위한 결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멸로의 첫 걸음

박멸로의 첫 걸음은 현장 양돈가들과 양돈수의사들의 적극적인 참여, 인내와 노력이다.
그리고 박멸의 노력이 일반 양돈장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종돈장의 박멸선행이 전제되어져야 할 것이다.
안심하고 PRRS바이러스를 보균하고 있지 않은 후보돈을 도입할 수 있는 여건이 돼야 일반 농장의 박멸노력이 보호돼 진척될 수 있다. 종돈장의 박멸에만도 본격적인 노력이 진행된다 해도 상당한 기간(5년 혹은 10년 이후)이후에야 달성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어느 한 수단만으로 PRRS와 같은 복합적이고 고질적인 질병이 하룻밤 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가져서는 안된다.

■사독백신의 활용

지금까지의 어떤 백신도 농장에 있는 모든 PRRS바이러스를 막아주지는 못한다. 또한 백신접종만으로 농장 내에서 유행하는 PRRS바이러스를 제거시킬 수 없다. 백신은 완전히 동일한 바이러스나 변이가 적은 일부의 바이러스에 대해서만 효과적인 방어를 보인다.
다른 돼지 바이러스성 질병들과 달리 PRRS의 경우 끊임없이 야외 PRRS바이러스가 농장 내에서 순환하며 다양한 수준의 질병피해를 지속시키고 새로운 변이주의 바이러스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PRRS에 대한 진정한 피해감소 혹은 예방을 목표로 한다면 박멸을 선택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생독백신의 사용은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사독백신 역시 PRRS바이러스에 대해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완전한 방어효과를 제공할 수는 없다.
다만, 사독백신은 죽인 바이러스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변이주의 발생가능성이 없어 안전하고 자돈 및 육성기 야외 바이러스의 감염시기를 늦춰줘 호흡기 증상을 포함한 임상증상을 현저하게 줄여줘 질병피해를 감소시켜줄 수 있으며 번식돈군의 안정화 유지를 도와 각 종 번식장애를 감소시키고 다양한 양돈생산성 지수를 향상시켜 준다.
야외 PRRS바이러스의 감염이나 생독백신의 접종 후에는 IDEXX ELISA키트를 사용한 항체검사에서 뚜렷한 항체역가(여기서 검출되는 항체는 야외바이러스에 대해 방어력을 주지 못하는 항체이다.)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감염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사독백신의 경우 접종 후 PRRS방어와 관련한 특이중화항체를 생독백신보다 훨씬 빨리 강력하게 형성시키는 반면, IDEXX ELISA키트를 사용한 항체검사에서는 거의 음성의 반응을 보여주기 때문에 야외감염을 분별해 진단할 수 있으므로 박멸과정을 수행하는 데에도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