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

 
우리 축산업계와 축산관련 연구기관들은 지난 1월 구제역 발병이후 긴장과 우려의 연속선상에 메여있다.
구제역 확산의 모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노력이 수반돼 투입되는 인력과 비용은 날로 증가되고 있다. 만약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진입도로를 막고 차단방역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우리농가가 막을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우선 답은 ‘가능하다’이다.
그 해법은 축산농가 스스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엄격하게 지키는 것이다. 먼저 축산농가가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기록관리이다. 사육하고 있는 개체에 대해 상세한 혈통과 이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혈통이 있는 개체는 목장을 경영하는 사람의 자부심이며 우수한 품질의 축산물을 생산하는 근거가 되고 경쟁력이 된다.
또한 개체의 능력과 이력을 축적하면 질병에 강한 개체를 선발해 낼 수 있고 생산비를 저감할 수 있는 척도를 만들 수 있어 목장경영의 수준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어디서 어떤 가축을 입식하여 사육하는지, 어떤 사료를 어디서 구입해서 얼마만큼 급여하였는지, 예방접종과 기생충구제 및 치료는 언제 어떻게 누가 처치하였는지, 출입차단방역은 얼마나 실시하고 있는지, 축사소독과 개체에 대한 관찰은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는지, 축사 출입자에 대한 경계와 기록은 유지하고 있는지, 축사별, 그룹별 분리사육은 적절한 밀도를 유지하고 있는지, 깨끗한 물이 잘 공급되고 환기와 통풍 그리고 채광은 좋은지, 사육자의 위생관념과 축산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기 위한 교육은 하고 있는지 등등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기록해야 한다. 그 기록을 근거로 축산경영 및 환경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축산은 한 순간에 승부를 내는 사업이 아니다. 넓고 깊은 저수지를 구축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계속 규모를 늘리고 선진화해야 하려는 인내와 투자가 이뤄질 때 사업은 견실해 지는 것이다.
축산농가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은 함부로 위험지역에 자신을 노출시키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스스로도 위험에 빠질 수 있지만 주변농가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 우선 구제역이 발생한 나라는 가지 말아야 한다.
특히 발생지역은 근처라도 가서는 안 된다. 공기로도 전염되는 상황에서 접근도 결코 피해야 한다. 흔히 친구들이나 이웃들끼리 친목을 도모하기 위하여 간혹 국외여행을 계획하고 다녀오는 경우가 있는 데 자신의 입장과 처지를 설명하고 설득하여 발생국으로 여행은 삼가야 한다.
혹여 모르고 다녀온 경우에는 공항에서 나온 후 곧바로 축사에 들어가지 말고 일주일 이상 안전한 장소에서 체류하고 있다가 조심스럽게 접촉이 이뤄져야 한다. 스스로 자신이 이뤄놓은 사업장을 망칠 수도 있다는 경계심을 놓아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덧붙여 축산농가의 축사 안과 현장에는 함부로 들어가지 않는 축산예절을 서로 지켜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스스로도 해야 할 것을 지켜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서로 독려해서 슬기롭고 경제적으로 좋은 품질의 축산물을 생산하여 국민에게 사랑받는 축산인들이 되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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