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총력 경주로 구제역 근절해야”

 
취임 1주년을 맞은 배상호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장은 최근 구제역 현장점검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배 본부장은 지난 1월, 포천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이래 최근 충주 발생지역까지 구제역 발생 전지역의 방역현장을 꼼꼼히 살폈고 이와 병행해 춘천, 청주·아산, 전주, 전남 광주, 경남 김해 등 구제역 비발생지역 방역현장 점검에도 철저를 기하고 있다. 수시로 진행되는 구제역과 관련된 긴급회의에서 제시할 각종 방역대책 및 정책제안을 위한 자료 및 정보 수집 등 사전 준비에도 밤낮으로 여념이 없는 배 본부장.
그에게는 지나 온 1년을 돌아볼 겨를조차 없다. 최근 그의 모든 일상은 당면과제인 구제역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방역본부의 수장으로서 구제역 발생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배 본부장을 만나 최근 구제역 발생과 관련된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 구제역은 어떤 질병인가.
▲구제역은 소, 돼지, 양, 사슴 등 우제류에서 고열과 입, 혀, 유두, 발굽사이에 수포, 궤양 형성이 특징이며 전파가 빠르고 심하게 앓거나 폐사하는 급성 바이러스성 제1종 가축전염병이다. 병인체는 피코나바이러스로 외피막이 없는 작은 입자의 RNA바이러스다.
상호교차 방어가 되지 않는 O, A, C, Asi1, SAT1, SAT2, SAT3 등 7종류의 혈청형이 있으며 자외선과 상대습도 60%이하에서 생존력이 떨어진다.
감염동물의 수포액, 침, 유즙, 정액 및 분변 등에 의한 직접접촉전염과 발생지역내 사람, 차량, 의복, 사료, 기구 등에 의한 간접접촉전염외에도 오염된 식품과 부산물 등 축산물을 통해서도 전염된다. 잠복기간이 2~14일로 짧으며 치료방법이 없고 예방이 최우선이다. 증상 발생 시 즉시 신고해 감별진단 등 병성감정을 실시해야 한다.
예방에는 불활화 백신을 사용하며 발생 시 혈청형에 따른 예방약의 신속생산 조달을 위해 메리알사와 인터벳사에서 항원을 비축하고 있지만 백신 사용으로 구제역 근절이 쉽지 않고 부정적인 시각이 커 사용을 권장하지 않고 있다.

― 가축방역 추진상의 문제점 및 대책은.
▲동북아국가 등 주변국에서 구제역·돼지열병 등의 지속적인 발생으로 악성전염병 병원체의 유입기회가 상존해 있지만 이들 국가의 질병정보가 부재한 상황에서 인적·물적교류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또한 농식품부와 지자체의 방역행정조직 이원화, 축산물작업장에서 가축질병 검색 및 발생농장 추적의 어려움, 야생조류 및 철새 등에 대한 방역대책 미비 등을 방역추진상의 문제점으로 꼽을 수 있다.
이에 따른 대책으로는 중국, 북한 등 인접국의 질병정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및 분석, 중앙집권체제로의 방역행정 조직 일원화, 질병이력추진체제 및 피드백 적극 실시, 도계장의 자체검사원·검사사보조원의 질병위생검사 기능 강화, 야생동물에 대한 방역대책 강화 등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 한·일 양국 구제역 사례를 비교한다면.
▲2000년도의 경우 한국에서는 3월24일~4월15일까지 3개도 6개 시·군에서 사육되던 소에서 O형이 15건 발생해 총 2216두를 살처분 했다. 동년 일본에서는 3월25일~5월11일까지 2개현 3개 시·정 소에서 O형이 4건 발생해 총 740두를 살처분 했다. 2002년에는 한국에서 5월2일~6월23일까지 2개도 4개 시·군에서 O형이 돼지 15건, 소 1건이 발생해 총 16만 155두를 살처분 했다.
2010년의 경우(5월 14일 집계) 한국에서는 1월2일~29일까지 1개도 2개 시·군 소에서 A형이 6건 발생해 5956두를 살처분 했으며 4월8일~5월3일까지 4개도 4개 시·군 소, 돼지에서 O형이 각각 6건(소), 4건(돼지)이 발생해 4만9131두를 살처분 했다.
2010년 일본의 경우 4월20일~5월13일까지 1개 현 3개 시·정에서 O형이 86건이 발생해 총 8만257두를 살처분 했다.

― 방역본부의 구제역방역대책 추진상황은.
▲중앙본부와 8개도본부, 제주출장소에 구제역 상황실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초동방역팀은 포천·연천의 경우 23회 83명, 인천강화·김포에는 27회 91개팀 124명, 충주에는 11회 57개팀 71명, 청양에는 13회 60개팀 78명을 운영하고 있다.
행정·소독 인력지원은 구제역 방역대책본부(포천·연천 129명, 인천·강화 34명, 김포 24명, 충주 25명, 청양 22명), 출입자 소독기 설치운영(포천·연천 121명, 인천·강화 65명, 김포 76명, 충주 50명, 청양 26명), 시료채취 지원(포천·연천 95명), 광역차량 소독(인천·강화 8명, 충주 36명) 등에 최대한 인력을 확보, 지원하고 있다.
특히 강화와 초지대교에 차량용소독기 4개조, 충주 발생농장 인근 주요 이동통제소 3개소를 전담 설치 운영하고 있으며 이동통제초소 소독시설 운영 실태도 점검하고 있다.
이외에도 구제역 발생관련 포천·연천지역에 4만2790호, 강화·김포·충주·청양지역 역학 등 관련 농가 2만7519호, 일반농가 3만9627호에 대해 전화예찰을 실시하고 있으며 정기간행물과 방역홍보물을 통해 방역요령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 이번 구제역 발생과 관련 반성할 점은.
▲검역원에서 발표한 구제역 역학조사 결과 포천지역의 경우 외국인 고용자에 의해 유입돼 진료, 모임, 방역종사 후 자가 사육농가의 당일 사료급여 등으로 전파됐으며 이 후 강화 지역의 경우는 축주를 통해 유입돼 사료운송 차량, 인공수정, 모임, 대인소독기 운반, 동물약품판매점 오염 등에 의해 김포, 충주, 청양으로 전파된 것으로 잠정 결론 났다.
이 같은 역학조사 결과에서 보듯이 사람들의 방역의식 부재가 큰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안이한 방역의식이 국가 전체를 위기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며 가축사육 농가를 비롯해 사료공장, 도축장 등 축산관련시설은 집중 소독과 차단 방역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향후 구제역 근절을 위해 신속한 질병발생 신고, 정확한 병성감정 및 진단, 방역지대 설정 및 철저한 이동통제, 과감한 살처분 및 소각·매몰 등 철저한 방역 체계를 구축하면서 농가에 대한 피해보상금 지급 및 사후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