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경제신문 회장

대선을 앞두고 눈에 띄게 활발해지고 있는 정치인들의 행보가 황금돼지의 해 벽두(5일)에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개최된 농업인 신년인사회장에도 이어졌다.
낯익은 몇몇 정치인들이 참석, 자리를 빛내고 농축산인들에 대한 새해 인사말에 덕담을 곁들임으로써 올해가 대선이 치러지는 해임을 실감케 했다.
여야의 각 정당은 사실상 대선 체제에 돌입했고 물망에 올라 있는 대선주자들의 행보가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후보 경선 방식과 시기 등을 놓고 당내에서, 각 대선주자캠프 간에 논란과 신경전이 첨예한 양상을 띠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선에서도 대선주자들과 대선주자캠프 면면들의 ‘農心잡기’는 활발할 것으로 예견된다. 농업인, 농어촌, 농수축산업관련 공약들이 벌써부터 다듬어져 구체화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어떤 공약들을 제시하고 풀어놓을지 기대되면서도 걱정스럽다.
이번 대선에서는 제발 현실성과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는 공약을 제발 남발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농어업인 표를 의식, 우선 農心을 잡고보자는 발상으로 뒷감당은 생각지 않고 ‘장미 빛 청사진’을 마구 찍어내 경쟁적으로 제시함으로써 결국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 판치는 선거 판을 재연하지 말 것을 강조하고 갈망한다.
농축산물시장 개방 확대와 FTA체결 협상 확대 추진 등으로 누구도 존립과 지속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는 국면을 맞고 있는 우리 농축산인들의 정치의식과 정치인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예전과 몰라보게 달라졌다.
정부와 정당, 정치인들에게 “농축산업, 농어촌의 중요성과 현실 직시와 함께 경기 침체로 문을 닫은 중소기업과 취업을 못해 낙담한 젊은이들에게 얼마나 절실한 것인가를 물어보라”는 질문을 거침없이 던질 만큼 성숙했고 국가경제의 현실상황을 피부로 실감하며 나라의 미래를 내다보고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우리 농축산인들에게 지키지 못할 공약 남발은 표를 얻는 게 아니라 되레 잃는 결과를 자초하게 될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정국의 기류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정치판에서 또다시 이합집산, 여기에 ‘정치철새’들의 움직임까지 더해지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
선거철만 되면 나타나는 ‘정치철새’들의 행보와 비상. 헤쳐모이기를 반복하고 노선과 입장을 달리해 등을 돌리고 국민들 앞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싸움을 벌였던 관계를 하룻밤 사이에 청산하고 스스럼없이 동지가 되어 손을 맞잡는 ‘정치철새’들을 조류인플루엔자(AI) 전파 매개체로 규명된 철새에 비유하면 지나칠까.
국내 닭, 오리 등 가금류산업계에 심대한 타격을 미치고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끼친 AI의 전파 매개체가 국경 없이 넘나드는 철새들임이 최근 외국 검사기관의 분변 검사결과를 통해 밝혀져 철새들에 대한 우리 축산인들의 감정은 더욱 예민해졌고 원망스러워졌다.
이러한 정서에 ‘정치철새’들의 움직임과 이합집산은 긍정적으로 비춰질리 만무다. 우리 농축산인들이 대선을 앞두고 던져야할 질문은 “올해 대선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가 아니다. “올해 대선에서 우리 농축산인들은 무엇을 기대하고 원해야 할까요?”다. 더 구체적으로는 “우리가 갈망하는 바를 경청하고 우리의 가슴을 답답하지 않게 국정을 이끌고 국가를 경영할 인물은 누구일까요?”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는 반드시 어떤 인물이 농수축산업과 농어촌의 현실을 직시하고 농어업인과 나라경제가 당면한 과제들을 타개해 나가고 국리민복을 위해 헌신할 것인가를 철저히 검증,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한다.
오늘날 국민 1인당 소득이 3만 달러가 넘는 선진국들은 2만 달러의 벽을 넘기 위해 공통적으로 시련을 겪었지만 하나같이 이를 극복했었다. 이들 선진국들이 ‘마의 2만 달러 벽’을 넘는데 가장 큰 장애물은 정치·사회적 갈등 해결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국민 1인당 소득 2만 달러시대 진입을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는 지금 정치·사회적으로 갈등을 심하게 겪고 있다. 이를 해결하는데 우리 농축산인들도 마땅히 한 몫을 해야 한다. 대선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은 그 몫의 일환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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