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산 수입 현황 및 대응 방안Ⅲ… 한돈]
[외국산 수입 현황 및 대응 방안Ⅲ… 한돈]
  • 한정희 기자
  • 승인 2023.09.15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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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소비 확대·수출 활성화 선결 과제

외국산 공격적 마케팅 전개
가격·품질·안전·친환경 강조
온라인·배달·소셜 커머스 등
맞춤형 전략 국내 시장 잠식

1인당 소비량 꾸준 증가 속
국산 자급률 매년 하락 추세
수입, 삼겸살 집중 약 17만톤
물가 안정 빌미 무관세 진행

잦은 질병 수출 전망은 흐림
늘어가는 규제·높은 인건비
생산비 낮추는 일 쉽지 않아
그럼에도 수출 노력 차츰 빛봐
돼지고기 가공공장 내부 전경. 어려운 때일수록 수출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돼지고기 가공공장 내부 전경. 어려운 때일수록 수출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축산경제신문 한정희 기자] 외국산 축산물이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가격, 품질, 안전성, 친환경 등을 강조하고, 온라인 판매, 배달 서비스, 소셜 커머스, 모바일 앱 등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정기적인 소비자 선호도 조사, 시장 동향 분석에 기초한 맞춤형 마케팅 전략 등을 통해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며 국내 소비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대형 화물선 같은 외국산 축산물 업체와 돛단배 같은 한돈산업이, 출렁이는 파도 속에서 함께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지속 가능한 한돈산업을 위한 필수 사항으로 안정적인 국내 소비 확대와 수출 활성화를 강조한다. 

 

# 돼지고기 유통 현황

우리나라 연간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을 살펴보면 △2015년 22.80kg △2016년 24.10kg △2017년 24.50kg △2018년 27kg △2019년 28kg △2020년 26kg △2021년 27.60kg △2022년 28.5kg으로 꾸준하게 증가했다.

또 돼지고기 자급률 변화를 살펴보면 △2015년 72.6% △2016년 71.8% △2017년 70.4% △2018년 69.5% △2019년 72.0% △2020년 74.1% △2021년 75.1% △2022년 73.2%로 집계됐다. 

돼지고기 소비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자급률은 등락이 반복되는 양상이다. 가장 최근인 2022년에도 돼지고기 소비량은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자급률은 하락했다. 이는 외국산 돼지고기의 국내 소비량 증가를 의미한다. 1990년 우리나라 돼지고기 자급률이 100.3%였던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돼지고기 수입국 비중은 △미국 36% △스페인 20% △네덜란드 9% △오스트리아 7% △칠레 7% △캐나다 7% △덴마크 5% △프랑스 3% △멕시코 2% △아일랜드 2% △기타 3% 순이다. 

가장 많이 수입하는 부위는 삼겹살로, 2021년 기준 16만 6284톤(50%)을 수입했다. 다음으로 △앞다릿살 10만 4100톤(31%) △목심 4만 5471톤(14%) △등심 1만 1043톤(3%) 순으로 나타났다. 갈비(2%), 뒷다리, 안심 등은 거의 없는 수준이다. 올해 돼지고기 수입량은 농식품부의 할당 관세 추천 진행으로 꾸준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 한돈 수출 현황

한돈의 수출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수출 저조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빈번한 가축전염병 발생으로 인한 교역국과의 수출 중단이고, 그 외에도 높은 생산비로 인한 수출 경쟁력 약화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돈산업은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돼지 전염병 청정국으로 만든 이후 수출에 박차를 가하는 것을 목표로 많은 노력과 희생을 감수해 왔다. 이를 위해 모두가 합심해 열심히 달려왔음에도 단기간에 전염병을 완전히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특히 수년 이내에 ASF가 청정화될 가능성 또한 묘연한 상황이다. 

한정된 대지와 늘어가는 규제, 높은 인건비 등 복합적인 이유로 생산비를 낮추는 일도 쉽지 않다. 

이제는 현재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돼지고기 및 관련 제품을 수출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할 때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돼지고기 수출 현황을 살펴보면, 구제역 발생 이전인 1999년에는 돼지고기 수출로 연간 4억 1000만 달러(약 4870억원)를 벌어들였지만, 2009년에는 1억 4000만 달러(약 1780억원)로 매우 감소했다. 이러한 감소세가 이어지며 10년 후인 2019년에는 수출 금액이 607만 1000달러(1293톤, 약 71억원)로 형편없이 떨어졌다.

또 △2020년 1854만 6000달러(4455톤, 약 219억원) △2021년 3008만 7000달러(7657톤, 약 344억원) △2022년에는 2720만 1000달러(7148톤, 약 352억원) △2023년(1~6월) 1640만 7000달러(4037톤, 약 213억원)로 증가세에 있지만, 과거 수출 물량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점진적으로 수출이 증가세에 있는 것은 그동안 업계의 끊임없는 노력의 결실이다. 돼지고기 수출길은 2000년 구제역 발생으로 사실상 막혔으나, 2015년 11월 한국산 축산물의 홍콩 수출을 위한 검역·위생 협정 이후 증가세를 보인다. 현재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수출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하는 이유이다. 

 

# 수출국의 다양화

국내 ASF 발생으로 중단됐던 말레이시아 수출이 지난해 11월 돼지고기 통조림(레토르트) 제품 중심으로 수출을 재개했다. 농식품부는 2020년 9월부터 말레이시아 측과 검역 협상을 추진했고, 한국산 멸균 돼지고기 가공품은 국제기준에 따라 질병 전파의 우려가 없는 안전한 제품임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2022년 11월 7일 양국 간 검역증명서 서식 협의를 최종적으로 완료했다.

전남도는 축산물 수출 활성화를 위해 수출협의체로 구성한 도내 광역브랜드 및 한우·돼지고기 축산물 가공업체에 수출물류비, 포장재 구매비, 판촉 행사비, 마케팅비 등 소요 비용을 2022년 6억원에 이어 올해 3억원을 지원한다. 이런 가운데 동명축산은 돼지고기를 2022년에 154톤(1800마리분 약 10억원)을 수출했고 올해도 50톤(630마리분, 약 3억원)을 수출했다. 

제주양돈농협은 제주도니 돼지고기를 지난 5월에는 두바이에, 지난 8월에는 홍콩에 수출했다. 두바이는 돼지 전염병 발생과 큰 관계가 없고 이슬람 문화권의 특성상 돼지고기를 구하기 힘든 점에 착안해 수출이 추진됐다. 제주도로부터 일부 지원을 받아 현지 판촉 활동 및 홍보도 진행될 예정이다. 

도드람양돈농협은 2020년 수출대행업체인 씨엘아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한돈의 홍콩 수출을 진행해 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022년 2월 이후 수출이 중단됐으나, 지난 3월 7일 23톤의 홍콩 수출을 시작으로 다시 물꼬가 트였다.

 

# 홍콩 수출 경제효과

최윤상(대진대학교 교수)과 신용광(한국농수산대학교 교수)이 발표한 ‘홍콩 돼지고기 시장 수출전략’(2022년)이란 주제의 논문에 따르면 한국은행에서 발행한 2019년도 산업연관표를 이용해 2021년도 대홍콩 한국산 돼지고기 수출로 인해 발생한 경제 유발효과를 산출한 결과, 총생산 유발효과는 425억 원이고 취업 유발효과는 26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산업별로 생산 유발효과를 살펴보면, 한돈산업이 돼지고기 산업을 제외한 총 효과의 22.4%로 가장 크고, 다음으로 1차 산업 21.9%, 사료산업 20.5%, 제조업 10.8%, 유통(도소매) 6.7%, 운송 및 보관 4.5%, 경영 및 사업서비스 4.4%의 순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 취업 유발효과를 살펴보면, 1차 산업이 돼지고기 산업을 제외한 총 효과의 53.3%로 가장 크고, 다음으로 양돈산업 14.9%, 유통(도소매) 9.5%, 운송 및 보관과 경영 및 사업서비스 각각 5.0%의 순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구제역이나 ASF 등 가축전염병 발생 이후 중단됐던 돼지고기 수출은 홍콩시장 공략 이후 자신감을 얻고 있다. 이 여세를 몰아 다양한 국가의 수출 경로를 모색하고, 수출 물량 확대를 위해 현지 업체와 상호 교류하며 장기 수출 공급 계약과 업무협약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공격은 최선의 방어라는 말이 있다. 한돈 수출은 새로운 수요 창출은 물론 농가소득 증가와 가격 안정, 품질향상 등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구제역이나 ASF 등 청정화와 생산성 향상, 생산비 절감 등 노력을 지속해서 추진함과 동시에, 전염병 발생에 얽매이지 않고 더 많은 물량의 수출 방안을 공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국내 시장을 굳건히 지켜나가는 노력과 함께 수출 확대를 위한 아이디어와 역발상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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