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률 검증 안된 보여주기식

꿀벌 소멸 화분매개 걱정
일손이 부족한 과수농가
노동력 절감 우선 목표로
강원도 농업기술원, 시도

상공에서 꽃가루 낙하론
정확성 떨어져 결실 난망
수확 과일 품질 차이 뚜렷
양봉농가 생존권 위협까지

드론꿀벌.
드론꿀벌.

 

[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지자체 시범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드론 꿀벌’이 논란이다.
생산량 증대와 노동력 절감을 위해 과수농가를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현재의 기술력으론 꿀벌의 화분 매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가장 중요한 수정률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봉업계는 꿀벌 소멸과 이상기후로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드론 꿀벌이 지자체 시범사업으로 적절치 못하다고 주장한다. 
양봉 농가들은 “드론 꿀벌은 절대 꿀벌을 대신할 수 없다”라며 “실효성 없는 보여주기식 연구 과제”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 드론 꿀벌 시범사업 진행
강원도 농업기술원은 지난해 5월부터 2024년 4월까지 드론 꿀벌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농업용 드론의 현장 적용으로 효율적인 작업 방식 정립과 관련 기술 보급이 목적이다. 
데이터 축적과 분석을 위해 같은 지번 및 대상자에게 3년 동안 시험 운영되며, 강원도 평창군 사과 농가 8곳이 선정됐다. 올해는 드론으로 과수 인공수분용 액제 꽃가루를 살포했고, 내년에는 과수 결실촉진용 착색제 처리에 활용할 계획이다. 
강원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농업 분야 드론 활성화로 일손이 부족한 과수농가 노동력 절감이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 벌통 하나에 40만 원, 내년엔 얼마나 오를지….
꿀벌이 소멸하면서 과수농가로 불똥이 튀었다. 화분 매개용 꿀벌을 제때 구하지 못해 출하를 미루고 있다. 경북 성주 참외 농가, 전남 강진 딸기 농가, 충북 옥천 복숭아 농가 등은 꿀벌이 없어 기형과일 걱정에 전전긍긍한 처지다.
경북 성주의 한 참외 농가는 “화분 매개용 벌통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오른 40만 원인데도 구할 길이 없다”라며 “꿀벌 대신 일일이 손으로 수정작업을 하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임시방편으로 외국산 꿀벌을 들여왔으나 국내 양봉 농가에서 공급받아 온 꿀벌에 비해 활동량이 적어 정상적인 수정작업이 어렵다”라며 “내년에는 양봉 농가들이 더 어려울 수 있다는데 화분 매개용 벌통이 얼마나 오를 것이며, 또 구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 드론이 꿀벌을 대신한다고?
최근 여러 방송매체에서 드론꿀벌이 보도되며 조명 받았지만 과수농가들은 물음표다. 드론꿀벌의 수정률을 확신할 수 없어서다. 과수농가들은 드론이 상공에서 꽃가루를 떨어뜨리는 인공수정은 정확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꿀벌의 화분매개를 통해 수확하는 과실과 품질 차이가 뚜렷하다고 여긴다. 실제 100% 꿀벌이 수정해 출하하는 과실과 꿀벌 50%, 수작업 50%로 출하하는 과실은 품질에서 차이가 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과수농가는 “부정확한 드론을 믿고 1년 농사를 맡길 과수농가는 없다”며 “드론은 한계가 분명하다. 훗날 기술이 발전해도 꿀벌 대신 드론을 사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드론이 자연 생태계에서 꿀벌을 대신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양봉농가 생존권 위협
화분매개용 꿀벌은 양봉농가들에게 중요한 소득원이다. 양봉농가들은 채밀과 종봉을 병행하고 있고, 1년에 전체 250만 봉군 중 약 40만 봉군 이상이 화분매개용으로 과수농가 등에 공급된다. 이런 상황에서 드론 꿀벌은 빠른 작업시간과 저렴한 비용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시범사업 결과에 따라 향후 지자체 지원사업 혹은 정부 지원사업으로 전환될 수 있다. 
따라서 양봉농가들은 드론 꿀벌을 생존권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양결열 한국종봉협회장은 “꿀벌은 수많은 농작물 생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소중한 생물자원”이라며 “지금은 꿀벌을 보호하고, 꿀벌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먼저 집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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