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간다. 생존하기 위해서는 먹을 수밖에 없다. 
빵은 인류에게 안겨주는 가장 원초적인 과제다. 먹을 것을 찾아 산야를 헤매고 빵을 구해 식솔을 거두기 위해 둥지로 돌아온다. 
그들이 자연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채소나 나물 종류다. 
처음에는 먹을 수 있는 풀이 독초인지 모르고 먹다가 죽음에 이르거나 의식을 잃기도 했을 것이다. 
시행착오를 거친 후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을 구분하게 된 것이다. 
인류의 조상은 약 40만 년 전부터 불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면서 육류도 날것으로 먹다가 불에 구워먹는 것이 더 맛있다는 것을 터득하게 된다. 또한 채소를 곁들여 고기를 싸서 먹으면 향기와 맛이 더 가미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풍요는 초기인류와 선대 어르신들의 피나는 혁신에 기인한 것으로 하루아침에 이루어 진 것이 아니다. 
고기를 구워 먹을 때 주요한 것은 불(화火)이다. 문헌에도 소개되고 있지만 신라시대에는 참숯에 고기를 구워 먹었다고 하니 그 역사가 얼마나 오래된 것인가를 알 수 있다. 
친구들과 회식을 할 때 쇠고기 보다는 삼겹살을 구워서 먹는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삼겹살 사랑은 유별나다. 그런데 고기만 먹지 않고 상추, 깻잎, 고수, 마늘, 양파를 곁들여서 먹는다. 
아마도 이것은 선조들의 지혜가 점철된 것임이 입증되었다. 고기만 먹게 되면 아무리 잘 손질해도 고기의 누린내가 날 수 밖에 없다. 그 냄새를 잡아 주는 것은 깻잎이나 고수라는 나물이 해결해 준다.
고기나 생선회를 먹는 경우는 상추와 깻잎은 필수 재료다. 그것은 아마도 냄새를 없애는 역할도 하면서 영양학적으로 균형을 맞추려는 지혜의 소산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식이요법 책으로, 1406년 세조 임금의 주치의인 전순의가 편찬한 ‘식료 찬요’라는 책에서 깻잎은 고기나 생선회를 먹을 때 누린내와 비린내를 없애주는 역할은 물론이고 특히 차가운 생선회를 먹을 때 소화를 돕고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고 기술하고 있다. 
반면 고수는 원산지가 동부 지중해 연안으로 그 향은 미나리 향을 몇 백배 능가하여 자극적인 향 때문에 세계에서 널리 쓰이는 향신채 이기도 하다. 
쌀국수 집에서 맛볼 수 있고 경기도 파주나 강화도 등에서는 삼겹살과 함께 즐겨 먹는다. 깻잎과 고수는 필수 향신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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