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약 1000개 공급
외국산 대비 최고 75% 저렴
국내 기후·환경에 맞게 개량

당진낙협 전문 목장에서 사육 중인 한국형 저지종 젖소.
당진낙협 전문 목장에서 사육 중인 한국형 저지종 젖소.

 

[축산경제신문 한경우 기자] 낙농산업이 현재의 홀스타인 중심의 흰우유 생산구조에서 유제품 소비패턴 변화에 따른 유가공품 가공에 적합한 품종인 저지종 도입을 위한 유전자원 공급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생산 저지종 수정란 판매가 본격화, 낙농가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당진낙농축협(조합장 이경용·이하 당진낙협)은 최근 조합 전문 목장에서 사육 중인 저지종 젖소 70여마리(연말까지 100마리 사육)에서 생산되는 저지 수정란 월 평균 50~80개, 연간 약 1000개를 공급키로 하고 지난 5월 초부터 공급하고 있다.
당진낙협은 최근 지난 2012년 국내 최초로 저지 수정란 도입에 성공한 이후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으로 국내 기후와 환경에 최적화시켜 개량해온 조합 소유의 저지(Jersey) 젖소를 활용, ‘한국형 저지종 수정란’의 생산과 공급 사업을 실시하게 됐다고 밝히면서 이는 낙농정책 참여를 도모키 위해 수입 저지 수정란보다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농가에 공급한다는 것.
판매가는 당진낙협 조합원인 경우 개당 75만원(50% 비용 지원), 조합원이 아닌 낙농가에게는 개당 15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는 현재 시중 수입산 저지종 수정란이 개당 300여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시중에 거래되고 있는 수입 저지종 수정란 가격보다 크게는 75%에서 50%까지 저렴하다. 수입 저지 수정란 1개를 구매할 수 있는 금액(300만원)으로 일반 낙농가는 2개, 당진낙협 조합원들의 경우 4개를 구매할 수 있는 경제성이 확보되는 셈이다.
당진낙협의 저지종 수정란은 10여년 전 국내 최초로 저지 수정란을 도입한 이후로 매년 상위 스펙의 우수한 미국 A2 저지 성감별 정액을 수입해 번식하고 그 과정 속에서 한국 기후와 환경에 부적합해 자연 도태된 유전자들은 제외시키고 최적화된 개체 위주로 개량을 해왔기 때문에 국내에서 독보적으로 한국에 최적화된 한국형 저지종에서 생산된 것이라는 조합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당진낙협 저지종 수정란은 체외 수정란으로 지난 2022년도 의 경우 수태율이 49%에 이르고 있다. 이는 홀스타인종 대비 주요 지질(지방) 대사 유전자 발현이 50~80% 수준으로 떨어지는 형질적 차이 때문에 체내에서 수정되어 성장하는 체내수정란의 경우에는 다른 품종의 수정란과 비교해 지방 함량이 높다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체내 수정란의 동결 또는 해동처리시에는 실험실에서 배양해 생산한 체외 수정란에 비해 손상의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 
이에 따라 수태율에도 좋지 않은 영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수입 수정란의 경우 현재 국내 정책상 체내 수정을 통해 생산한 체내 수정란만이 수입이 가능한 점을 감안하면 당진낙협에서 OPU(Ovum Pick-Up) 방법을 통해 생산하는 체외 수정란이 질적 측면에서는 더 월등하다는 장점을 설명한다. 
이경용 조합장은 수정란 판매와 관련해 “현재 정부 및 지자체가 추진하는 저지종 유전자원 공급사업이 고가의 수입 저지종 수정란으로 실시됨으로써 농가 자부담 비용이 100여만원으로 부담스러운 가격인 동시에 해당 프로그램으로 얻어낸 저지소의 경우 추후 유전자원 활용에도 일부 제약이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조합이 보유한 저지종을 활용, 경제성이 있는 가격으로 저지종 수정란을 공급 해달라는 조합원의 요구에 따라 수정란 판매가 추진됐다”고 사업 배경을 설명했다.
이 조합장은 특히 “현재 낙농업계와 정부는 2026년도부터 수입 원유 관세 철폐에 따라 미국과 유럽연합(EU)산 원유가 무관세로 수입되는 위기 상황을 앞두고 있다”면서 “식량안보와 직결되는 우유 자급률도 2022년도 45.7%로 지난 10여년간 17.1% 하락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편 갈색 젖소라고도 불리는 저지종은 영국 저지섬에서 기원한 품종. 흔히 알려진 얼룩무늬 젖소인 홀스타인종에 비해 체구가 작아 우유 생산량은 적지만 우유 내 단백질·지방 함량이 높아 치즈, 버터 등 유가공품 생산에 유리하다. 또한 체내 소화·흡수가 좋은 에이2(A2) 베타카제인 유전자 보유 비율이 높아 기능성 유제품 생산에도 활용할 수 있다.          홀스타인종에 비해 고온에 잘 적응해 국내에서는 여름철 사양 관리가 쉽고, 조사료 이용 효율도 높아 낙농가의 생산비 절감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홀스타인보다 체구가 작고 사료 섭취량이 적어 메탄가스와 분뇨를 적게 배출해 온실가스 발생량 감축에도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