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곡물가격 큰 폭 하락 보고
생산량 증가·펀드 자금 이탈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코로나 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급상승했던 세계 곡물가격이 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과 브라질의 곡물 생산량 증가 전망과 함께 세계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펀드 자금 이탈이 선물가격 하락을 거들었다. 
세계 곡물가격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국내 사료가격도 그에 맞는 움직임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9일 광주축협 대불배합사료공장 회의실에서 열린 ‘축협배합사료가공조합장 업무협의회(회장 진경만 서울축협 조합장)’에서 보고된 수입원료 시황에 따르면 올해 주요 사료용 곡물가격은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옥수수 시세는 톤당 평균 270~275불로 전년 평균가격보다 24% 하락했고 소맥은 300~310불로 전년 대비 14%, 대두박 가격은 530~540불로 1% 떨어졌다. 이는 미국 파종기의 양호한 일기와 브라질의 풍작이 예상되면서 각각 가격 하락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농무부(USDA)도 2023~2024년 옥수수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미국의 올해 옥수수 파종면적은 9200만 에이커로 전년보다 4%, 생산량은 3억8200만 톤으로 9% 증가가 예상된다.
주요 곡물 재고량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국제곡물위원회가 발표한 주요 원료 글로벌 수급현황에 따르면 2023~2024년 전 세계 옥수수와 대두 생산량은 전년 대비 5%와 8% 많아지고, 기말 재고량도 각각 2%와 24% 증가할 전망이다. 
소맥은 최대 수출국인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 여파로 생산·수출량 감소가 전망되지만, 미국과 캐나다의 생산량 증가가 감소분의 일부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이같은 곡물가격 하락이 사료가격 인하로 연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다. 미국 경기침체 우려 및 금리인상 우려 재점화로 원/달러 환율이 지난 5월 2일 1342원까지 급등한 후 1320~1340원 수준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농협 관계자는 “최근 주요 곡물 수출국의 작황이 개선됨에 따라 국제 곡물가격이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환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면서 “연말로 갈수록 환율이 떨어질 것이란데는 이견이 없지만 곡물 매입시점과 사료 생산시점이 다른 만큼 사료가격 하락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협의회에선 차기 임원진도 선출했다. 김호상 광주축협 조합장이 차기 회장에 만장일치로 추대됐고, 부회장과 감사에는 박광욱 도드람양돈농협 조합장과 장주익 수원축협 조합장이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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