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가 되는 올해 7월 인도 선물 가격을 중심으로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옥수수의 경우 4월 후반 심리적 저항선인 6달러 아래로 내려앉았으며 연중 최고가를 찍은 1월 초반 대비 14%까지 하락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소맥(SRW)의 경우 2월 중반 연중 최고점을 찍은 후 4월 말까지 급격하게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으며 5월 2일 연중 최저점을 찍은 후 급반등하는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2월 후반과 3월 후반 사이에 연중 최고점에서 최저점까지 떨어졌던 대두 가격은 이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5월 초반을 지나면서 곡물 시장은 외부 시장과의 관계를 고려하며 변동성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미국 연준이 지난 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자 미국 증시는 약세를 나타냈으며 국제 유가도 글로벌 경제 침체 및 원유 수요 둔화 우려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의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매크로(거시경제)는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큰 이슈로 떠오른 미국 지역은행들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위기가 완화되면서 투자자들의 곡물, 에너지 등의 원자재 시장에 대한 선호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져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면서 달러는 약세를 나타냈으며 위험자산으로 투기 자금이 쏠리고 있다.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놓인 바이든 행정부는 부채한도 협상을 놓고 공화당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으나 시장에 큰 파장을 주지 못하고 있다. 
흑해 곡물 수출 협정 기간 연장 불확실성과 흑해 지역의 긴장감 고조 역시 곡물 가격의 상승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3일 러시아 크렘린궁 대통령 관저에 대한 드론 공격이 있었으며 우크라이나의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가 있었다는 러시아의 주장에 곡물 시장은 크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는 18일 흑해 곡물 수출 협정 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 하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실무진 및 고위급(차관급) 회의를 하고 있으나 별다른 진척 소식은 나오지 않고 있으며 러시아의 반발로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흑해로 입항하기 위한 선박들에 대한 등록과 검사 작업이 러시아 측의 방해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튀르키예 영해에서 대기하고 있는 선박의 수는 90척에 달하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대내외 여건 변화에 휩쓸리면서 곡물 가격의 변동성은 갈수록 더 심해질 전망이다. 지난 9일 미국 농무부는 중국이 미국산 옥수수 272,000톤에 대한 구매 계약을 취소했다고 밝혔으며 중국의 미국산 곡물에 대한 구매 계약 취소 행위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을 시장은 우려하고 있다. 옥수수를 비롯한 대두의 미국 내 순조로운 파종 및 생육 상황과 브라질의 기록적인 생산 전망은 이들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를 제어하고 있다. 
곡물 시장은 기후 변화에 따라 가격이 크게 움직이는 ‘Weather Market’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미국 대평원 일대 비 소식으로 인한 생육 개선 소식에 겨울밀 가격의 상승세도 다소 누그러져 있으나 봄밀을 중심으로 기상 악화를 우려하는 경계심리도 살아나고 있음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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