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처분 위주 방역 계란값 상승

미국, AI 다발 백신 검토
60억 달러 수출 차질 우려
가금업계, 반대여론 높아

EU, AI 역사상 가장 심각
효과적인 예방‧통제 위해
접종 허용 이동조건 설정

 

■ 고병원성 AI 백신, 해외 현황은
□우리나라는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최근 고병원성 AI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3월 현재 미국은 지난해 1월 이후 47개 주의 가금농장에서 805건이 발생해 5800만 마리의 가금을 살처분했다. 유럽은 작년 10월 이후 독일, 프랑스 등 24개국에서 603건이 발생했고, 일본도 지난해 10월 이후 82건이 발생해 역대 최대 발생건수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10월 경북 예천 종오리 농장에서 첫 발생한 후 18일 현재 가금농장에서 75건이 발생했다. 야생조류에서는 가장 이른 시기인 2022년 10월 10일에 검출됐고 역대 2번째로 많은 항원이 검출됐다.
이에 따라 전 세계 계란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3월 현재 우리나라 계란가격은 전년보다 6% 낮지만, 미국의 경우 전년 대비 84%, 스페인은 71%, 일본은 64%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 가금 전문가는 “12개들이 한판당 1~2달러 수준이던 미국의 계란 소비자가격은 지난 1월 5달러까지 상승했다”며 “살처분된 가금마릿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같이 고병원성 AI가 기승을 부리자 미국 정부는 가금류에 대한 백신접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가금 전문가는 “미국은 닭과 오리, 칠면조 등에서 이미 허가된 백신과 새로운 백신후보를 포함해 여러 잠재적 백신 후보주를 대상으로 효능검사를 진행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다”면서 “일반적인 백신 승인절차는 최대 3년이지만 긴급상황에선 기간이 많이 단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병원성 AI 백신 접종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은 분분하다. 가금업계는 백신 접종으로 수출길이 막히면 60억 달러에 이르는 수출산업이 흔들릴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유럽은 지난달 고병원성 AI 백신 접종을 허용했다.
EU 보건식품안전국장은 “EU의 역사상 가장 심각한 발생상황을 감안할 때 고병원성 AI와의 싸움이 최우선 과제”라며 “AI 확산 예방 및 통제를 위해 백신 접종을 허용하고 백신접종 가금과 그 제품의 이동을 허용하는 조건을 설정했다”고 말했다.
유럽 내 AI 백신 접종의 스타트는 프랑스가 끊을 전망이다. 지난해 2000만 마리 이상의 가금류를 살처분하며 최악의 피해를 입은 프랑스는 올 가을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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