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권력은 절대적
신에게 받은 것으로
누구도 제지할 수 없다”
정말 그런가?

[축산경제신문 권민 기자] 농업이 어떻고, 축산이 어떻고…지금 농촌의 현실이 어떻고…국가 경제가 어떻고…
우리 정부가, 우리 국민이, 우리 농민이, 우리 언론이 어떠한 자세로 어떻게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우리가 걱정해야 할 문제는 이것이 아님을 확연히 깨닫는다.
이 현실을 무시하면 특히 축산인들은 조만간 갖바치가 되고, 백정이라는 불가촉천민이라는 과거의 신분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생각지도 못할 천지개벽의 순간을 목도하게 될 듯하다. 
이미 우리는 왕정복고의 순간을 맞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 바로 왕임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왕은 무치(無恥)다. 어떠한 일을 해도 부끄럽지 않다는 말이다. 어떠한 행동도 백성이 평가해서는 안된다. 그 자체가 반역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3‧1절 기념식에서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우리가 나라를 빼앗겼다는 식민지근대화론을 강조하면서, 그동안 줄곧 강조되어 오던 기미독립선언-민족의 독립을 이루고 정의, 인도(人道), 생존, 존영(尊榮)을 추구하는 철학이 담겨 있는-의 철학을 저버렸다.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일본과의 정상적 교류를 해야 한다며 한일정상외교의 선물로 강제징용의 해법을 제시했다. 일본 기업들의 사과와 배상이라는 대한민국 대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고, 대한민국 정부가 대신 보상한다는 것이다. 
향후 정권이 바뀌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일본 정부의 의구심에 윤 대통령은 향후 구상권 청구는 없다고 확답했다. 구상권이란 배상의 책임이 있는 자 대신 제3자가 대신 배상한 후 그 대신 배상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그런 일은 “절대 없다”고 단호한 결의(?)을 보였다. 
타국의 정상 앞에서 자국의 사법권을 스스럼 없이 무시하고 대범한 척하는 이런 행동은 “나는 왕이니 누가 나의 행동에 이의를 제기하겠는가?” 일본 정상에게 오히려 되묻는 것과 하등의 다를 바 없다. 
정상회담이 끝난 후 일본 정부는 독도 문제, 위안부 문제, 원전오염수 방류문제, 후쿠시마 수산물 제개 등등 각종 한일 갈등 현안에 대해 정상회담에서 거론했다고 발표했다. 
대통령실은 의제로 올려진 바 없다는 말만 할 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상황이니, 외신으로만 접하는 이런 실정에서 국민들 대다수는 대통령실의 반응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다시 ‘바이든, 날리면’이 되풀이되고 있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이 좋아하는 오므라이스와 술을 얻어먹은 대가치고는 너무 많은 청구서를 받은 꼴이다. 한국이 도덕적 우위와 정당성을 갖고 일본 측의 호응 조치를 끌어낼 수 있다는 이번 정상회담과 의제는 양보는커녕 가해자가 피해자를 윽박지르는 꼴만 보여줬다. 
대통령실은 국민의 자존심을 깡그리 짓밟고 가해자인 일본 측에 무릎꿇으며 미래를 위한 결단이라고 설명하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런 것이 미래라면 거부한다. 
더 가관인 것은 3월 21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한 장장 23분 간의 모두발언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일관계를 방치하는 것은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강제징용 피해자 제3자 변제안은 “절충안”이라고 밝혔다. 근로시간 유연화 정책에 관해서는 “주당 60시간 이상 근무는 건강보호 차원에서 무리”라며 상한선을 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와 근로시간 유연화 정책에 대한 입장을 상세하게 밝혔다.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은 생중계되며 사실상 대국민 담화에 가까운 성격을 띄었다.
국무회의 상석에 앉아 거만하게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자신의 결단을 객기가 아닌 결단이라고 이해하라고 강요한다.
그는 지금 프랑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연금개혁과 관련한 전국적 시위를 예로 들면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개혁에 대한 결연한 의지와 자신의 외교‧노동정책을 비교했다. 
하지만 지금 윤석열 정권의 모든 정책은 미래를 향한 마크롱 대통령의 그것과 비교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태양왕으로 일컬어지는 프랑스의 루이 14세와 비교되는 것이 맞다. 
루이 14세는 유럽 군주 중 72년 3개월 18일을 집권한 최장기 군주다. 왕의 권력은 신으로부터 받은 것이라는 ‘왕권신수설(王權神授說)’의 신봉자다. 왕의 권력은 절대적이므로 국민이나 의회로부터 제한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금까지의 행태를 보면 딱 루이 14세다. 손바닥에 왕(王)자를 새긴 것이 그렇고, 국민들과의 소통은 둘째치고, 잦은 실정과 실수에도 사과조차 하지 않는 그의 태도가 그렇다. 
국민들은 지금 여당을 줄세우고, 그들을 앞세워 국회의 기능을 엉망으로 만들고, 사법권을 사냥개로 활용하면서 영장을 남발하고, 대법원의 판결을 독단적으로 무시하면서 행정 독재를 추구하는 일련의 행위를, 친일 행각까지 일삼는 정부를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아우성이다. 
하지만 대통령직(職)을 왕으로 착각하는 대통령이라고 생각하면 이해못할 일이 아니다. 우리는 대통령을 선출했지 왕을 뽑은 것이 아니다. 이제 이 미친 장단을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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