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송아지 거래 얼어붙고
도매가격 연일 최저가 갱신
농협사료 가격 인하했지만
일부는 인하요인에도 딴청
소비냉각까지 산업 벼랑끝

 

 

 

[축산경제신문 이혜진 기자] 한우가격 폭락 장기화에 한우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산지에서는 송아지 거래가 꽁꽁 얼어붙었고 도매가격은 연일 최저가를 갱신하고 있다. 
설 연휴를 앞둔 지난 19일 전국 한우 평균 도매가격이 kg당 1만 3445원을 기록하면서, 최저가를 갱신했다. 
한우협회는 “즐거워야 할 설 대목에 도매가격은 최저가를 갱신하며 한우 생산 농가들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라면서 “소 값 폭락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한우농가들이 극단적인 상황까지 몰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현재 상황에서 한우농가들을 구제할 수 있는 단기 대책으로 손꼽히는 것은 사료가격 안정이다. 
한우협회는 “사료업계의 대승적인 사료 가격 인하가 한우농가에 미래를 기약하는 희망의 끈”이라면서 “농가 경영비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사료 가격 인하 없이는 농가 스스로 경영난을 해결하기 어려운 지경임에 따라 사료가격 인하를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한우협회에 따르면 2020년 초부터 사료 가격이 인상되기 시작된 뒤 2021년에는 전년 대비 30% 상승, 2022년에도 전년 대비 20%가 상승하면서 농가에서 체감하는 사료 가격 인상률이 60%를 넘어섰다. 
충북 충주의 한 한우농가는 “25kg 포대 기준 사료 가격이 4000원 올랐고, 7만 5000원 하던 짚 한 덩어리가 9만 5000원~10만 원까지 오른 상황”이라면서 “볏짚 한 차에 1000만 원을 더 들여야 하는 지경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설명했다. 
특히나 소규모 영세 번식농의 경우에는 송아지 거래마저 꽁꽁 얼어붙으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 번식 농가는 “500만 원짜리 송아지가 사라지고 죄다 그 밑에서만 거래가 된다”라면서 “송아지를 팔아도 제 먹이값 수준밖에 안 되니, 팔아도 안 팔아도 손해”라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옥수수, 소맥, 대두박, 팜박, 야자박, 단백피 등 주요 사료 곡물의 가격이 내림세로 접어든 것을 근거로 한우업계에서는 사료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환율도 지속해서 하락 국면에 접어들면서 충분한 인하요인이 나타났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지난해 12월 농협사료가 kg당 20원(25kg 포당 500원) 인하를 단행한데 이어 일부 민간 사료업체가 가격 인하에 동참했지만 영향이 미미한 수준이다. 또한 인하요인이 발생한 이후에도 사료가격을 유지하고있는 업체들에 대한 날선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한우협회는 지난 20일 성명을 발표하고 “아직도 일부 민간 사료업체는 농가가 죽어나가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농가와 사료업계는 순망치한(脣亡齒寒)이다. 농가가 망하면 사료업계도 똑같이 망하거나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긴밀한 관계이기 때문에 상생의 자세로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살아가야 한다”고 사료가격 인하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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