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동물의료체계 확립”

전국 지자체 수의사 확보난
농장동물 질병검사 미흡해
ASF 등 악성 가축전염병
신속·효과적인 방역 어려워

수의대, 의대와 비슷한 수준
졸업 후 누가 공무원 되겠나
지원 강화·교육 내실 기한 후
처우 개선 통해 공급 늘려야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허주형 회장은 지난 13일 치러진 선거에서 최영민 후보를 누르고 회장에 당선됐다. 

허 회장은 대한민국 수의업계 발전을 위해 ‘정당하고 올바른 동물의료체계 확립’, ‘행동하고 변화를 주도하는 수의사회’, ‘동물의료전문직 권익 확보’를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수의사의 단결과 화합으로 공직 수의사의 처우 개선과 권익 증진 등을 위해 힘쓴다는 계획이다.

다음은 허주형 회장과의 일문일답.

 

- 연임을 축하드린다. 소감은.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라는 채찍질로 알고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 대한수의사회 발전과 수의사 권익 확보를 위해 분발하겠다. 

과거에 비해 회장실의 문턱이 낮아졌지만 아직도 장벽이 남아있는 것 같아 책임감을 느낀다. 앞으로 회원들에게 한 발 더 다가서고 행정 서비스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동물진료권 쟁취를 위한 총사령부로서의 역할에도 충실하겠다. 

 

- 공무원 수의사의 처우 개선과 관련된 공약이 많은데. 

전국 지자체의 수의사 인력난이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향후 검역본부와 동물위생시험소의 인력 부족으로 이어져 농장동물 질병검사 미흡 등의 문제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수의사 공무원들의 처우다. 여전히 많은 곳에서 열악한 대우를 받고 있고 이는 공직 기피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의료업무수당 상한액 지급, 동물보호업무 등 수당 지급대상 확대, 직급 상향 등을 중앙·지방정부에 요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거점 농장동물병원 설치와 수의사회 내 의료인력공단 설치도 적극 건의하겠다.

 

- 수의학과 졸업생 대부분이 반려동물을 진로로 택하는데 이와도 관련있나.

최근 수의대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의대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이들이 과연 졸업 후 공무원을 선택할지 여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방역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 수의사들이 줄어들면 국가 방역에 구멍이 뚫리고 가축전염병이 더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가축전염병이 과거보다 더 많이 발생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여지는 만큼, 국가의 방역조직 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 또한 수의대생들의 눈높이에 맞게끔 임금도 보장돼야 한다.

 

- 그런데 왜 부산대 신설은 반대하나. 일각에선 곱지 않은 시선도 적지 않다.

수의대가 신설되면 해당인력 불균형이 해소되나? 전혀 아니다. 산업동물과 공무원 등 특정 분야의 수의사 부족 문제는 열악한 처우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해당 분야의 처우 개선 없이는 수의사 공급을 늘려도 해결할 수 없다.

업계는 수의대 신설로 인해 오히려 수의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수의사 초과 공급 상태다. 동물병원을 유지하기 위해 수의사의 근로시간은 증가하고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해외와 비교하더라도 수의사 1인당 반려동물수와 가축수가 현저히 적다. 

보다 시급한 것은 기존 수의과대학에 대한 지원 강화로 교육의 내실을 확보해 수준 높은 수의사 양성체계를 갖추고 동물의료체계 정비, 필수분야 처우 개선 등 수의사가 각 분야에 고르게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 최근 아시아수의대회(FAVA) 유치에 성공한 것으로 아는데.

제23회 아시아수의대회 유치에 성공해 오는 2024년 10월 말경 대전시에서 개최된다. 대회 개최국이 회장을 맡는 규정에 따라 2024년부터 2년간 아시아수의사회 회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아시아 수의사의 화합과 수의사의 교류, 동물방역에 대한 국제협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 특히 아시아는 ASF와 AI, FMD 등이 지속적으로 문제시되고 있는 만큼 동물방역에 관한 기술이나 임상 의료에 대한 기술 공유 등도 검토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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