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단백질부터 우유·계란까지…없는 게 없네

콩·호박, 섬유질 등과 배양
고기와 흡사한 식감과 풍미
코코넛 오일 이용 육즙까지
실제 고기와 결코 구별 안돼

동원F&B·롯데 푸드·풀무원
유통사·편의점까지 참여 붐
칼로리와 지방 낮춘 우유
콜레스테롤이 없는 계란도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최근 식품업계들이 대체 축산물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들은 대체 축산물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해외 유명 브랜드 유통과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과거에는 대체 축산물의 소비가 종교와 건강 등의 이유로 채식을 하는 소비자에 한정됐지만 동물복지 문제와 함께 생태계 파괴, 기후 위기의 심각성 등을 고려해 이를 찾는 이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에서도 대체 축산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대체육뿐 아니라 대체 우유와 대체 계란까지 다양한 제품이 개발돼 유통 중이다.
대체 축산물, 과연 어떤 형태까지 진화했을까.

 

# 대체육
대체육 시장의 선도업체는 미국의 스타트업 ‘비욘드미트’다. 
비욘드미트는 콩, 버섯, 호박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을 효모, 섬유질 등과 배양해 실제 고기와 비슷한 ‘대체육’을 만든다. 비욘드미트는 고기와 흡사한 식감과 풍미를 구현하는 한편, 코코넛 오일과 빨간색 채소인 비트 등을 사용해 육즙까지 재현했다.
건강 측면에서도 일반 고기보다 뛰어나다는게 이들의 설명이다. 철분과 단백질은 더 많은 반면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은 현저히 낮고 환경호르몬과 항생제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실제 비욘드미트의 대체육 제품을 접한 소비자들의 공통된 반응은 실제 고기와 비슷한 맛과 식감을 느꼈다고 말한다. 이들 제품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이용 후기에도 “대체육이라고 이야기 안 하면 절대 모를 것 같다”, “칼로리도 낮고 맛있다”, “맛도 식감도 훌륭하다” 등의 관련 댓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제 대체육은 과거 고기 대체제의 대명사로 불리우던 ‘콩고기’와 달리 진짜 고기와 매우 유사하게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업체들도 대체육 시장 진입에 한창이다. 
동원F&B는 미국 대체육 전문기업 ‘비욘드미트’와 독점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대체육 제품들을 출시한 바 있다. 롯데푸드는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엔네이처 제로미트’, 농심은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을 론칭한데 이어 식물성 참치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또 신세계푸드는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 CJ제일제당은 식물성 식품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선보였다. 풀무원도 지속가능식품 전문 브랜드 ‘지구식단’ 출시하고 식물성 대체육을 포함한 미래 먹거리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편의점에서도 대체육 제품을 접할 수 있다. CU는 식물성 대체육을 사용한 ‘채식주의’ 브랜드의 비건 간편식을 판매 중이고, GS는 대체육 간편식 6종을 출시했다.
이같은 대체육 시장 확대에 힘입어 대체육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과거에는 햄버거 패티가 주력이었지만, 이제는 함박스테이크, 미트볼, 만두, 불고기, 갈비살, 너비아니 등 다양한 간편식 제품에도 접목돼 전자레인지나 에어프라이기로 5분 내 조리가 가능하다. 대체육 종류도 소고기를 넘어서 닭고기, 참치까지 출시되고 있다.

 

# 대체우유
대체육뿐 아니라 우유를 대체하는 ‘대체우유’를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대체 우유는 콩, 아몬드, 귀리 등 식물성 원료에서 단백질과 지방을 추출해 만든 식물성 음료를 일컫는다. 대체 우유는 일반 우유에 비해 칼로리와 지방, 당류 함량이 낮고 칼슘과 섬유질이 높은 장점이 있다. 초기에는 우유의 ‘젖당’ 성분을 분해하지 못하는 ‘유당불내증’ 환자들을 위해 개발됐지만, 최근에는 건강식이나 다이어트식으로 우유 대신 마시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가장 유명한 제품은 글로벌 아몬드 기업 블루다이아몬드와 매일유업이 손잡고 선보인 ‘아몬드브리즈’다. △오리지널 △언스위트 △초콜릿 △바나나 △프로틴 △식이섬유 등 아몬드브리즈 6종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무려 32%나 뛰었다. 
이같은 대체유 시장의 인기에 국내 기업들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6월 식물성 대체유 전문 브랜드 ‘얼티브’를 선보였다. 얼티브 플랜트유는 현미와 완두콩 단백질을 CJ제일제당만의 배합기술로 혼합해 우유 단백질과 유사한 필수 아미노산 8종을 함유하고 있다. 식물성 단백질 성분은 200㎖ 기준으로 일반 우유보다 1.5배(9g 함유) 많고, 칼슘 성분도 1.7배(374㎎ 함유)가 많다. 유럽 비건 인증인 ‘V라벨’도 획득했다.
매일유업도 오트를 사용한 식물성 음료 ‘어메이징 오트’를 제조·판매 중이다. 어메이징 오트는 팩당 베타글루칸 400㎎과 칼슘 220㎎이 들어있지만 열량은 100㎉도 안 된다. 
동원F&B도 ‘그린 덴마크’ 귀리·아몬드 2종을 선보였다. 각각 귀리와 아몬드를 통째 갈아 만든 식물성 음료로, 비건인증원으로부터 인증도 받았다. 

 

# 대체계란
최근에는 대체 계란도 등장했다. 미국의 푸드테크 기업 ‘잇 저스트’가 만든 ‘저스트 에그’가 바로 그것이다.
저스트 에그는 녹두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에 노란 천연재료인 강황을 더해 계란의 식감과 맛을 그대로 구현한 액상형 제품이다. 
일반 계란과 달리 콜레스테롤이 없고 포화지방이 적은데다 단백질 함량은 높아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는 부연이다. 또한 Non-GMO 원료를 사용하고 합성향료를 첨가하지 않았다. 소금과 설탕이 들어있어 따로 간을 하지 않아도 되고, 프라이팬에 부어 익히기만 하면 돼 간편하다는 평이다. 
잇 저스트는 SPC삼립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파리바게뜨·파리크라상 등에서 저스트 에그를 이용한 메뉴를 개발해 판매 중이다. 또 소비자용 제품인 ‘저스트 에그 식물성 대체 스크램블’과 ‘저스트 에그 식물성 대체 오믈렛’을 출시키도 했다.
일본에서도 대체 계란이 등장했다.
최근 일본 푸드테크 기업 우마미 유나이티드는 식물성 계란인 ‘우마미 계란’(UMAMI EGG)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우마미 계란은 계란의 가열응고성과 보형성 구현을 위해 곤약 가루를 베이스로 했다. 여기에 호박 분말, 해초에서 얻은 알긴산나트륨과 카라기난 등을 함유했으며 효소 기술을 결합해 완성했다.
우마미 계란은 분말 형태다. 두유에 섞으면 식물성 계란물로 활용할 수 있어 오므라이스, 스크램블 에그, 토스트 등에 최적화된 제품이며 알레르기 물질도 없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대체 축산물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로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여져 우리 축산업계가 관망해선 안 된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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