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최윤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축산바로알리기 연구회장)

대기업들 속속 참여…고기 ‘육(肉)’ 써선 안돼

소비자 진짜 고기와 혼동
엄밀한 의미는 ‘인조고기’
식물성·세포배양 표기 등
정확한 용어 변경 고시를

‘동물복지 실현·환경 보호’
업계 교묘한 마케팅 전략
제품화 과정 첨가물 필수
오히려 반대 부작용 우려

동물과의 상생 고민하고
친환경 축산물 생산 집중
탄소배출 저감 적극 노력
축산 부정적 시각 풀어야

 

최근 몇 년 사이 대체육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2년 12월15일 글로벌 시장조사 회사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은 ‘2022년 한국 대체육 시장규모와 그 전망’ 보고서에서 2022년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28.3% 성장한 약 212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대체육 시장 규모가 2021년에도 전년보다 43.5% 증가했음을 감안하면 그 성장세가 매우 가파르다. 보고서는 이런 추세가 계속 이어져서 2025년 321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식품 대기업들은 이미 대체육 관련 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대상, CJ, 풀무원과 같은 국내 대기업들은 해외 세포배양 관련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대량생산을 위한 설비를 도입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한 이들은 비건 레스토랑을 만들어서 대체육의 장점만을 홍보하는 일에도 적극적이다. 이미 생산-유통-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투자는 국내 대체육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임을 전망하게 한다.
이러한 대체육 시장의 성장세는 앞으로 우리 축산업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대체육(代替肉)’이라는 용어가 의미하는 바처럼 대체육이 미래에는 기존의 축산업을 잠식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렇다면 대체육은 과연 축산업을 대체할 수 있는가? 소비자들이 진짜 고기가 아닌 가짜 고기를 선택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대체육의 성장 속에 우리 축산인들이 할 일은 무엇인가?
 

# 대체육 상품 용어 정리하기

‘식물성인조고기’ 
‘세포배양인조고기’

대체육은 비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여 오직 모양이나 식감을 진짜 고기와 유사하게 만든 식재료를 포함한다. 여기에는 식물성 재료, 식용 곤충, 세포배양물 등 사용하는 재료의 종류도 다양하다. 이러한 이유로 대체육의 현실과 대응 방안을 논하기에 앞서 대체육 상품들을 지칭하는 다양한 용어들을 통일하여 소비자가 혼돈되지 않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난 2022년 12월 22일 식약처는 동물성 원료 대신 식물성 원료, 미생물, 식용곤충, 세포배양물 등을 주원료로 사용해 개발하는 일체의 것들을 ‘대체식품’이라는 용어로 제시하고 이들 ‘대체식품’의 정의와 표시 기준규격을 마련 고시하였다. 
이러한 ‘대체식품’이라는 소비자를 혼돈 시키는 모호한 용어가 고시될 때까지 우리 축산인들은 무엇을 하였는지 안타깝다. 지금이라도 ‘대체식품’이라는 용어는 우리 축산인들이 소비자와 함께 소비자들의 혼돈이 없도록 반드시 철회시켜야 할 것이다.
식약처가 고시한 이들 ‘대체식품’으로 명기한 대체육 상품들은 모두 진짜 고기를 흉내 낸 제품이라는 점에서 엄밀하게 가짜고기 또는 인조고기이다. 
패션 업계에서 진짜 모피처럼 보이게끔 만든 합성섬유를 ‘페이크퍼(fake fur)’ 또는 ‘인조퍼’라고 부르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일반 소비자들이 대체육을 소비할 때에 진짜 고기와 혼동하지 않도록, 혹은 마치 진짜 고기를 대체하는 소비를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지 않도록 정확한 용어로 변경 고시되어야 할 것이다. 
‘대체식품’으로 고시된 용어를 철회시키고 예를 들어 대체육 중에서 식물성 재료로 만든 것은 ‘식물성인조고기’로, 동물세포로 배양한 것은 ‘세포배양인조고기’로 표기하여 해당 상품의 특성을 소비자가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이름을 지어 빠른 시간 내에 제공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 환경을 오염시키는 에코퍼(?) 

대체육이 건강과 환경에 
좋다는 오해 바로잡기

요즘 대체육 시장을 옹호하는 여론을 살펴보면 지난날 ‘에코퍼(Eco-fur)’로 인한 부작용이 떠오른다. 사람들은 한 때 모피를 대신하는 페이크퍼, 인조퍼의 재료인 합성섬유를 ‘에코퍼(Eco-fur)’라고 부른 적이 있었다. 그야말로 동물복지를 실현하고 지구 생태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명칭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오히려 그 반대였다. 생산 과정에서 플라스틱 화학물질이 대량 유출되어 생태계에 오염을 심화시켰고, 저렴하게 대량 생산된 옷들이 쉽게 분해되지 않아 엄청난 쓰레기를 만들어서 생태계를 파괴하는 각종 부작용이 생겼다.
비슷하게 한국에서 ‘식물성인조고기’가 단지 식물성 재료로 만들었다는 이유로 웰빙 식품으로 여겨지고 있고 게다가 최근 건강을 위한다는 채식 열풍과 더불어 시장에서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세포배양인조고기’ 역시 지구온난화에 도움이 되고, 국내기업의 해외 진출 활성화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푸드테크 산업 육성을 위하여 지난 12월 14일 농림축산식품부가 ‘푸드테크산업 발전 방안’속에 이들 대체육 산업을 정부 차원에서 장려하고 있다. 
그러나 대체육은 진짜 고기를 흉내 냈을 뿐 결코 전통 축산식품을 대체할 수 없다. 오히려 고기와 유사하게 만들기 위해서 제품화되는 과정에서 많은 첨가물들이 들어가므로 건강에 유해할 가능성이 클 수 있다. 
예를 들어 ‘식물성인조고기’에 많이 사용되는 콩, 완두콩, 밀 등의 농작물은 다양한 가공공정을 거치며 정제되는 과정에서 식이섬유, 비타민, 미네랄 등 좋은 유효성분이 훼손될 수 있다. 
또한 동물성 식품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고기의 맛을 내기 위해 포화지방 비율이 높은 식물성 기름을 대신 사용하거나 나트륨과 첨가당, 식감을 살려주는 팽창제와 같은 첨가제가 다량 포함되어 건강을 해칠 수 있으며, 영양소 함량을 비슷하게 만들더라도 생체에서의 소화율과 흡수율에서 큰 차이가 난다. 
‘세포배양인조고기’는 첨가제 문제에서 더 심각한 주의가 필요하다. ‘세포배양인조고기’는 싱가포르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가 된 이후 미국에서 2022년11월 FDA 승인을 받아서 시장에 곧 나올 것이다. 그러나 현재 허가된 품목은 닭고기에 한정되어 있으며 돼지고기와 소고기의 경우 고유의 지방이 가진 깊은 맛을 내기에는 아직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또한 고기 지방 고유의 맛을 흉내 내기 위해 많은 가공공정을 거치고 그 과정에서 다량의 첨가제도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대체육이 환경에 좋을 것이라는 믿음 역시 근거가 없다. 이러한 믿음은 ‘식물성인조고기’의 재료가 되는 농작물을 길러내고, ‘세포배양인조고기’를 만드는 과정에 소비되는 자원들에 대해서 전혀 고려하지 않은 위험한 처사이다. 오히려 농업 생태계가 특정 작물 자원에 편중되면서 환경오염이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 

 

# 친환경 안전 축산업을 위한 노력

올바른 정보 제공을 위한 노력

결론적으로 오늘날 대체육의 대표 격으로 언급되는 ‘식물성인조고기’와 ‘세포배양인조고기’는 모두 인류 건강과 안전성, 지구온난화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없다. 동물복지를 실현한다면서 모피를 대신하여 만든 인조퍼가 각종 플라스틱 합성섬유 쓰레기를 더 많이 배출했듯이, 기존의 문제를 해결한다고 표방하면서 오히려 더 악화시키는 꼼수일 뿐이다. 진정으로 동물을 보호하면서 함께 살리는 방식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내부적으로는 전통 축산업에 종사하는 축산인들은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축산물을 생산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 동물복지를 실현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많은 축산 선진국에서는 탄소배출을 줄이면서 축산물 생산 효율을 높이는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실현하고 있다. 
저메탄 발생 고품질의 사료 및 사료첨가제를 개발하고, 동물유전학 연구를 지원하여 거기서 가축의 번식 및 생산 능력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친환경 사양관리 기술을 전수받아서 잘 활용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를 위하여 계속 노력할 것이다. 
한편, 외부적으로는 이러한 우리 축산인들의 노력을 적극적으로 알리도록 하자. 친환경축산, 착한 축산과 같은 프레임을 유지하면서 어떤 점들이 개선되고 있는지 홍보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사람들이 대체육에 대해 갖고 있는 지나친 맹신이 문제임을 지적하고, 홍보·교육하는 일에 축산분야 각 단체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여야 할 것이다.
요행을 바라는 마음으로는 대체육의 높은 파고를 맞설 수가 없다. 시장의 흐름이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소비로 가고 있는 현실도 부정할 수 없다. 축산업이 책임지고 개선해야 할 문제는 마땅히 감당하는 한편, 외부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을 탄력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요컨대 축산업이 지켜야 할 기본은 지키고 지속가능한 축산업 시스템을 일구며, 다양한 전문가와 매체를 활용하여 외부와도 잘 소통하도록 더욱 힘써야겠다. 
또한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식약처에서 2022년 12월 22일 공시한 ‘대체식품’이라는 모호한 용어가 고시된 것에 우리 축산인은 크게 반성하고 이들 모호한 ‘대체식품’속에 ‘식물성인조고기’와 ‘세포배양인조고기’를 포장시켜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일은 반드시 철회되도록 소비자와 함께 시급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