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경산우 비육 브랜드화로 부농의 꿈 실현

새끼 한 번 낳지 않은 암소
브랜드화는 결코 쉽지 않아
생산서 가공·유통 직접 관리
그렇게 해야 성공 가능성 커

도매유통 않고 판매장 판매
오프라인에서는 ‘토옥 한우’
온라인상엔 ‘하누아’로 유통
부드럽고, 지방 없고 맛 탁월

매일 새벽 우시장 찾아 구입
전문적·위생적 환경에서 작업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 성장
아들 내외와 함께 꿈 영글어

 

[축산경제신문 이혜진 기자] 한우 사육 마릿수 증가에 따른 가격하락으로, 한우농가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몇 해 전부터 선제적 암소 감축을 위해 전국한우협회를 중심으로 미경산우 비육지원 사업이 시행됐다.

미경산우 비육 지원사업을 통해 암소를 감축해서 사육 마릿수를 조절하고, 이를 브랜드화함으로써,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미 40년 전부터 미경산우만 브랜드화하고 생산‧유통했던 김근배 토옥한우 대표는 “미경산 한우는 특수성이 있다”라면서 “암소를 생산‧판매하는 브랜드는 숱하게 많지만, 새끼를 한 번도 낳지 않은 미경산우를 브랜드화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라고 말한다.

생산에서부터 가공‧유통까지 모두 직접 관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근배 대표는 “도매 유통은 하지 않고 판매장에서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컨트롤 하고 있다”라면서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토옥한우’, 온라인에서는 ‘하누아’ 라는 브랜드를 통해 전량 자체 판매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 왜 미경산 한우인가.

김근배 대표가 미경산한우를 선택한 이유는 “부드럽고, 기름 없이 연하고 맛이 탁월하다”라는 점이었다. 이 때문에 별도의 숙성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부드러운 육질을 즐길 수 있다.

대기업에 재직 중이던 당시, 나만의 사업을 하고 싶다는 꿈을 안고 막연하게 한우 유통에 뛰어든 김 대표.

그는 “이른바 백정이라는 것이 천대받던 시기에, 젊은 패기 하나만 가지고 무작정 뛰어들었다”라면서 “2~3차례 실패를 거듭한 후에 미경산우라는 한 우물만 판 세월이 40년이나 흘렀다”라고 회상했다.

김 대표가 미경산우 유통을 시작할 당시에는 한우 산업 육성을 위해 암소를 도축하려면 수의사의 도축확인서가 필요했던 시절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미경산우만 골라, 취급했던 김근배 대표. 그는 “그때에는 마블링이라는 개념도 없었고, 한우를 구워 먹기보다 끓여 먹고, 불고기 정도 해 먹는 게 다였다”라면서 “오래 끓여도 부드럽고 담백한 맛에 끌려 선택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 24개월 전후 암소만 거래 

김 대표는 미경산한우의 전문적인 사육과 유통 판매를 위해, 매일 새벽 우시장을 찾았다.

일단 실전 경험을 통해 소를 보는 눈을 키워나가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솔직히 말하면 쉽게 생각하고 뛰어들었는데, 막상 현장은 녹록지가 않았다”라면서 “발품을 팔고 농가들과 소통하면서 어떤 한우를 어떻게 판매 유통할 것인가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경산우 중에서도 24개월 전후로만 도축 가공한다는 김근배 대표. 

현재 우리나라에서 미경산우에 대한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 초산월령 이전에 도축을 해야만 미연의 사고를 방지할수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대표는 “아무리 소를 보는 눈이 정확하다고 해도 우시장에서 송아지를 구매하다 보면, 애매한 부분들이 있다”라면서 “정확하고 확정적으로 미경산우라 할 수 있는 소를 만들기 위해 24개월령을 기준으로 어린 암소만을 작업한다”라고 밝혔다. 

 

# 온오프라인에서 직접 유통

김근배 대표의 미경산한우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오프라인은 청주시 소재 원예농협 하나로마트 내 정육 코너에 직접 토옥한우 판매장을 운영한다. 김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은 단일 축산매장으로는 청주 내에서 손꼽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라면서 “미경산우가 가진 매력을 아는 고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라고 말했다. 

토옥한우는 전량을 직접 유통하며 재고를 남기지 않는다. 온·오프라인 매장과 정육의 일부는 학교급식으로 유통하면서 전량 소진하는 것이 원칙이다. 

토옥한우의 작업 물량은 연간 400마리. 올해 연 매출은 70~80억 사이로 2014년 30억 규모에서 2배 이상 성장했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김 대표. 그는 “소매판매로 사업을 키워나갔는데, 어느 정도 규모에 이르니 정체된다는 것을 느꼈다”라면서 “새로운 성장동력과 아이디어를 위해 서울에서 사업을 하던 아들을 영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체육과 미술을 전공한 아들내외의 장점을 살려 새로운 수요처를 발굴하고 사업영역을 확장함과 동시에 자신은 현업에서 물러나는 것이 목표라는 것. 

오프라인 매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아들 김돌 씨는 온라인 전문 브랜드 ‘하누아’를 런칭했다. 하누아는 미경산우를 소분 판매하며, 이미 마니아층이 생겼다. 때문에 하누아 멤버쉽 회원들에게는 더욱더 특별한 가격에 한우를 공급한다. 

 

# 신공장서 재 도약 

보다 전문적이고 위생적인 환경에서 작업을 하기 위해 20억 원을 투자해 새롭게 공장도 완공했다. 

설 이후 신규 사업장으로 이전 예정인 토옥한우. 

김근배 대표는 “작은 소매점으로 시작해 사업을 확장하면서 가공장을 덧붙여가며 현재까지 이끌어왔다”라면서 “새로운 공장에서도 더욱더 사업이 번창해 또 가공장을 덧붙일 수 있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해온 바와 같이 취급 물량이 늘어, 공간을 이어 붙여나가는 것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음을 증명하고 싶다고. 

그는 “숫자에 약해서 매출이라던지 물량이 들어도 와닿지 않고 체감이 어렵다”라면서 “ 작업공간이 부족하고 출하 물량을 쌓아둘 창고가 부족한 것은 한눈에 봐도 훤히 들여다보이기 때문에 더 확실하게 와닿는다”라고 설명했다. 

내년도 목표는 전적으로 아들 김돌 씨에게 경영권을 넘겨, 젊은 감각으로 물량을 더욱 확대하고, 도매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후계자 양성에도 남다른 철학이 있다. 자신이 가진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모든 것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다. 정해진 방향만 생각하면 새로운 전략이나 방법을 고안하는데 한계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만 앞으로 생존 가능성이 커진다”라면서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스스로 방법을 터득해야만 위기관리 능력도 배가 된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들어 미경산우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큰 상황인지라, 위기대처 능력이 떨어지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고. 

그는 “최근 들어 미경산우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자칫하다가는 오히려 기존의 시장이 무너질 수도 있다”라면서 “신뢰를 바탕으로 다지고 성장해온 시장을 지킬 수 있도록 더욱더 투명하고 안정적으로 원료를 공급할수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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