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이 오염산업이라고요?”…이곳은 동물 천국

악취·동물 학대 오명 씻고자
농장 위치 선정부터 꼼꼼히
마을과 동떨어진 부지 선정
선진국 돌며 최적 환경 조성

14만 마리 산란계 사육하며
국내 최고 프리미엄계란 생산
안전관리통합·동물 복지 인증
안전·위생 자타 공인 청정농장

최첨단 ‘동물복지시스템’ 도입
닭들 다단식 계사에서 만족감
‘자동집란시스템’ 고품질 보장
양계업 이미지 완전히 재창조

계란 생산에서 카스테라 제조
맛 보고 구입 가능한 카페까지
한 번 찾으면 재구매가 당연한
진정한 ‘6차산업’ 현실로 구현

장용호 원애그 대표
본사 및 카페 전경
원카스테라
원카스테라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최근 축산업은 냄새나는 혐오산업이란 부정적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이같은 오명을 벗어내지 못 할 경우 지속가능한 축산업은 더 이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말끔히 씻어내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불어넣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이 있어 화제다.

경북 봉화군에 소재한 농업회사법인 ㈜원애그의 장용호 대표(67)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 가야할 방향 ‘동물복지’ 선택

장용호 대표는 지난 1993년부터 30년째 산란계를 사육해오는 등 축산에서 잔뼈가 굵은 ‘축산통’이다. 

여느 농가처럼 케이지에서 산란계를 키우던 장 대표는 악취 등의 문제와 동물학대 등으로 축산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를 체감하고 향후 원애그가 가야 할 방향으로 동물복지를 택했다. 

양계장이 혐오시설로 인식된데는 축산인들의 잘못도 있는 만큼 이를 바로 잡는 것 역시 우리의 몫이라 것. 때문에 양계장이 더럽고 냄새나는 곳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당당하게 내보일 수 있는 곳임을 입증해야 한다는게 그의 판단이었다.

장용호 대표는 “평생을 몸담아온 양계장이 혐오시설로 인식되는 사실에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다”며 “열악한 이미지의 축산업을 밝고 깨끗한 이미지로 바꿔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 농장 위치 선정부터 ‘심혈’

장용호 대표는 농장의 위치 선정부터 심혈을 기울였다. 냄새와 먼지 등으로 주변 민가나 환경에 피해가 가는 일이 없도록 마을보다 높은 곳에 위치한 부지를 매입했다. 또한 닭들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기 위해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의 농장들을 견학하며 농장을 설계하고 자동화 시스템을 고안하는 등 시간과 열정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 지난 2018년 원애그 농장이 완공됐다. 원애그 농장은 동당 550평, 6동의 계사에서 14만 마리의 산란계를 키우며 국내 최고의 프리미엄 계란을 생산하고 있다.

또 2018년 깨끗한농장으로 선정된데 이어, 2019년에는 가축 사육부터 축산물 처리·가공·유통·판매 등 전 과정에 HACCP을 이행하는 안전관리통합인증과 동물복지 인증을, 2021년에는 무항생제 인증을 획득하는 등 자타공인 우수농장으로 인정받았다. 

‘사람과 닭이 건강하고 행복하게’를 모토로 닭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깨끗한 환경 조성을 위해 힘쓰고 있는 것이다.

 

# 다단식 계사로 스트레스 최소화

눈여겨 볼만한 점은 아시아 최초로 네덜란드 벤코매틱(Vencomatic) 사의 최첨단 동물복지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점이다.

원애그 농장의 닭들은 일반적인 동물복지농장과 달리 평사가 아닌 다단식 계사에서 생활한다. 다단식 계사는 평사와 케이지를 혼합한 형태로, 일반 동물복지농장 보다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의 복지를 제공하면서도 자동 집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원애그 농장의 닭들은 본성대로 날개짓을 하고 횃대와 케이지를 오르내리며 자유롭게 생활한다. 또한 밤이 되면 바닥이 아닌 횃대 위에서 수면을 취한다.

장용호 대표는 “다단식 계사는 바닥과 상층·중층·하층으로 구성돼있어 서열별로 쉴 수 있는 공간을 나눠주기 때문에 닭들의 고통과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난상 역시 닭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여러 곳에 분산돼 방란이 없어 계란의 품질이 좋다”고 말했다.

 

# 농장 경관 수려…정원 방불케

원애그 농장은 경관 또한 수려하다.

입구부터 계사에 이르기까지 소나무, 주목, 느티나무 등의 조경수를 식재하고 농장 부지 경계에는 녹색의 울타리를 설치하는 등 공원과 같은 환경을 조성했다. 아울러 이를 유지하기 위해 조경전문가를 고용해 농장 경관을 지속적으로 아름답게 관리하고 있다.

또한 계사 주변은 담배꽁초 하나 없이 매우 깨끗하게 관리하는 한편, 계사 환기구 하단엔 계사보다 높은 먼지타워를 설치해 악취와 분진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때문에 원애그 농장은 닭을 키우는 농장이 아닌 정원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다. 

장용호 대표는 “양계농장의 열악한 환경이 우리나라 양계업에 대한 이미지를 실추시킨다는 생각으로 농장 조성에 특별히 신경썼다”면서 “전체 농장 부지의 1/3에 조경수가 식재돼 있다. 이 나무들을 잘 가꿔 또 다른 이익을 창출할 수 있으니 일석삼조”라고 덧붙였다.

 

# 양계산업 6차 산업으로 승화

원애그는 1차 산업으로만 인식하던 양계산업을 6차 산업으로 승화시킨 곳으로도 정평이 나있다. 1차 산업인 산란계농장부터 2차 산업인 카스테라 제조, 이를 맛보고 구입할 수 있는 카페 등 3차 산업까지 모두 이곳에 어우러져 있다.

특히 ‘원카스테라’는 장용호 대표가 쌓아온 의지가 집약된 야심작이라 할 수 있다.

장 대표는 “카스테라는 계란이 많이 들어가는 빵 중 하나로 얼마나 좋고 신선한 계란을 사용하느냐가 카스테라의 맛과 풍미를 좌우한다”면서 “최근 1인 가구 증가로 집에서 요리를 안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들이 계란을 쉽게 접하게 할 방법을 고심한 끝에 카스테라를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카스테라 전문 기능장을 영입하는 한편 일본에서 제조기술을 배워와 1년간의 연구 끝에 레시피를 정립했다. 그 결과 원카스테라는 계란을 30% 가량 함유하고 있는 일반 카스테라와 달리 계란 함량이 무려 45%에 달한다. 카스테라 생산을 통해 간접적으로 계란 소비 촉진에도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 동물복지 유정란 사용한 ‘원카스테라’ 

‘원카스테라’는 100% 동물복지 유정란만을 사용해 카스테라를 만든다. 색소나 보존료, 식용유, 버터 등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설탕 함량을 낮춰 온 가족이 건강하게 먹을 수 있다.

플레인과 녹차, 초코 등 3가지 맛으로 구성돼있는데 낱개로 포장돼있어 위생적이고 간편하다.

재료 역시 국내산만을 고집한다. 계란은 원애그에서 생산한 국내산, 꿀은 지역산 아카시아꿀만을 사용한다.

이에 그치지 안고 장용호 대표는 쌀 소비 촉진을 위해 밀가루 대신 쌀을 사용한 제품과 함께 마, 새싹보리, 유자가 들어간 카스테라 제품도 개발 중이다. 아울러 반숙 카스테라, 계란 푸딩, 에그타르트 등 계란을 사용한 다양한 제품군을 생산하는게 그의 최종 목표다.

장 대표는 “원카스테라는 현재 네이버 온라인몰 등을 통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면서 “진한 풍미와 부드러운 식감으로 원카스테라를 맛본 소비자들의 재구매율이 높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이같은 축산인들의 노력이 지속될 경우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개선에도 분명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며 앞으로도 가일층 분발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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