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고 위생적인 축산물 생산 토대 마련


협회장 7연임…도축산업 산증인
전 도축장 가입 재정건전성 확립
회원사 권익보호까지 2마리 토끼
관행적 작업환경 규칙‧기준 마련

절박함 호소 때로는 강경한 대응
업계 필요한 것들 차근차근 해결
자조금 거출 수수료 징수 성과
회원간 과당경쟁 구조조정 시급

 

 

[축산경제신문 이혜진 기자] “첫 취임부터 지금까지의 목표는 도축업계 구성원들이 땀 흘려 일한 만큼의 가치를 인정받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첫 임기 때와 마찬가지로 일곱 번째 임기에서도 협회 회원사들의 애로사항 해소와 권익보호를 위해 심부름을 잘하는 것이 나의 목표다.”

김명규 한국축산물처리협회장은 2005년부터 2023년 현재까지 19년간 협회를 이끌면서 도축산업의 대변인이자 심부름꾼 역할을 자처했다. 

김명규 회장의 취임 당시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영세한 협회 재정으로 직원들의 급여도 밀려있는 상태에서 전임회장의 잔여임기로 첫발을 디딘 김 회장. 그는 협회의 자립기반 안정과 회원사의 권익보호 두 가지 목표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 이러한 노력과 뜻을 회원사들이 적극 지지하고 협조·노력한 결과 현재의 위생적이고 안전한 작업 환경을 만들어냈다. 

김명규 회장은 “도축 산업의 노력과 발전이 없으면 축산물의 안전과 위생을 담보하기 어렵다”라면서 “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 지원이라는 밑바탕이 받쳐줘야만, 한 발 더 성장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  축산단체장 가운데 유일하게 7연임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20년 가까이 도축업계의 권익 대변을 도맡아 왔는데…. 

도축업계를 위한 일이 곧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나 역시도 도축장을 운영하고 있으므로 회원사들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함께 겪고 있다. 

따라서, 남들보다 발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 대처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일 수밖에 없다. 

회원사들이 바라는 점은 모두 다 똑같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위생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것’. 이하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작업 환경은 체계적이지 못했고, 규칙과 기준보다는 관행적으로 업무가 행해졌던 것이 사실이다. 

산업화하려면 이러한 부분들을 체계적으로 갖춰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불합리함과 일방적인 규제 등으로 도축업계가 몸살을 앓았다. 

도축업계는 지금까지 누구의 도움 없이 자구노력으로 산업을 이끌어 왔다. 제도적 뒷받침이나 지원 등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도 산업화를 위해 종사자들이 힘을 모아 현재까지 이르렀다. 

각개전투로 해결하기에는 산재한 현안들로 인해 구심점이 필요했고, 협회가 그러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 것이다. 

 

- 소‧돼지 도축장 100% 회원가입 실현으로 재정 건전성을 확립했다. 그 비결은.

처음 회장을 맡았을 때는 경기도 소재 도축장 중심으로 회원가입을 했다. 150여 개의 도축장 가운데서 회원사가 10개사 남짓이었으므로 가입률이 10%도 채 되지 않았다. 

따라서 최우선순위로 전사 회원가입을 목표로 삼고, 전국 도축장 가운데 90%가 가입할 때까지 직접 발로 뛰었다. 당시 대부분의 도축장이 영세하게 사업을 영위하면서 제대로 된 정보전달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던 지라 전국을 돌면서 홍보할 수밖에 없었다. 

쉽지 않았지만 노력해보지 않고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에 전국을 돌았다. 이때 지금은 고인이 되신 도드람양돈농협의 진길부 조합장이 농협 회원조합 가운데서 처음으로 회원가입을 한 데 이어 농협 4대 공판장, 2006~2007년 사이 나머지 회원조합들도 참여하면서 가입률을 견인했다. 

현재는 국내에서 사업을 하는 소와 돼지 도축장 전사가 회원으로 가입되어있으며, 회비도 등급판정 수수료의 일부를 납입하게 되면서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게 됐다. 

 

- 현안 해결을 위해 다방면으로 쉬지 않고 뛰었다. 

일각에서는 도축업계가 주장하는 정당한 요구들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도축업계에서 꼭 필요한 일들을 이루기 위해 절박함으로 호소하기도 하고, 강경하게 대응하기도 하지만, 우리만 특혜를 바란 적은 없다. 

모든 대응과 활동을 할 때에는 여러 측면에서 고려하고 대의명분에 의해서 움직인다. 

도축업계가 생떼를 써서 얻어낸 것이 아니라, 주장이 정당했기 때문에 이뤄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두 알다시피 일방적인 주장을 한다고 해서 정부가 무조건 들어줄 수는 없다. 

특히 도축업계는 소비자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현안 해결에 있어 기본적으로 투명하고 공정함을 원칙으로 일을 처리하고자 한다. 

 

- 눈에 띄는 성과를 손꼽자면. 

성과라고 내세울 것은 아니지만, 회원사들이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한 것들을 말할수 있을것같다. 

도축장에서는 위생적인 축산물을 생산하는 것 외에도 많은 일을 수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등급판정과 축산물이력제 관련 업무, 자조금 수납 거출 기관으로써의 업무 등이다. 

회원사들은 동반성장을 위해 필요한 부분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조해왔으나 그 결과는 참담했다. 당연히 모든 경제적 부담과 책임을 도축장이 지게 된 것이다. 

이러한 불공정한 관행을 고쳐나가기 위해 회원사들이 합심한 결과, 축산자조금 거출에 대한 수수료 7%를 쟁취했다. 수수료는 자조금 거출 도축장에서 수임하며, 일부를 협회 발전비로 활용하고 있다. 정당한 노동의 댓가지만 이를 담보하는 데 있어 수많은 소모전이 있었고 끝까지 쟁취해서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다. 

 

-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은. 

영연방 FTA 지원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된 도축장 전기요금 할인이 내년에 종료된다. 당시 여야정 협의체는 2015년 1월 1일부터 2024년 12월 31일까지 10년간 도축장 내 전기요금의 20% 할인을 적용키로 했다. 도축장의 전기요금 인하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전력비 할인 폭을 도축수수료를 인하해 농가에 환원했다. 내년을 끝으로 할인이 중단되게 되면, 도축장의 경영비 증가는 물론 도축수수료 인상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따라서 할인이 연장될 수 있도록 협회가 전사적으로 나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아직도 도축업계는 포화상태다. 돼지의 경우에는 도축수수료가 마리당 1만 원에서 2만 원대까지 상황에 따라 편차가 존재하면서 회원사 간의 과당경쟁도 일어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구조조정이 다시 시행돼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한국축산물처리협회가 지난해 30주년을 맞이하면서 청년이 됐다. 격동의 성장기를 거쳐 청년이 된 만큼 그 의미가 더 크다.

하지만 아직도 도축업계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숭고한 업무를 하고 있음에도 대우를 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를 바로 세우기 위해 아직도 산재해있는 현안 해결과 앞으로 대두될 문제들에 대한 대응 등 할 일이 많다. 

다행히도 올해 농식품부의 조직 개편으로 식량정책실에 축산유통팀이 신설됐다. 도축업계에서는 과신설을 통해 유통사업과 관련한 정책 제안과 지원이 시행될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끝으로 많이 부족하지만 회원사들의 요구와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데 전력을 기울이는 한편, 도축산업이 인정받는 사회를 만들고 협회도 한 발 더 도약하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역할과 소임을 다할 것이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