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지난해 말 교수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과이불개(過而不改)’다.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다는 뜻이다.
교수신문은 전국 대학교수 9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50.9%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박현모 여주대 교수(세종리더십연구소장)는 이를 추천한 이유로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잘못이 드러나면도무지 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축산업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정책으로 축산업계에 큰 피해를 입히고도 이에 대한 반성은커녕 고칠 기미가 전혀 없다. 오히려 생산자들이 제발 하지 말아 달라는 정책을 아무 거리낌 없이 되풀이한다.
대표적인 정책이 수입이다. 정부는 축산물가격이 들썩이면, 아니 들썩일 조짐이 조금이라도 보이기만 해도 어김없이 수입카드를 꺼내 든다. 식량주권과 식량안보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말이다. 
물가상승은 비단 우리만의 일이 아니다. 코로나 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기후변화 등의 요인으로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 각국은 공급불안 요인이 심화되자 ‘식량 보호주의’에 나섰다. 
지난해 세계 1위 팜유 생산국인 인도네시아가 팜유 수출을 중단했고 세계 2위 밀 생산국인 인도도 밀 수출을 금지한 바 있다. 식량주권 확보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정부는 식량주권보단 밥상물가에 더 치중하는 모양새다. 2021년 우리나라의 세계식량안보지수(GFSI)는 38개국 중 32위로 OECD국가 중 최하위권이다. 또 2020년 기준 곡물자급률은 20.2%, 식량자급률은 45.8%에 불과하다. 
현재도 모든 지표들이 계란 생산량 증가를 가리키고 있지만 정부는 계란 수입을 강행할 방침이다.
2023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과이불개가 아닌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 잘못이 있으면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하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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