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에너지·생산비 급등·질병까지 축산업계 위기 직면

 

 

하노버 국제축산전문박람회를 가다
<상>  유로티어
<중>  독일 축산 현황
<하>  ‘한국관’ 참가업체는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최근 전 세계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경제와 식량안보에 큰 위협을 받고 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삼중고가 촉발되며 경제·사회 전반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독일도 예외가 아니다. 독일농업협회(DLG)의 2021/22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0/21년도에 독일 농업의 경제 상황은 크게 악화됐다.

가장 큰 이유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으로 인한 양돈시장의 침체다. 주요 양돈기업의 2020/21년 매출은 전년보다 15% 떨어졌고, 육가공업체의 이윤도 전년 대비 2/3 이상 줄었다. 

게다가 양돈시장은 여전히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 사료와 비료가격 인상은 물론 에너지 비용 상승에 따른 생산비 급등으로 농장의 부담이 커지고 있으며, 물류의 병목현상은 이같은 추세를 부채질하고 있다.이같은 농업경제의 바로미터가 보여주듯 독일의 축산농가들은 침체된 분위기다. 특히 양돈농가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에 따라 양돈시장의 미래가 불투명한 까닭에 투자를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 양돈

2021년 EU의 돼지고기 생산량은 2370만 톤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에 비해 거의 2% 증가한 수치다. 스페인과 아일랜드는 돼지 사육마릿수가 늘었고 독일, 네덜란드, 폴란드, 루마니아는 사육마릿수가 감소했다. 

특히 독일의 돼지고기 생산량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2021년 생산량은 전년 동기보다 0.9% 감소한 470만3000톤으로 추정되며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의 시장 조사업체 AMI(Agrar markt Informations) 전문가들은 2022년 독일의 돼지고기 생산량이 8% 이상 감소할 것으로 진단했다. 

가장 큰 이유는 2020년 9월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돼지고기의 제3국 수출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은 앞으로도 독일의 양돈업에 계속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진다. AMI 추정치에 따르면 이에 따른 시장압박으로 인해 2021년 돼지 지육(E등급) 가격은 전년보다 평균 14% 낮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 육우

독일의 소고기 생산량은 최근 몇 년간 감소 추세다. AMI 예측에 따르면 2022년 소고기 생산량은 5% 더 감소할 전망이다. 

이같은 생산량 감소로 인해 수출량도 줄어들 전망이다. 2021년 1인당 소고기 소비량은 9.9kg으로 소고기 소비 역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가축과 번식용 소는 해외에서 수요가 높았으나 최근 선적 금지 및 무역 제한으로 인해 수출물량이 크게 줄었다. 2021년 1월부터 8월까지 약 46만4000마리의 소와 송아지가 수출됐는데,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8%, 3만9000마리가 줄어든 수치다. 독일에서 수출된 가축 10마리 중 8마리 이상이 네덜란드로 수출된다.

반면 소고기 가격은 강세를 띄고 있다.  지난 2021년 EU의 생산자물가 수준은 전년보다 훨씬 높았다. AMI에 따르면 2021년 독일의 어린 수소의 가격은 2020년보다 13% 증가한 kg당 4.01유로로 추정됐다. 

 

# 양·염소

EU의 양과 염소 생산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황이다. 2021년 양과 염소의 생산량은 변화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EU의 양과 염소고기 생산량은 전년에 비해 1% 증가한 63만5000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소비 측면에선 EU의 1인당 평균 소비량은 1.3kg이고 자급률은 97%로 추정된다.

독일에서도 양고기와 염소고기는 중요한 틈새시장이다. 어린 양 소비는 긍정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1인당 연간 소비량은 0.6kg에 그치고 있다.

자급률은 47%로 양고기와 염소고기 생산량은 2014년 이후 3만1000~3만2000톤 사이에서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21년에는 약 4만9000톤의 양과 염소고기가 수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중요한 공급국은 수입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뉴질랜드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양고기 가격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으나, 2019년 소폭 하락한 후 2020년에는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2021년에도 양고기 부족으로 물가급등세가 지속됐다. 2021년 가격은 전년 대비 24% 증가한 kg당 7.34유로로 추정된다.

 

# 가금

닭고기는 소비 패턴의 변화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EU에서도 가금류 사육이 더 확대되는 추세다. 그러나 코로나19 발생에 따라 EU의 닭고기 생산량은 2021년 1110만 톤으로 전년보다 2.8%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며, 칠면조 생산량도 –5.5%나 감소했다. 

독일의 가금류 생산량도 감소하고 있다. 2021년 독일의 가금류 총 생산량은 178만3000톤으로 전년 대비 1만9000톤, 1.0% 감소했다.

반면, EU의 계란 생산량은 2021년 총 648만5000톤으로 전년보다 1.8%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독일도 계란 생산량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 2021년 1.3% 증가한데 이어 2022년에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독일의 계란 자급률은 73%로 추산된다.

독일 계란의 대부분은 외양간 농장에서 나온다. 2021년에는 산란계의 63%가 헛간시스템에서 사육됐다. 헛간 계란의 산지가격은 2021년 계란 100개당 6.70유로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도보다 3.2% 적은 액수다.

 

# 우유

EU의 세계 우유시장 통합이 진행되고 있다.

2021년에는 개발도상국과 신흥국의 수요로 인해 EU가 생산한 우유의 16%가 EU가 아닌 제3국으로 수출됐다. EU의 대중국 우유 및 유제품 수출량은 최근 몇 년간 점점 더 늘고 있다. 

반면 독일은 우유가 조금 적은 수준이다. 2021년 1월부터 9월까지 독일의 낙농업체는 전년보다 1.3% 적은 우유를 수집했다. 이에 따라 버터, 치즈, 분유 등 유제품 가격은 독일의 모든 제품에서 상승했다. 

AMI는 2021년 산지 평균 우유가격을 kg당 36.0센트로 추정했다. 이는 전년도보다 약 3.2센트, 거의 10% 증가한 금액이다. 바이에른주의 우유 가격이 1kg당 37.1센트로 가장 높았고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이 35.6센트로 가장 낮았다.

 


 

[미니 인터뷰] 마쿠스 팍트(marcus vagt) 에너지디센트럴 총괄 

“러,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 심각”

 

곡물가 폭등 사료조달 난항

천연가스까지…경쟁력 약화

대체에너지 발굴·개발 총력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 유럽이 몸살을 앓고 있다. 곡물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사료가격도 천정부지로 뛰었다. 특히 올해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확량은 30% 감소해 이미 원자재 가격상승 등으로 어려워진 축산 부문에 더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마쿠스 팍트 총괄은 독일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인 천연가스의 가격 상승으로 인해 가격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며 이에 따른 축산농가의 부담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독일의 축산농가들은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그는 “가축분뇨에서 발생한 바이오가스에서 메탄과 이산화탄소를 분리·정제해 액체연료를 생산하는 등 분뇨를 다시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방식과 함께, 한동안 수요가 적었던 태양광 에너지도 재조명되고 있는 추세”라며 “이밖에도 기존 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들이 많이 선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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