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확대 위한 특별환율제

11월 곡물 시장은 품목 간 입장 차를 달리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전월 대비해서 소맥을 비롯한 옥수수 가격의 하락세가 두드러졌으나 대두 시장은 강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가장 뜨거운 뉴스로 곡물, 에너지 시장과 더불어 세계 증시와 환율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은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와 그에 반대하는 시위였다. 중국에서 하루 4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코로나19에 확진되자 비상이 걸린 중국 당국은 봉쇄 조치를 강화했으며 그에 반발하는 시위가 베이징, 상하이는 물론 광저우에서 잇달았다. 
중국에서의 사회 불안 우려가 심화하면서 글로벌 증시는 하락하고 국제 유가의 내림세도 이어졌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이 강해져 달러 가치는 오르는 상황이 전개됐으며 소맥을 비롯한 옥수수 시장은 하락 압력을 받았다. 중국 당국은 이번 시위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봉쇄 조치가 완화되면서 시장은 다시 안정을 되찾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에서의 연설을 통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시점이 상당히 앞당겨질 수 있다고 밝히자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미국 증시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국제 유가도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 완화 기대감과 원유 산유국들의 감산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강세장을 형성했다. 외부 시장의 영향을 받아 곡물 시장의 하락세도 제한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
곡물 시장은 계속해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파종 상황과 생산 전망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는 해외농업 최신 보고 자료에서 2022/23 시즌 브라질의 옥수수 생산량이 1억2600만 톤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 시즌 대비해서 브라질의 옥수수 생산량은 1000만 톤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 농업 컨설팅 기업인 아그후랄(AgRural)에 따르면 2022/23 시즌 현재 브라질의 대두 파종률은 87%에 이르렀으며 중서부 일부 지역이 건조한 날씨로 인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곡물거래소는 11월 23일 현재 아르헨티나의 옥수수 파종률이 23.8%로 작년 동기 대비 6.2%포인트 뒤처졌으며 대두 파종률도 29.4%로 지난 시즌 대비 20%포인트 뒤처졌다고 밝혔다. 
한편 아르헨티나 정부는 대두 판매 촉진을 위해 대두 농가에 대한 특별환율제를 다시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소위 ‘대두 달러’ 금리 정책으로 대두 수출에 박차를 가한 바 있는 아르헨티나 정부는 페소화의 평가절하로 인해 농가들이 판매 물량을 시장에 내놓지 않자 대두 판매 특별 환율제 적용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흑해 지역을 둘러싼 시장 상황도 계속해서 곡물 가격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소가 되고 있다. 흑해 곡물 수출 협정에 따라 흑해를 운항하는 선박들에 대한 검사를 위한 대기 시간 증가와 검사 속도 지연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검사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럼에도 흑해 지역의 곡물 수출 가격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공급국 간 수출 경쟁 심화로 인해 소맥 시장은 큰 폭으로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