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경제신문 이혜진 기자] 축산현장 취재를 다니다 보면, 축사 신축 현장이나 터를 닦은 부지에 심심치 않게 현수막이 걸려있다. 
구체적인 문구는 다르지만, 현수막을 내건 이유는 신규 축사 건립의 반대를 위함이다. 
사연을 들어보면, 이미 같은 지역 내에서 축산업을 영위하고 있는 농가가 신축하거나, 2세들을 위한 확장을 하려고 허가를 받은 자리에 마을 주민들이 반대하면서 공사가 지연되기 일쑤이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포기하는 예도 나타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충남 보령의 한 한우 사육농가는 사육기반 확대를 위해 신규 축사 용지를 매입하고 허가까지 끝내고 축사까지 완공했지만, 자신의 소를 입식하지 못하고 남의 손에 넘겼다. 
그는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임에도 불구하고 마을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결국엔 축사를 매각했다. 수십 개의 현수막이 몇 개월간 축사 주변에 걸렸고, 가족들이 심리적 압박에 시달리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충북의 한 낙농가도 축사 한 동을 추가로 지으면서, 지역주민들과의 갈등을 겪었다. 
마을에서 오랜 시간 봉사하며 잘 지내왔음에도 축사 신축은 이들의 사이를 갈라놓았다. 
이 낙농가는 어쩔 수 없는 수순이라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서운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축산 농가들은 어째서 마을의 애물단지가 되었을까. 
한 낙농가는 “아무래도 하루에 두 번씩 착유를 해야 하는 낙농 산업의 특성상 경종 농가들과 어울릴 시간이 없고, 축산 농가들이 토지 사정이 녹록지 않다 보니 농사를 짓지 않는 경우들이 있어 교류가 부족한 탓이 큰 것 같다”라고 말했다.
품앗이가 일상화된 농촌에서 사정상 동참하지 못하는 것이 일부러 안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는 것이다. 
실제 축산 농가들은 대부분은 부부농 또는 가족농 형태로 소규모 인력으로 운영하고 가축의 생리적 특성상 외부인들의 도움이 크게 필요치도 않기 때문에 폐쇄적으로 생활이 이뤄지는 것이 사실이다.
축산 농가가 먼저 나서 손을 내밀지 않으면 일평생 마을의 이방인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지역 내에 한 농가만이라도 부정적 인식을 끼치게 되면 축산 농가 전체가 오해받기에 십상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축산농가들을 폐쇄적인 환경에서 경제적 이익만 추구하는 집단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초기에는 영세 했지만 규모화 산업화가 촉진되면서 이러한 인식들은 더욱더 팽배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서 오랜 세월에 걸쳐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프레임이  씌워졌다. 
축산업계는 인식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서 기울이고 있지만 이를 타파하기란 쉽지 않다. 
이미 축산현장에서는 축사 주변 나무 심기, 가축분뇨의 친환경 퇴비화 운동, 축사 소독 의무화 등 축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서 기울이고 있지만, 그 효과를 체감하기란 어렵다.
개인의 사유지 내에서 벌이는 활동이 대부분이다 보니, 그들만의 리그에 머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깨끗한 농장 가꾸기도 마찬가지다. 농장 내의 환경 정화에 힘쓰고 있다는 것을 마을 주민들이 알기란 쉽지 않다. 소비자들은 더더욱이 알기가 어렵다. 
자신의 농장 정화 활동을 기본으로 지역 내에서의 긍정적 효과를 거두기 위한 자정 노력도 기울여 지역에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 축산업의 부정적 인식 개선, 내 주변부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저작권자 © 축산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