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어 경북·강원까지
새로 입식한 벌들도 실종
내년 80% 이상 소멸 예상
농식품부의 무대책 맹비난

 

[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전국에서 다시 꿀벌집단실종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산발적으로 사라지던 꿀벌이 11월 들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피해 정도도 매우 심각하다.
지역마다 평균 40~60%의 꿀벌이 실종된 가운데 내년 2월 이후에는 80% 이상은 소멸할 것이라는 절망적인 전망도 나온다. 올해 초 발생한 꿀벌집단실종의 피해를 넘어선다는 예상이다.
특히 경북 영주의 양봉농가들은 꿀벌 70%가 자취를 감춰 더 이상 양봉장이라 부를 수 없는 모습이다. 이 지역 양봉농가 대부분이 손을 놨다.
경북 영주의 한 양봉농가는 “꿀벌 면역력을 키우고, 농장방역에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만 꿀벌집단실종을 두 번 겪었다”며 “근원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양봉업을 포기하는 농가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기도 안양·의왕지역 양봉농가들은 원인 모를 바이러스가 덮친데 이어 꿀벌집단실종이 맞물리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벌통 소각 후 새로 입식한 꿀벌들도 불과 며칠 새 사라져버린 것이다. 
경기 안양의 한 양봉농가는 “안양지역 양봉농가들 중 절반은 내년 양봉을 포기했다”며 “웃돈을 주고 꿀벌을 구입하려해도 구할 수 없는 게 지금 양봉농가들의 처지”라고 답답함을 표했다. 그러면서 “꿀벌개체수 감소는 단순히 양봉업에만 피해가 한정되지 않는다”며 “겨울철 시설하우스 농가 수분에 사용되는 수정벌 가격도 30~40% 올랐을 뿐만 아니라 벌이 없어 양봉농가들이 공급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농식품부의 ‘겨울철 월동 꿀벌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농식품부가 꿀벌응애 약품 교체 사용방법 및 주의사항 교육에만 초점을 맞춘 것에 대한 불만으로 풀이된다.
강원의 한 양봉농가는 “올해 들어 꿀벌집단실종이 두 번이나 발생하고 있다”며 “전국에서 양봉농가 피해가 되풀이되고 있는데도 농식품부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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