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현한 지 2주일 만에
벌통 100군 완전 파괴
전국적 확산 배제 못 해

 

[축산경제신문 이국열 기자] 경기도 양봉농가들이 원인 모를 바이러스에 속수무책이다. 발현 2주 만에 벌통 100군을 초토화하는 가공할 속도다. 
바이러스 창궐지역은 안양과 의왕,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까지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전남 지역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일부 나타나고 있어 전국 확산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점이 피해 농가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안양의 한 양봉농가는 “알과 애벌레가 썩어들어가는 모습이 부저병 바이러스와 흡사하나 냄새가 없고 확산속도가 상상을 초월했다”라며 “주변 여러 양봉농가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면역력이 제일 강한 봉군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며 “동물위생시험소와 동물병원에 의뢰한 결과 부저병 바이러스는 아닌 것으로 최종 확인됐지만, 원인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의왕시 양봉농가들 역시 바이러스 감염으로 심각한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왕의 한 양봉농가는 “꿀벌, 애벌레, 알이 죽어 나가는데 원인을 모르니 손쓸 방법이 없다”라며 “확산을 막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벌통을 태우니 160군 중 40군만 남았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름도 모르는 바이러스가 언제, 어떻게 재발할지 알 수 없는 게 문제”라며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한 수의사는 “지금은 경기도와 일부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전국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라며 “현재로선 희석한 과산화수소 등을 꿀벌에 직접 살포해 소독하거나 감염 발견 즉시 벌통을 소각시키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는 한국양봉협회 경기지회는 오는 12월 6일 열리는 양봉협회 총회에서 피해사례를 공유하고, 대책 마련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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