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시장 불안한 요인 산재
현안 따라 가격 롤러코스터

러시아의 흑해 곡물 수출 협정 참여 중단과 재참여로 인해 곡물 시장은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10월 29일 러시아 외무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세바스토폴 해군기지에 있는 러시아 흑해함대와 기반시설에 대해 무인기를 이용한 대규모 공중 및 해상 타격을 가했다고 밝혔으며 그에 대한 보복 조치로 흑해 곡물 수출 협정에서 탈퇴한다고 러시아 국방부는 발표했다. 한 주의 장이 개시된 10월 31일에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해 소맥을 중심으로 한 당일 곡물 선물시장은 급등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소맥 선물은 6% 이상 급등했으며 옥수수 선물도 장중 3% 가까이 오르는 흐름을 보였다. 대두유 가격의 강세로 대두 선물도 1.4% 상승하는 등 유지작물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다. 
러시아가 흑해 곡물 수출 협정의 이행을 중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항구에서 곡물을 실은 선박이 출항하는 가운데 보험사들은 흑해에서의 선박 안전을 이유로 새로운 보험 가입을 회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유엔은 11월 2일 흑해에서의 선박 운항을 일시 중단시키기로 해 상황은 더욱더 악화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곡물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는 예고됐으나 러시아가 흑해 곡물 수출 협정에 다시 참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급등했던 곡물 가격은 일시에 급락하는 장이 형성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흑해 곡물 수출 항로 주변에서 우크라이나가 군사 작전을 수행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받았으며 이와 같은 보장 하에서 흑해 곡물 수출 협정에 다시 참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 결과 11월 2일 거래된 시카고상품거래소 소맥 선물은 6% 이상 급락했으며 옥수수 선물도 장중 2.5%까지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소맥 및 옥수수와 달리 대두의 경우 브라질에서의 트럭 운전수 시위 확산과 미국의 대두 수출 증가 기대감으로 인해 상승세는 이어졌다. 최근 브라질에서는 대선이 치러졌으며 10월 30일 결선투표에서 초접전 끝에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을 꺾고 ‘남미 좌파 대부’로 불리는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그에 반대하는 군중들의 시위가 발생했다. 특히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지지하는 트럭 운전수들은 20개의 주도로를 차단해 곡물을 비롯한 농산물 운송에 지장을 주고 있다. 브라질의 대표적인 곡물 수출항인 산토스 항구는 시위로 인한 영향을 현재까지 받고 있지 않지만 파라나구아 항만 당국은 항만에 접근할 수 있는 주요 도로 중 하나가 시위대에 의해 차단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참가자들은 외부 시장과의 관계를 주목하면서 흑해 곡물 수출 협정 이슈로 치솟았던 곡물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미 연준이 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기준금리 결정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강경한 발언을 내놓았으며 미 연준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인 행보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당일 미국 증시는 급락했다. 달러는 강세를 나타내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이 강해졌다. 
최근의 대내외 약세 요인에도 불구하고 곡물 시장에는 불안한 요소들이 대거 산재해 있다. 러시아가 흑해 곡물 수출 협정에 다시 참여하기로 했으나 11월 19일로 만료되는 협정 기간의 연장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브라질에서의 시위 역시 어떠한 형태로 확산될 것인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유럽연합과 아르헨티나의 장기간 가뭄에 따른 곡물 생산 악화도 계속해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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