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88톤 원유 잉여물량으로

공식적으로 농가들 쿼터 매입
진흥회로선 납유 권한이 없어
매입하던 88톤 사실상 공중에

정 장관, “대책” 약속하지만
정상 유대 받지 못하면 무리
생산 현장에선 회의적 반응

 

 

[축산경제신문 이혜진 기자] 푸르밀이 다음달 30일 사업종료를 선언하면서 그 파장이 낙농업계에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푸르밀은 현재 전북 임실지역에서 직송농가 25곳에서 원유를 수급하고 있으며, 낙농진흥회를 통해서도 일부 원유를 매입해 제품을 생산해왔다. 
그러나 내달 30일부로 사업을 종료함에 따라 앞으로 직송 농가에서 생산되는 생산물량 하루평균 26톤과 낙농진흥회에서 구매하는 물량 하루평균 88톤이 갈 곳을 잃게 된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푸르밀은 올해 연말까지만 집유 사업을 지속하는 한편, 낙농진흥회와는 신규물량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해당 생산 농가들은 푸르밀 본사를 상대로 무책임한 독단 폐업을 규탄하는 한편, 피해 보상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 임실군…25농가 
푸르밀 직송농가는 현재 25개소이며, 이들은 전라북도 임실군에 집중돼있다. 
직송 농가가 원유처리 시설인 유가공공장 주변에 밀집한 낙농 산업의 특성상, 푸르밀 공장이 소재한 임실에 피해 농가들이 몰려있는 상황이다.
한 관계자는 “40여 년간 납유한 유업체가 한순간에 폐업한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면서 “이번 사태로 인해 납유처를 잃게 되면 임실지역이 초토화 된다”라고 호소했다. 
해당 농가들이 새로운 납유처를 찾기 위해서는 쿼터를 매입해야 하는데, 현재 집유주체의 쿼터가 백지화됨에 따라 자금 조달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리터당 30~40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타 집유 주체의 쿼터매입을 하기위해서는 1톤 기준으로 3억원 이상의 현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 낙농진흥회도 원유잉여
푸르밀 농가들의 구제책으로 낙농진흥회 집유가 거론되고 있지만 사실상 이는 불가능하다. 공식적으로 농가들이 쿼터를 매입해 납유권한을 얻지않은 이상 방도가 없다. 
또 푸르밀 사태로 인해 낙농진흥회도 수급에 차질이 생겼다. 올해까지 푸르밀이 하루 평균 88톤의 원유를 매입해왔는데, 내년도 계약을 체결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잉여 물량으로 남게 된다. 
이와 관련 진흥회 관계자는 “매년 줄어들긴 했지만, 푸르밀이 낙농진흥회에서 구매하던 물량이 비중이 있는 편”이라면서 이 물량에 대한 처리방안에 대해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기존의 계약 업체들도 상황이 좋지 못하기 때문에 추가물량 구매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신규 공급처를 찾거나 기존 업체들이 추가물량을 구매 할 수 있도록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정부, 구제책 마련하나?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은 최근 푸르밀 사태와 관련해 농가들이 원유생산을 할수있도록 돕겠다고 입장을 밝힌바 있다. 
실제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 해양수산위원회 종합국감에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푸르밀에 원유를 공급해 온 농가에 대해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지금 수요가 생기는 것은 가공용”이라며 “저지종이 가공원유 생산에 유리하기 때문에 해당 농가가 그쪽으로 전환하겠다면 내년 낙농제도 개편에 맞춰 시범 사례로 획기적으로 지원하고, 만일 지금처럼 흰 우유를 생산하려고 한다면 다른 업체와 연결 하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생산현장에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상유대를 받지 못하고 용도별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서 한 관계자는 “아무리 납유권을 잃은 농가라 하더라도 생산비가 치솟는 상황에서 용도별 사업에 참여하기는 어렵다”라면서 “다른 업체와 연결하도록 지원한다는 것도 실질적인 지원이 가능할지 알 수 없다”라고 회의적으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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