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접목…계란유통업계 새바람

안전 먹거리 목표 2019년 설립
다양한 정보·제도 쏟아져 혼란
흐름에 편승 못하면 결국 도태
수도권 유통 쉬운 여주에 터전

직영 4곳·협력농장 15곳 연계
전 농장 HACCP·무항생 인증
최적화된 질병·방역 관리 구축
체계적 선별 포장시스템 완비

전산·자동화 초점 전문적 운영
계란 이력관리 프로그램 개발
바코드 스캔으로 전과정 투명
2009년부터 수출 ‘100만불탑’

 

[축산경제신문 김기슬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계란유통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격변하는 산업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4차 산업혁명에 기반한 첨단기술들을 생산·유통 분야에 접목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AI와 빅데이터, 로봇 등을 기반으로 한 첨단기술을 앞세워 스마트 물류 자동화 역량을 대폭 강화해 화제가 되고있는 업체가 있다.  경기도 여주시 삼교동 소재의 한스팜(han’s farm)이 바로 그곳이다.

 

 

# 2019년 한스팜 GP센터 설립

‘한스팜’은 명칭처럼 한 씨들이 다 함께 운영하는 곳이다. 부친 한기석 씨의 뒤를 이어 무지개농장은 동생 한만혁 씨가, 동물복지농장은 매제가 운영하는 등 가족들이 중심이 된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들 농장의 계란유통·판매전문법인이 바로 한스팜이다. 한만응 한스팜 대표는 고병원성 AI와 살충제 계란 사태 발생으로 먹거리 안전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안전하고 위생적인 계란 공급을 위해 지난 2019년 한스팜을 설립했다.

한만응 대표는 “‘난각 산란일자’ 표시에 이어 ‘식용란선별포장업’, ‘계란이력제’ 등 다양한 정책과 제도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이같은 흐름에 편승하지 못하면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 하에 GP센터를 짓게 됐다”며 “주 거래농장과 가까우면서도 수도권으로의 유통이 용이한 경기도 여주에 새 둥지를 틀었다”고 말했다. 

 

# 안전하고 바른 먹거리 제공

한스팜은 ‘기본에 충실, 지속가능한 성장, 자연과 함께’라는 핵심가치를 기본으로 고품질 계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직영농장 4곳, 협력농장 15곳과 안정적인 계란 공급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모든 농장들은 HA CCP·무항생제 인증과 함께 한스팜에 최적화된 질병·방역관리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아울러 신선함과 안전성을 보장하는 전문물류시스템을 갖추고 HACCP 인증을 받은 체계적인 선별포장시스템으로 최고의 계란만을 선별해 안전하고 바른 먹거리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은 즉시 한스팜 GP센터로 이동돼 세척·건조과정을 거친다. 이후 ACD 자동파각검출기를 통해 파각란을 검출한 뒤 UV살균과 비정상란을 선별하고 난각 마킹 공정을 거친 후 중량측정을 통해 분류작업을 진행한다. 최종적으로 육안으로 검수를 마친 계란들은 자동패킹 시스템으로 포장되고 고객에게 전달되는 순간까지 ‘콜드체인’ 시스템을 통한 냉장유통을 통해 신선함을 유지하고 있다. 일일 취급량만 해도 70만 개에 달한다.

 

# 이력관리프로그램 개발·운영

눈여겨 볼만한 점은 한스팜의 운영체계다. 한스팜은 여느 계란유통업체와 달리 ‘전산화’와 ‘자동화’에 초첨을 맞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운영방식을 통해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는 작금의 전근대적 유통체계로는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 AI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물류시스템을 접목할 경우 현재의 비효율과 낭비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정확한 이력추적과 효율적인 재고 관리가 가능해져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계란 공급이 가능해질 것이라는게 한 대표의 구상이었다.

이를 위해 한 대표는 국내 최초로 계란 이력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 중이다. 이는 계란 입고시 농장명·산란일자·계사·산란주령 등의 정보가 담긴 롯트번호를 생성해 바코드 형태로 라벨링되는 방식으로, 계란의 정보가 담긴 바코드에 따라 계란이 제품화돼 판매될 때까지 모든 이력이 관리된다. 

그는 “바코드만 스캔하면 언제, 어디서, 생산된 계란이 현재 어디에 있고 언제, 어디로 출고되는지 등의 모든 이력을 컴퓨터나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며 “외부에서도 실시간 처리가 가능해 관리가 용이하다”고 말했다.

 

# 물류자동화설비로 효용성 높여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한스팜의 GP센터는 효율적으로 운영된다. 

이력관리 프로그램에서 생산일로부터 3일이 경과된 계란은 빨간색으로 표시된다. 이처럼 먼저 출고해야 할 계란이 어떤 제품이고 어느 곳에 보관돼있는지 알려줌에 따라 계란 신선도 제고에도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물류자동화설비를 채택해 물류의 효용성도 높였다. 물류자동화설비는 한정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최소의 인력으로 물류관리가 가능한데다, 제품의 창고 입출고와 동시에 시스템에 자동으로 입력되기 때문에 재고 관리와 선입선출 관리가 용이하다.

한 대표는 “주먹구구식으로 하던 업무를 정형화시키고 절차를 표준화함에 따라 바코드 하나로 모두 컨트롤할 수 있게 됐다”면서 “사람이 하던 일을 기계가 하다 보니 실수나 누락할 일도 없다”고 덧붙였다.

 

# 로봇팔 적재·랩핑시스템 도입

계란 선별포장작업 이후의 과정도 자동화로 무장했다.

한스팜은 로봇팔 자동적재·랩핑시스템을 도입해 자동차 공장에나 있을 법한 로봇팔이 계란판을 척척 쌓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최종 포장된 계란을 로봇이 빠레트에 적재하고 자동으로 랩핑하는데, 시간당 계란 15만 개를 처리한다.

한 대표는 “계란이 생각보다 무거워 계란 적재작업을 수작업으로 진행하기엔 무리가 있다”면서 “사람 손이 덜 가니 상대적으로 계란의 품질도 좋고 사람보다 수십 배 이상의 효율성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계란 적재·랩핑 작업에만 3~4명이 필요한 까닭에 인건비도 대폭 절약된다”면서 “자동화 시스템은 초기 투자비용은 많이 들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훨씬 이익이라는 판단 하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고 조언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한스팜은 향후 AVR 무인지게차 설비도 도입해 경쟁력을 더욱 높인다는 방침이다.

 

# 계란 수출로 ‘100만 불 수출탑’ 수상

이같은 한만응 대표의 노력으로 한스팜은 국내 유수의 대형 리테일기업들과 함께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2009년부터 대홍콩 계란 수출을 시작해, 지난해 무역의 날에는 ‘100만 불 수출탑’ 수상의 쾌거도 안았다.

한 대표는 지난 2008년 중국 멜라민 사태를 계기로 국내산 계란의 해외 수출을 추진했다. 그 결과 2009년부터 대홍콩 계란 수출을 시작했으며, 3년 후에는 싱가포르까지 수출국을 넓혔다. 

특히 코로나19로 계란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나라들에게는 직접 항공기를 이용해 계란을 수출키도 했다. 고병원성 AI로 여러 차례 수출이 중단되기도 했지만, 2020년에는 총 170만 불의 계란을 해외로 수출했으며 올해는 60만 불 수출을 예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스팜은 오랜 시간 동안 엄격한 생산관리와 유통 노하우를 통해 고객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계란을 생산해왔다”며 “믿고 먹을 수 있는 계란을 생산·유통해야 한다는 부친 뜻을 이어받아 바른 먹거리 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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